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문일답] 문재인 "당 살리는 데 '올인'하겠다"

머니투데이 배소진 기자 2014.12.29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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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 "계파로서 친노 해체할 사람은 저 뿐…투명한 공천제도 만들 것"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당 대표 경선에 출마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문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당을 살리기 위해 몸을 던질 것을 결심했다. 저 문재인이 나서서 당의 변화와 단결을 이뤄내겠다. 더 이상 패배하지 않는, 이기는 정당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사진=뉴스1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당 대표 경선에 출마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문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당을 살리기 위해 몸을 던질 것을 결심했다. 저 문재인이 나서서 당의 변화와 단결을 이뤄내겠다. 더 이상 패배하지 않는, 이기는 정당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사진=뉴스1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29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8전당대회 당대표 출마를 선언했다.

문 의원은 "당을 살리는 데 정치생명을 걸겠다"며 "대표가 되면 총선 승리를 위해 저부터 불출마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2017년 대선 도전 여부에 대해서는 "지금은 대선을 다 접어놓고 당을 살리는 데 올인해야 한다. 그렇게 당을 살려놓으면 그 때 비로소 대선이 우리에게 기회가 올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다음은 문 의원과의 일문일답이다.



-일자리 창출을 위한 정책이 필요하다고 본다. 어떤 복안을 가지고 있는가.
▷일자리 정책 중요성에 공감한다. 대선 때 저도, 박근혜 대통령도 일자리 늘리겠다고 공약했다. 그러나 박근혜 정부 일자리 정책은 실패하고 있다. 여전히 대기업 중심 성장정책을 하고 있고, 아시다시피 이제 전통적인 방법으로는 일자리가 늘어나지 않는다.
우리 (새정치민주연합이) 주장하는 소득주도 성장으로 가계소득을 높여야 소비가 진작되고 성장이 이뤄지고 일자리가 만들어진다. 선순환 경제정책으로 전환해야 하는 것이다. 복지를 강조하고 있는데 일자리가 최고의 복지다. 일자리를 늘리고 고용질을 늘리는 데 정책적 우선순위를 둔다면 충분히 해낼 수 있을 것이다.

-당 내에서 신당창당설이 나온다.
▷우리 당이 개혁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 때문에 야기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송구스럽다.
그러나 지금은 우리 당을 다시 일으켜세우고 힘을 모을 때라고 본다. 야당을 다시 나눈다면 국민들이 지지하지 않을 것으로 본다. 정동영 의장님도 우리 당이 진보적이지 못하다는 비판을 하면서 진보적인 정당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시는 것 같은데 우리당 내에는 다양한 생각을 가진 사람이 공존한다. 더 진보적이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고, 중도를 지향해야 한다는 사람도 있다. 이들이 각자 자신이 생각하는대로 당을 이끌려고 노력하는데 그런 면에서 정동영 의장님도 당내에서 우리 당이 진보적인 방향으로 갈 수 있도록 노력해주시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계파로서 친노 해체할 분은 본인 뿐이라고 말했다. 계파해체를 선언할 생각은 있는지.
▷그 부분은 이번 전당대회 적당한 시기에 당 대표로 나서는 분이든 최고위원으로 나서는 분이든 함께 모여서 '우리 당의 계파가 있다면 해체하겠다'는 선언을 함께 한다면 의미있지 않을까 싶다.
물론 선언만으로 그칠 일은 아니다. 실제 전대를 거쳐서 대표, 지도부가 된 분들은 인사나 운영에서 계파를 철저하게 배제하고 국민들이 보시기에도 '계파를 둘러싼 갈등은 존재하지 않는구나'하는 확실한 믿음을 줘야 할 것이다. 저는 그렇게 되도록 모든 것을 던져 노력하겠다.

-지난 경남도지사 선거때 통합진보당과 야권연대 필요하다고 했었다. 당 대표 되면 다음 총선에서 야권연대 하실 의향이 있는지.
▷저는 이번 통진당 해산에 대한 헌법재판소 결정에 동의하지 않는다. 선거에서 국민심판에 맡기지 않고 국가권력이 강제적으로 해산하는 것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이다. 그러나 통합진보당과의 연대는 지금은 어렵다고 본다. 국민들이 지지하지 않을 것이다. 야권연대를 할 것인지 말 것인지는 선거 시기에 국민들이 그것을 지지하느냐에 달려있다.

