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파견근로 업종, 뿌리산업으로까지 확대한다

머니투데이 김남이 기자 2014.12.25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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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파견근로 제조업에서 사용 못해...정부, 파견·도급 기준 법제화도 추진

[단독]파견근로 업종, 뿌리산업으로까지 확대한다


정부가 파견근로를 뿌리산업까지 확대하기로 했다. 뿌리산업은 전체 제조업의 근간을 이루는 주조·금형·용접·소성가공·표면처리·열처리 등 6개 기초공정 산업을 말한다. 제조업 전반에 미치는 영향이 커 재계의 인력 운용에 숨통이 트일 것으로 기대된다.

24일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정부는 파견대상 업종을 고령근로자직종(55세 이상), 고소득전문직종, 농·임·어업 이외에 뿌리산업까지 확대하는 방안을 오는 29일 노사정위원회에 공개할 '비정규직 종합대책'에 포함시킬 예정이다. 동시에 정부는 파견과 도급의 기준을 명확히 하는 방안을 마련해 법제화할 방침이다.



현재 파견근로는 주차장, 관리원, 경비원 등 32개 업종에서만 제한적으로 가능하다. 독일의 경우 건설, 일본은 항만운송과 건설 등 일부 업종을 제외하고는 모든 업종에서 파견근로자를 쓸 수 있다. 이에 따라 재계에서는 제조업분야의 파견근로자 사용이 금지된 데다, 파견과 도급의 기준이 모호해 불편하다는 지적을 제기해 왔다.

파견 근로는 간접고용의 한 방법으로 외부의 직원을 쓰면서 작업지시를 직접 할 수 있는 근로형태다. 같은 간접고용이지만 도급은 작업 지시를 근로자가 소속된 하청업체에서 받아 파견근로와 다르다.



정부의 방안대로 제조업에서 뿌리산업까지 파견근로가 허용될 경우 관련 기업은 인력을 탄력적으로 운용할 수 있는 여지가 생긴다. 계절이나 경기변동에 의해 일시적으로 인력이 필요한 경우 파견근로자를 쓸 수 있고, 고용비용과 교육훈련비용도 절감할 수 있다.

업계는 파견근로 확대가 신규 일자리 창출의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 또 실업자가 실업에서 벗어나기 위한 하나의 방편이 되고, 정규노동시장의 복귀를 위한 '징검다리' 역할을 할 것으로 본다.

자동차·조선·IT 등 대부분의 업체는 뿌리산업 기업을 협력사로 두고 있으며 종사자가 26만여명에 달한다. 국내 뿌리산업의 경우 고숙련 부문은 전문 인력부족으로, 저숙련 부문은 기피현상으로 전반적인 인력부족 상황에 시달리고 있다. 파견근로를 이용하면 일시적으로 숙련된 근로자를 신속하게 즉시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반면 노동계에서는 파견근로 확대에 대한 우려가 많다. 새로운 일자리 창출이 아니라 기존 정규근로를 파견근로로 대체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상시적인 고용불안의 상태에 있는 비정규직근로를 양산해 고용의 질을 떨어뜨린다는 것이다.

이에 대한 보완책으로 정부는 35세 이상 비정규직 근로자의 경우 계약기간을 2년에서 4년으로 연장할 수 있게 할 방침이다. 또 △3개월 이상만 근무하면 퇴직금을 지급하고 △정규직으로 전환되지 않을 경우 이직금을 지급하고 △최소 실업급여 수급기간을 4개월로 연장하는 등의 안전망을 마련할 계획이다.

이외에도 고용의 질 향상을 위해 택배기사, 골프장 경기보조원(캐디) 등 특수고용직의 산재보험 의무 적용을 추진한다. 또 특수고용직과 함께 건설근로자 등 일용직에게 생계비 융자 등을 '비정규직 정부대책'에 포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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