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림산업의 어닝쇼크…떨고 있는 건설주

머니투데이 김성은 기자 2015.01.25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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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 지연 탓에 대규모 적자…중동 프로젝트 비용 불확실성 커지며 기타 건설주 실적도 관심↑"

/그래픽=김지영 디자이너/그래픽=김지영 디자이너


대림산업 (50,500원 ▲900 +1.81%)이 지난해 3분기에 이어 4분기에도 기대치에 크게 못미친 성적표를 내놓자 증권가는 실망감을 표하며 잇따라 목표가 줄하향 중이다.

예상하기 힘든 해외 공정지연이 발생해 대림건설 실적에 타격을 입히자 다른 건설주에도 불똥이 튀는 것이 아닌가하는 우려들이 제기되고 있다.



◇"대림산업, 2개분기 연속 실적부진…회사 가이던스 못믿어"=지난 23일 대림산업은 전일 대비 3300원(5.82%) 내린 5만34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 중 5만2300원으로 52주 최저가를 기록했는데 이날 대림산업의 주가 급락은 전일 대규모 어닝쇼크 발표 탓이 크다.

대림산업은 지난해 4분기 영업손실액이 전년 동기 및 전분기에 이어 적자를 지속한 2227억원이라고 공시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전년 동기대비 4.80% 늘어난 2조5563억원, 당기순손실액은 적자를 지속한 3585억원이다.



금융정보 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실적 발표 전 대림산업의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전년 동기대비 흑자전환한 895억원에 맞춰져 있었다.

대림산업이 실적 전망치를 크게 밑돈 가장 주된 이유는 사우디아라비아(4곳)와 쿠웨이트(1곳)에 위치한 총 5개 현장에서 3000억원 후반대의 추가 손실이 반영됐기 때문이다.

박형렬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사우디아라비아 프로젝트는 공기가 지연된데다 발주처인 아람코의 요청으로 추가 인력과 공사 장비가 투입되면서 손실이 확대됐다"며 "기자재 설비 납품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은 것도 공기 지연의 원인"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3분기 실적발표 당시만 하더라도 대규모 손실 반영으로 실적이 턴어라운드 될 것이라고 기대됐던 대림산업이 4분기에도 시장에 충격을 미치자 각 증권사는 잇따라 목표가 하항 조정 중이다. 올해 1분기에도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을 것이란 불신 때문이다.

회사 측은 가이던스로 올해 연간 영업이익은 3000억원, 매출액은 9조2000억원을 전망했지만 전문가들은 사측 가이던스도 쉽게 믿지 못하겠다는 반응이다.

조윤호 동부증권 연구원은 "대림산업이 3분기에 이어 4분기에도 실적부진을 이어가면서 불확실성이 커진 상태"라며 "해외 현지에서 공기가 지연되는 여러가지 상황들이 예측 불가능한 면이 많아 당분간 보수적인 접근을 권한다"고 말했다. 현지 발주처의 하청업체 변경 요구, 전기나 가스 등 유틸리티 공급 취약 등 공기를 지연시키는 원인들이 산발적으로 발생하고 있어 예측이 어렵다는 설명이다.

◇어닝쇼크...다른 건설주에도 퍼지나=문제는 대형 건설사 가운데 가장 먼저 4분기 실적을 발표한 대림산업의 '어닝쇼크'가 다른 건설주로 번질지 여부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공기지연이 대림산업만의 문제라고 할 수 없는 경우도 있어 사우디아라비아 등 해외 프로젝트를 수행중인 대형 건설사도 예상치를 하회하는 실적을 기록할 가능성을 배제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같은 업황 우려를 반영해 사우디아라비아 지역에서 프로젝트를 진행중인 GS건설과 삼성엔지니어링은 2%대 약세로 장을 마감했다.

삼성엔지니어링의 4분기 영업익 컨센서스는 전년 동기대비 34.9% 감소한 177억원, GS건설은 흑자전환한 334억원에 맞춰져 있지만 실제 발표치에 주목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다만 지난 23일 현대건설은 지난해 4분기 잠정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대비 25.8% 늘어난 2610억원이라고 공시했다. 매출액은 26.1% 증가한 5조1344억원, 당기순이익은 45.5% 증가한 1758억원이다. 비교적 양호한 실적 발표에 주가는 전일 대비 900원(2.23%) 오른 4만1200원에 장을 마쳤다.

백광제 교보증권 연구원은 "현대건설이 보유중인 사우디아라비아 지역 저가 공사 자체가 많지 않았던데다 쿠웨이트 지역에서 진행했던 공사는 완료가 된 시점이라 비용타격이 덜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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