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8개월 꽉 채우고 버려질 것"...취준생들 '중규직 NO'

머니투데이 박계현 기자 2014.12.25 15:29
글자크기

고용부, 35세 이상 기간제 근로자 4년 계약 허용하는 '중규직법안' 검토

고용노동부가 35세 이상 기간제 근로자에 한해 계약기간을 현행 2년에서 4년으로 연장하는 이른바 '중규직법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각종 취업게시판 및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A)에서 이에 대한 취업준비생들의 성토가 이어지고 있다.

25일 정부에 따르면 고용노동부는 오는 29일 열리는 노사정위 노동시장 구조개선 특위에 중규직법안을 제출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취업준비생들은 이 법안을 최근 인기를 끈 드라마 '미생'에 등장하는 비정규직 주인공 장그래의 이름을 따서 '장그래 양산법'이라고 지칭하며 비난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서울소재 한 대학의 취업게시판에서 한 취준생은 "정부 당국자들의 현실감각이 얼마나 없는지 단적으로 보여주는 법"이라며 "비정규직 고충에 대해 이해도 못하는 이들에게 입법을 맡겨야 하나"고 성토했다.

청년유니온 등 일부 청년단체들도 24일 성명서를 통해 "희망고문만 연장하는 '비정규직 양산 대책"이라고 비판했다. 청년유니온은 "최장 4년으로 비정규직 기간을 연장하는 정책이 실현되면 비정규직 청년들은 24개월도 모자라 48개월을 꽉 채워 쓰이고 버려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웹툰 미생웹툰 미생


한 직장인은 "기업에서 일부러 나이 많은 사람을 뽑아 쓰지 않는다. 35세 이상으로 연령제한을 둔 것 자체가 현재 계약직으로 일하고 있는 이들을 대상으로 한 법"이라며 "정규직 전환을 유도하겠다는 원래 입법취지와는 완전히 멀어진 법안"이라고 꼬집었다.



일각에서는 이번 비정규직 종합대책안이 정부의 청년채용 정책 전반에 대한 불만을 가중시킬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한편 한국고용정보원에 따르면 지난 8월 기준 비정규직 근로자수는 600만명을 넘어섰다. 특히 20대의 경우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비정규직 근로자수는 5만9000명이 증가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