이완구 '보도통제' 의혹…與"청문회서 검증" 野 "거취 고민하라"

머니투데이 배소진 기자 2015.02.07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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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이완구 "편한자리서 한 발언…대오각성하는 마음으로 사과"

 이완구 총리 후보자가 지난 5일 오후 서울 종로구 금융감독원 연수원에 마련된 집무실로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사진=뉴스1 이완구 총리 후보자가 지난 5일 오후 서울 종로구 금융감독원 연수원에 마련된 집무실로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사진=뉴스1


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가 최근 자신의 부동산 투기 의혹과 관련된 언론보도를 통제하려 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7일 여야 정치권이 엇갈린 반응을 내놨다.
여당인 새누리당은 청문회에서의 검증 필요성을 들어 논란을 차단하는 모습을 보이는 반면 야당은 '거취를 고민하라'며 공세를 퍼부었다.

이날 박대출 새누리당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국회 인사청문회는 여야 청문위원과 공직후보자간 질문답변 등을 통해 국민이 공직자의 자질을 판단할 수 있도록 하는 공개검증의 기회"라며 "야당은 벌써부터 부적격 운운하며 정치공세를 벌이고 있지만 청문회라는 공개검증의 기회를 박탈하려 해선 안된다"고 주장했다.



박 대변인은 이어 "이번 사건을 접하면서 또 다른 한켠에서는 씁쓸함과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며 "이 후보자 스스로 대오각성 하는 마음으로 사과한 만큼 모든 귀책사유는 본인에게 있다고 하겠지만 김치찌개를 먹으며 사적 대화마저도 서로 믿고 마음 편하게 나눌 수 없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불편한 마음도 드러냈다.

또 "이유여하를 불문하고 공직자의 언행에는 무한책임이 뒤따른다는 교훈을 다시한 번 되새기게 해주는 사건"이었다며 "공적인 발언이든, 사적인 대화이든 모든 공직자들은 언행에 푸격을 잃지 않도록 자세를 가다듬어야 할 것"이라며 강조했다.



그러나 김정현 새정치민주연합 수석부대변인은 "아무리 급하다고 할 말 못할 말을 가리지 못한다면 국무총리 후보자로서 부적격"이라며 "이런 비뚤어진 언론관을 갖고 어떻게 국무총리직을 수행할 수 있을지 심각한 의문이 든다"고 비판했다.

김 대변인은 "청문회 통과를 위한 심리적 기준선에 '미달'이며 국민 정서로 볼 때도 '낙제'에 가깝다"며 "이완구 후보자는 입에 발린 변명은 그만두고 자신의 거취에 대해 심각한 고민을 해볼 것을 촉구한다"고 주장했다.

김종민 정의당 대변인 역시 "이어 터져 나오는 투기 등의 의혹도 심각한 문제지만 이번 일은 심각한 수준을 넘은 문제"라며 "이완구 후보자는 두 말할 것 없이 후보 자리에서 물러나기 바란다. 실체가 낱낱이 드러난 만큼 총리 후보뿐만이 아닌 정치인으로서 거취 문제도 함께 고민해보기 바란다"고 비판했다.


한편 지난 6일 KBS '뉴스9'는 이 후보자가 후보자 지명 뒤인 지난달 말 일부 기자들과 오찬 당시, 자신이 언론사 간부에게 전화에 해당 의혹제기를 하지 못하도록 막았다는 언급을 한 녹취파일을 입수·공개했다.

녹취에 따르면 이 후보자는 오찬 자리에서 "'우선 저 패널부터 막아. 빨리 시간없어' 그랬더니 (일부 언론사 간부가) '지금 메모 즉시 넣었다'고 그래서 빼고 이러더라. 내가 보니까 빼더라"라고 언급했다. 또 동석한 기자들에게 "(언론사) 윗사람하고 내가 말은 안 꺼내지만 다 관계가 있다"는 등의 발언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 이 후보자는 총리실을 통해 "다소 거칠고 정제되지 못한 표현을 사용한 것은 제 부덕의 소치"라며 "편한 자리에서 한 발언이나 공직후보자로 경솔했을 뿐 아니라 국민 여러분께 불편함을 드린 데 대해 대오각성하는 마음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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