-선거캠프는 어떻게 꾸릴 생각인지.
▷아직 확정은 안됐다. 전당대회를 기존에 해오던 방식과는 다른 방식으로 해야 할 것 같다. 제가 바라는 것은 우리 당의 변화와 단결이다. 전대 이후 뿐 아니라 전대 준비과정, 후보로 나서서 경선에 대비한 선거운동을 하는 과정부터 생각해야 한다.


-총선불출마 선언을 하셨다. 영남지역에서 불출마는 의미가 다르다.
▷제가 우리당 변화와 혁신에 전념하려면 개인적인 이해관계에서 벗어나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총선을 앞두고 공천제도를 투명하게 만드는 일도 이해관계를 벗어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총선 때 제 자신은 출마하지 않고 전체 선거를 이끌어가는 것이 총선 승리에 도움이 될 것이고 영남 지역 의석확보에도 더 도움이 될 것이라고 믿는다.

-오늘 여론조사에서 대권주자 1위로 나왔다. 대선에 대한 명확한 입장이 듣고 싶다.
▷우리 당의 목표는 정권교체고 그것이 정당의 목표다. 그러나 지금은 우리가 대선을 논할 때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우리 당의 상황은 참담하다. 우선 대선은 다 접어놓고 당을 살리는 데 올인해야 한다. 그렇게 해서 당을 살려놓으면 그 때 비로소 대선 기회가 올 것이라고 본다.
제 개인적인 판단도 마찬가지다. 저는 당을 혁신하고 살리는 데 올인하겠다. 제가 정치에 뛰어든 목적은 정당정치가 달라져야 한다는 생각에서다. 우리 당을 혁신시키고 변화시키고 살리지 못하면 제 역할은 여기까지라고 손을 들겠다. 그런 자세로 혁신과 변화에 올인하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박지원 의원은 이번 전대가 대선 후보를 뽑는 게 아니라 당대표를 뽑는 선거라고 말한다. 일부에선 대선 발판다지기로 당권을 활용하는 것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제가 당 대표 나선 것에 대해 저를 아끼는 분들은 염려하고 많이 만류했다. '독배가 될 것이다' '상처받게 된다' '당권은 당내 다른 사람에게 맡기고 저는 큰 정치를 하고 다음 대선을 하는 것이 좋겠다'고 조언해주신 분들이 많았다.
그러나 저는 지금 우리 당이 그런 안일한 상황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지금 우리 당을 세우지 못하면 다음 총선이 어렵다고 본다. 그러면 대선도 누가 나선들 어렵지 않겠는가.

