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정유 업계에 따르면 정유사들의 석유류제품 공급가격은 국제시장 기준가격(MOPS)에 각사의 정제 품질을 고려한 부가가치를 더해 결정된다. 여기에 정부가 거둬들이는 유류세를 더하고 유통비와 주유소의 고정비, 마진 등이 붙으면 소비자가 내는 기름값이 나오는 셈이다.
예를 들어 지난해 12월 마지막주 전국 평균 휘발유가격(리터당 1594.9원) 가운데 정유가 공급가격은 리터당 541.4원이다. 같은 기간 정유사 공급가의 기준이 된 국제 휘발유가격은 리터당 435.5원. 국내 정유사들이 제품에 붙인 부가가치는 리터당 105.9원에 불과하다. 전체의 6.6% 수준이다.
정유업계의 한 관계자는 "현재 정유사는 매주 공개되는 국제 제품 가격에 따라 제품공급가를 정하고 있다"며 "제품 공급에 들어가는 각종 비용을 제외하면 실제 정유사가 거둬들이는 수익은 줄었다"고 설명했다. 국제유가 하락분을 이미 석유제품 소비자 가격에 반영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지금도 국제유가가 차지하는 비중을 제외하면 정유사 공급가는 최저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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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관계자는 "정부는 세수감소를 우려해 유류세를 줄이지 않고, 지난 정부가 실시한 고유가 상황에서의 저유가 유도정책을 고수하고 있다"며 "기름값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정액 유류세를 낮추지 않는 이상 제품가격 하락은 어렵다"고 지적했다.
올해부터 시작된 납사(나프타) 제조용 원유 할당관세 부과와 탄소배출권 거래제도 등으로 인해 발생한 비용 역시 국내 제품가격 인하를 부담스럽게 하는 요인 중 하나라고 지적한다.
정부는 지난해 말 국무회의를 열어 지난해까지 0% 납사 제조용 원유 관세를 1%로 정했다. 이로 인해 정유업계에 1000억원대 추가 세금부담이 발생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