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초 세모녀' 살해 가장, 딸이 "배아프다"고 하자…

머니투데이 박소연 기자, 김민중 기자 2015.01.13 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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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40분간 현장검증…'참담한 표정' 피의자, 범행 재연

지난 6일 발생한 '서울 서초동 세 모녀 살해 사건'의 피의자인 가장 강모씨(48·구속)가 13일 오전 서울 서초동 자택으로 현장검증을 위해 이동하고 있다. /사진=뉴스1지난 6일 발생한 '서울 서초동 세 모녀 살해 사건'의 피의자인 가장 강모씨(48·구속)가 13일 오전 서울 서초동 자택으로 현장검증을 위해 이동하고 있다. /사진=뉴스1


13일 오전 10시 서초동의 한 고급아파트 앞. '서초 세모녀 살인사건'의 피의자 강모씨(48)는 회갈색 점퍼를 입고 포승줄에 묶인채로 두 형사의 팔에 이끌려 사건 현장에 모습을 나타냈다.

강씨는 미리 쳐져 있던 폴리스 라인을 따라 사건 현장인 아파트로 들어갔다. 경찰은 이날 40여분간에 걸쳐 현장검증을 실시했다. 이날 강씨는 가족들에게 수면제를 먹인 것부터 살해까지 범행 일체를 직접 재연했다.



강씨는 아내와 두 딸 모두를 머플러로 목 졸라 살해한 것을 그대로 재연했다. 강씨는 아내에게 수면제를 탄 와인을 먹였으며, 특히 큰 딸이 배가 아프다고 하자 수면제를 '약'이라고 속이고 건네 물과 함께 마시게 한 것으로 드러났다.

강씨는 범행 동기나 현재 심경 등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아무런 답을 하지 않았다. 경찰 관계자는 "강씨는 현장검증 내내 울거나 눈물을 흘리지 않고 담담한 태도를 보였다"며 "다만 범행을 재연하는 순간에는 참담한 표정이었다"고 전했다.



지난 6일 발생한 '서울 서초동 세 모녀 살해 사건'의 피의자인 가장 강모씨(48·구속)가 13일 오전 서울 서초동 자택으로 현장검증을 위해 이동하고 있다. 강씨는 지난 6일 새벽 서울 서초동 자택에서 부인과 두 딸의 목을 졸라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으며, 살해 직후 '가족을 죽였고 나도 따라 죽겠다'며 119에 신고하고 자취를 감췄지만 신고 이후 6시간여 만에 경북 문경에서 검거됐다. /사진=뉴스1지난 6일 발생한 '서울 서초동 세 모녀 살해 사건'의 피의자인 가장 강모씨(48·구속)가 13일 오전 서울 서초동 자택으로 현장검증을 위해 이동하고 있다. 강씨는 지난 6일 새벽 서울 서초동 자택에서 부인과 두 딸의 목을 졸라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으며, 살해 직후 '가족을 죽였고 나도 따라 죽겠다'며 119에 신고하고 자취를 감췄지만 신고 이후 6시간여 만에 경북 문경에서 검거됐다. /사진=뉴스1
주변에 모인 주민들은 "동네 수준에 비춰 일어날 수 없는 일이 일어났다"는 반응을 보였다. 주민 A씨는 "이 동네 사람들은 다 좋은 사람들"이라며 "그 사람(피의자) 자체에 문제가 있었던 것 같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주민 B씨는 "있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났다"며 "짐승보다 못한 사람"이라며 혀를 찼다. 경찰 관계자는 "많은 주민들이 전화를 걸어와 현장감식이 언제 진행되는지 문의했다"며 "어린 자식들이 보지는 않을까 걱정이 됐던 모양"이라고 했다.

오전 10시33분쯤 현장검증이 끝나가자 경찰 차량이 시동을 걸었다. 의경 6명이 반으로 나뉘어 피의자가 차량에 탑승할 수 있도록 길을 만들었다. 5분 뒤쯤 형사들이 아파트에서 나왔다. 과학수사대는 1m 길이의 파란색 보따리를 들고 있었다. 그게 무엇이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과학수사대 관계자는 "감식 장비"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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