-계파 척결을 위한 구체적인 방안이 있는지.
▷아까 말씀드린 선언, 당 대표가 된 이후의 실천, 그리고 계파가 만들어진 원인을 근원적으로 없애는 것이다. 공천제도를 투명하게 하는 것이다. 대표가 공천을 좌지우지하는 게 아니라 공천 제도와 공천 룰이 적어도 선거 1년 전 확정되서 예측가능하게 하고 결정된 룰에 따라 공천이 이뤄지게 되면 공천 때문에 계파를 만들고 줄을 서고 그럴 필요가 전혀 없어지지 않겠는가.
지역구 국회의원 뿐 아니라 비례대표 공천도 그렇게 투명하게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사전에 비례대표를 선출할 분야, 권역을 미리 결정하고 그 분야와 권역 내에서 상향식으로 공천되게끔 하면 되는 것이다.
우리는 지난번 총선 때 청년 비례대표를 '슈퍼스타k' 방식으로 선출한 바 있다. 당직자 비례대표는 전 당직자들이 모여서 직접 선거로 후보를 선출한 경험도 있다.
예를 들어 저는 어르신들을 대변할 수 있는 비례대표가 필요하다고 보는 데 그럴 경우 전국실버위원회 회원들이 모여 스스로 선출하게 한다면 된다. 비례가 되고 싶은 분들은 정해진 제도나 룰에 따라 노력하면 된다. 실버활동 열심히 하고 다른 의원들 지지 받도록 노력하면 계파를 만들고 줄서고 할 필요가 없지 않겠나.
우리가 열세권역을 배려하는 비례대표도 필요하다고 본다. 우리 정치가 지역별로 특정정당이 독점하는 바람에 지역정치도 건강하지 못하고 대한민국 전체 정치도 건강하지 못하다. 지역정치도 경쟁이 되게끔 하는 것이 중요하다. 저희는 '제도적으로 권역별 정당명부 비례대표제를 해야한다, 그것이 안되면 석패율 제도라도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앞으로도 그렇게 노력할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선거 제도가 바뀌어야 하기 때문에 여야 합의가 필요하다. 합의가 안되면 우리 당 스스로라도 비례대표를 그런 방향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 열세권역에 더 많은 비례대표를 배정하면 그 지역에서 이른바 경쟁할 정치가 될 수 있다. 그럴 경우 그 비례대표도 해당 권역에서 우리 당 전체 당원이 모여서 스스로 정치하게 할 수 있을 것이고, 더 넓힌다면 우리 당의 해당 시도당과 시민사회가 합쳐 범시민적 비례대표 추천위원회를 구성해 폭넓게 후보를 발굴할 수도 잇다. 비례대표 공천조차 투명하게 만들어낸다면 우리가 공천때문에 서로 모여 계파를 만드는 일이 근절될 것이고 앞으로 누가 다른 분이 대표가 되더라도 정당문화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의원들의 불출마 성명이 있었고 정세균 의원은 그것을 감안해서 불출마했다. 이에 대한 입장은.
▷30인 의원들의 성명 취지는 거명된 후보 개개인을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그 3명의 대결구도로 압축되는 것이 국민들에게 변화하고 희망적인 모습이 아닌, 또 분열하고 갈등하는 모습으로 비춰지는 점을 염려한 것이라고 본다.
박지원 의원이 출마선언을 했고, 제가 또 오늘 출마선언을 하고 있기 때문에 이미 두 사람의 출마는 기정사실화 된 것이다.
이제 서른 분 의원이 하셔야 할 노력은 우리 전대를 분열과 갈등 구도로 가지 않도록 변화, 혁신, 단결하는 것이다. 이렇게 국민들에게 더 희망주는 모습으로 전대가 이뤄지도록 노력해주고 힘을 실어줘야 할 것이다.
이 과정에서 정세균의원과 김부겸 전 최고위원의 불출마선언이 있었는데 저는 그 두분도 변화에 힘을 보태주기 위해 용단을 내린 것이라 생각하고 그 분들의 뜻을 잘 받들도록 하겠다.

-출마선언 내용, 공천개혁 등에서 박지원 의원과 많이 겹친다. 이인영 의원과도 마찬가지다. 다른 후보에 비해 문 의원이 반드시 당대표가 돼야 하는 이유가 있다면.
▷선거 때 내건 공약 서로 비슷할 수 있다. 지난번 대선 때도 경제민주화, 복지 공약 서로 비슷하다는 평가 받았는데 실제 비슷한가. 말만 그렇다. 진정성이 없지 않았나.
저는 사실 박지원 대표나 이인영 의원과의 경쟁이 내키지 않는다. 대선 때 열심히 도와주셨고 정권교체 위해서도 서로 뭉쳐 힘을 합쳐야 하는 관계다. 특히 박지원 의원은 제게 버거운 상대이기도 하다. 워낙 유능하고 당에 오래 몸담고 계셨다. 이번 전대의 룰이 일반국민 참여를 최소화 하고 대의원과 권리당원 중심으로 하는 경선이어서 저에게 불리하기도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가 감히 경쟁을 생각하게 된 것은 역시 변화다. 두 분들이 다 유능하고 좋은 분들이지만 어쨌든 지금까지 우리 당을 변화시키지 못하지 않았나. 저는 정치에 뛰어든 목적 자체가 여의도 정치 달라져야 하고 정당이 달라져야 한단 생각에서였다. 그런 제 생각을 지난 번 대선 과정에서 여러번 밝혔다.
저는 이번에 계산하지 않는다. 일단 우리 당을 바꿀 수 있는 기회, 그 변화를 직접 실천할 수 있는 기회를 얻기 위해 일단 계산없이 몸을 던지기로 한 것이다. 제가 다른 두 분보다 나은 점이 있다면 변화에 대한 의지, 진정성, 또 실천할 수 있는 능력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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