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년 묵혀둔 '마스크팩', 산성앨엔에스 주가 800% 올려

이민재 MTN기자 2015.01.14 13:57
글자크기


[머니투데이방송(MTN) 이민재기자] 산성앨엔에스 (3,390원 ▲10 +0.30%)가 지난해 코스닥 시장에서 가장 주가가 많이 오른 기업으로 선정됐다. 골판지 포장제 기업이었던 산성앨엔에스가 '마스크팩'을 주력으로 하는 화장품 회사로 거듭나면서 주가가 800%나 급등한 것이다.



한국거래소는 산성앨엔에스가 지난 8일 주가 기준으로 지난 2013년 말과 비교해 791.85% 올랐다며 지난해 주가 상승률이 가장 높은 종목으로 꼽혔다고 12일 밝혔다. 산성앨엔에스는 지난해 중국 타오바오몰에서 마스크팩 판매 1위를 달성하는 등 화장품 사업에서 호조를 보인 바 있다. 실제로 산성앨엔에스의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영업이익은 152억 원으로 전년과 비교해 1012% 증가했다. 매출액은 829억 원, 당기순이익은 117억 원으로 각각 56%, 1008% 늘었다.

이트레이드증권 박나영 연구원은 "산성앨엔에스의 화장품이 중국인 사이에서 높은 인지도를 쌓고 있다"며 "중국의 화장품 시장 성장률은 둔화되고 있지만 마스크팩 시장은 30%대의 높은 성장률을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마스크팩의 수요가 급증하면서 지난달 9일에는 경기도 안성시에 화장품 공사 신축에 필요한 부지를 40억 원에 매입했다. 본격적인 중국 진출과 유럽, 미국 지역으로 수출 확대 등을 감안해 중장기적인 준비를 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또 박철홍 화장품 사업 부문 사장은 지난해 11월 28일 1만8,000주를 장내 매수하면서 지분이 12만6,777주(0.71%)로 늘어난 것도 주가 상승에 힘을 실어줬다. 취득단가는 2만997원이다. 13일 종가인 3만2,350원을 기준으로 시세 차익은 2억400만원이다. 앞서 박철홍 사장은 지난 8월에도 2만2,000주를 사들인 바 있다. 이때 주가 기준으로는 4억7400만원을 벌은 셈이다.

산성앨엔에스는 골판지 포장산업 주문생산업체였던 산성피앤씨 (3,390원 ▲10 +0.30%)가 사명을 변경하고 생긴 회사다. 지난 2005년에는 줄기세포 관련 바이오기업인 프로스테믹스의 지분을 50% 취득해 자회사로 편입하는 등 사업 다각화를 시도했다. 이후 2006년에 리더스코스메틱, 2007년에는 한산취국제미용, 2008년에는 프로스테믹스 미국법인을 편입하는 등 사업 범위를 넓혔다.

하지만 신규 사업은 시작 단계였고 기존 골판지 사업은 성장이 정체되어 있었다. 지난 2013년까지 주력 사업이었던 골판지 사업의 시장 점유율은 2.57%로 경쟁사인 태림포장(11%), 삼보판지(4.21%) 등에 비해 저조한 수준이다. 계열사인 프로스테믹스는 줄기세포 테마주로 엮이면서 지난 2005년과 2009년에 산성앨엔에스의 주가는 2천원대에서 1만원대로 급등했다가 다시 급락하는 등 근거 없이 주가만 요동쳤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 2011년 본격적으로 리더스코스메틱과 합병을 추진했다.

산성앨엔에스 관계자는 "손자회사였던 리더스코스메틱이 많이 알려져 있지 않았기 때문에 화장품사업도 지원하고 상장을 통해 브랜드도 알고 싶어서 합병하게 되었다"며 "성장 가능성을 보고 초창기에 투자한 것이 빛을 발한 것"라고 강조했다. 또 "이제는 매출 비중이 화장품 쪽이 60%, 골판지 쪽이 40% 정도로 화장품 사업이 성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시장에서는 지나치게 가파른 주가 흐름에 대한 우려도 나오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단기 급등했다는 것과 경쟁업체가 많다는 점이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네이버 게시판의 한 주주(아이디: jbd1****)는 "진입 장벽이 낮은 마스크팩은 조만간 치킨게임이 발생할 수 있다. 중국과 경쟁이 심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주주(아이디: gooj****)는 "공장 증설로 몸집이 커져 이전과 같은 영업이익은 어려울 수 있다"며 "화장품 회사들이 공장 짓고 어려움을 겪은 적이 있다"고 설명했다.

13일 종가인 3만2,350원을 기준으로 산성앨앤에스의 주가수익비율(PER)은 32배, 주가순자산비율(PBR)은 9배에 이른다. 골판지 제조 대표기업인 아세아제지 (8,130원 ▼30 -0.37%)의 PER은 10배, PBR은 0.43배이고 태림포장 (2,600원 ▲15 +0.58%)의 PER이 9배, PBR이 0.42배 임을 볼 때 상당히 높은 편이다. 반면 화장품 대표 업체인 아모레퍼시픽 (194,200원 ▲6,200 +3.30%)은 PER과 PBR은 각각 40배, 6배로 산성앨엔에스와 비슷한 수준이다.

이트레이드증권 박나영 연구원은 "중국 비중이 높은 아모레퍼시픽과 코스맥스, 한국콜마 등이 PER 30배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산성앨엔에스 관계자는 "올해는 시설투자로 매출이 줄어들 수 있지만 신규 공장을 통해 제품을 기초라인부터 마스크팩까지 다변화할 계획이다"며 "피부과가 만드는 화장품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어 실적 등은 꾸준히 성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머니투데이방송(MTN) 이민재기자
[email protected]]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