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고그림 붙이면 흡연율 하락?…정부 vs 업계 '갑론을박'

머니투데이 박경담 기자 2015.02.10 0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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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담뱃갑 위의 전쟁⓷] 캐나다 사례를 통해 본 경고그림과 흡연율 관계

담뱃갑 경고그림은 가장 강력한 흡연 정책 중 하나로 여겨진다. '검게 그을린 폐' 등 흡연에 따른 질환을 담은 그림이 흡연율을 떨어뜨린다는 것이다. 경고그림 도입을 추진 중인 정부는 담뱃갑 디자인이 구매욕을 자극하고 있어 관련 제도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보건복지부는 경고그림 도입 시 흡연율이 4% 하락할 것으로 내다본다. 흡연자의 금연을 유도하고 청소년 등의 흡연 시작을 억제할 수 있다는 얘기다. 또 경고그림이 담뱃갑에 적힌 경고문구의 이해도를 높일 것으로 예측했다. 복지부는 이미 경고그림을 시행하고 있는 해외 국가의 흡연율 하락을 근거로 들었다.



2001년 경고그림을 담뱃갑에 넣은 캐나다가 대표적인 사례다. 복지부에 따르면 캐나다는 경고그림 도입 직후 흡연율이 떨어졌다. 2000년 24%였던 캐나다 흡연율은 경고그림을 도입한 2001년 22%로 하락했다. 하락 추세는 이후 6년 동안 계속돼 2006년 흡연율은 18%까지 내려갔다.

경고그림은 캐나다 청소년(15~19세)에게 더 효과적이었다. 경고그림 도입 직전 캐나다 청소년의 흡연율은 25%로 전체 흡연율보다 높았다. 이 수치는 경고그림 제도를 실시한 2001년 22.5%로 하락했다. 2006년에 캐나다 청소년의 흡연율은 총 흡연율보다 더 낮은 16%까지 낮아졌다.
그래픽=이승현 디자이너그래픽=이승현 디자이너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담뱃갑 경고그림은 담배소비량 감소, 금연 유도, 금연 동기 유발 효과가 입증됐다"며 "캐나다의 경우 청소년 90% 이상이 흡연의 폐해를 담뱃갑을 통해 알았고 비흡연 청소년의 20%가 경고그림이 흡연을 시작하지 않게끔 했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담배업계는 경고그림에 따른 흡연율 하락 효과가 미미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캐나다의 경우 흡연율 하락이 반드시 경고그림 도입에 따른 것으로 보기 어렵다는 논리다.

업계에 따르면 캐나다의 경우 경고그림 도입 후 연평균 흡연율 하락폭이 오히려 줄었다. 경고그림 도입 전 캐나다의 연평균 흡연율 하락폭은 1.0%포인트(p)수준이었다. 그러나 경고그림을 도입한 2001년부터 2006년까지 흡연율의 연평균 하락폭은 0.8%p에 그쳤다.

업계는 또 같은 기간 경고그림 제도가 없는 우리나라의 흡연율 하락폭이 캐나다보다 컸다는 데 주목한다. 2001년~2006년 기간 중 우리나라의 흡연율은 30%에서 23%까지 하락해 캐나다보다 큰 폭으로 떨어졌다.


업계는 경고그림이 정서적 반감을 살 수 있다고도 지적한다. 자극적인 그림을 사용하면 비흡연자의 감정적 피해를 유발한다는 것. 기업의 표현의 자유와 영업의 자유를 제한할 수 있다는 점 역시 업계의 주된 반대 논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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