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롯데월드 구원투수 '노병용'…불 끌까

머니투데이 민동훈 기자 2014.12.26 15:12
글자크기

(종합)임원 207명 승진, 신규임원 87명 등…여성·외국인 임원도 약진 "내실 다지기 중점"

/사진제공=롯데그룹/사진제공=롯데그룹


롯데그룹이 신격호 총괄회장의 숙원사업인 롯데월드몰의 성공적인 안착을 위해 그룹 계열사 사장단 최고참인 노병용(사진) 사장을 롯데물산 대표이사로 내정했다. 롯데월드몰이 임시개장 이후 인명사고와 부실공사 등의 문제점이 속출하자 오랜 경험과 위기관리 능력, 대외관계 등에 강점을 지닌 노 사장을 구원투수로 발탁, 위기를 정면 돌파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그룹 숙원사업 '롯데월드몰' 악재 고리 끊어라"=롯데그룹은 26일 그룹계열사 대표이사 인사를 포함, 207명의 임원에 대한 정기인사를 단행했다.



주목을 끄는 인사는 노병용 사장의 롯데물산행이다. 지난 8년간 롯데마트를 이끌었던 노 대표는 123층 월트타워 공사가 진행 중인 잠실 롯데월드몰을 비롯해 부산 롯데타운 등 국내 초고층 프로젝트를 총괄하는 임무를 맡았다.

1979년 롯데쇼핑에 입사한 노 대표는 롯데쇼핑 판촉실장·기획부문담당 이사·잠실점장·판매본부장, 롯데미도파 대표이사, 롯데마트 영업본부장 등을 거쳐 2007년부터 롯데마트 대표이사를 지냈다.



오랜 경험과 관리 능력, 원만한 대외관계를 바탕으로 지속적으로 안전문제 등이 불거진 롯데월드몰 사업을 마무리할 적임자라는 평가다. 최근 잇따라 닥친 악재들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할 중책을 짊어졌다.

롯데월드몰을 임시개장 하는 등 지금까지 롯데월드타워와 롯데월드몰 사업의 기반을 닦은 이원우 롯데물산 대표는 총괄사장으로 보임해 사업에 대한 전반적인 지원을 계속 담당한다.

노 대표의 이동으로 롯데마트도 7년만에 새 대표를 맞는다. 김종인 롯데마트 중국본부장(전무)이 부사장으로 승진해 노 대표의 바통을 이어받다. 2002년 에쓰오일에서 롯데마그룹으로 옮겨와 롯데마트의 신규사업과 해외 영업 업무를 전담해왔다. 2007년 중국 마크로 점포 인수를 진두지휘했다. 지난 2월 정기인사에서 롯데마트 중국본부장으로 발령난 뒤 중국 내 롯데마트 점포를 총괄했다.


◇척박한 경영환경, 적재적소 인사로 '정면돌파'=척박한 경영환경 속에서 그룹 성장의 견인차 역할을 할 인재를 적소에 배치한 점도 이번 인사의 특징이다.

우선 송용덕 호텔롯데 대표와 롯데홈쇼핑 강현구 이사를 사장으로 승진시켰다. 송 대표는 활발한 해외 진출로 롯데호텔의 안정적인 글로벌 체인화에 성공한 점, 강 대표는 롯데닷컴 대표를 겸임하며 그룹 옴니채널 전략의 기반을 마련한 점을 각각 공로로 인정받았다.



신임 롯데하이마트 대표에는 이동우 롯데월드 대표이사 부사장이 내정됐다. 이동우 대표는 롯데백화점에서 상품 소싱과 영업, 지원분야를 두루 경험한 유통전문가다. 지난 3년간 롯데월드 대표로서 적극적인 마케팅과 전략적 투자를 통해 서비스 품질을 향상시키는 동시에 워터파크사업 진출 등 사업다각화도 성공적으로 진행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신임 롯데월드 대표이사에는 롯데하이마트 박동기 전무가 내정됐다. 박 대표는 롯데케미칼에서 기획과 영업분야의 경험을 쌓았다. 정책본부에서 인사 관련 업무를 담당했다. 하이마트 인수 과정에서는 인수팀장을 맡았다.

롯데닷컴 신임 대표이사에는 김형준 롯데홈쇼핑 영업본부장을 승진 발령했다. 김 대표는 롯데백화점, 롯데닷컴, 롯데홈쇼핑을 두루 걸치며 온·오프라인 유통 사업 전반에 대한 경험을 갖췄다.



◇"유리천정은 없다" 여성·외국인 임원 약진=롯데그룹은 롯데면세점의 전혜진 상무보, 대홍기획의 이상진 상무보, 롯데푸드의 정성숙 상무보, 롯데마트의 정선미 상무보 등 올해 4명의 신임 여성임원을 배출했다. 이로써 롯데그룹의 여성임원은 12명이다. 롯데그룹은 앞으로 여성임원 비율을 30% 수준까지 올린다는 계획이다.

롯데제과 파키스탄 콜손 법인장인 라티프 압둘(Latif Abdul) 상무보와 카자흐스탄 라하트 법인장 젠코브 알렉산더(Zenkov Alexandr) 상무보는 외국인 임원으로 이름을 올렸다.

이번 인사의 경우 올해 경기침체와 세월호 참사로 영업환경이 좋지 않았지만 승진폭은 지난해와 비슷했다. 올해 신임 임원은 87명으로 올해 1월 발표한 2014년 정기 임원인사 당시(82명)보다 다소 늘었다.



아울러 롯데그룹 신속한 의사결정과 대내외 커뮤니케이션 강화를 위해 내년부터 이사와 이사대우 직급을 폐지하고 상무보로 단일화했다. 이에 따라 롯데 임원직급은 사장-부사장-전무-상무-상무보의 5단계로 조정된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저성장 시대를 맞아 내실 다지기에 중점을 두고 신사업을 보강하는 방향으로 인사를 진행했다"고 말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