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진당 해산] '한때 한솥밥' 정의당·노동당 등 착잡

뉴스1 제공 2014.12.19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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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대위원장·대표 역임 강기갑 "참담하기 그지없다"
정의당 노회찬 "'너 내려' 명령하니 각하 시원하신가" 비판

(서울=뉴스1) 서미선 기자 =
헌법재판소가 통합진보당에 대해 해산 결정을 내린 1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앞에서 열린 정당해산 결정 관련 통합진보당 의원단 입장발표 기자회견에서 당원들이 피켓을 들고 있다.2014.12.19/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헌법재판소가 통합진보당에 대해 해산 결정을 내린 1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앞에서 열린 정당해산 결정 관련 통합진보당 의원단 입장발표 기자회견에서 당원들이 피켓을 들고 있다.2014.12.19/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한때 통합진보당과 '한솥밥'을 먹었던 정의당·노동당 등은 헌법재판소가 19일 통합진보당 해산 결정을 내린 것에 대해 씁쓸함을 표하며 강력 비판하고 나섰다.

이들 정당은 모두 2000년 창당된 민주노동당을 뿌리로 두고 있다.



통합진보당은 지난 2011년 12월 민주노동당과 참여정부 일부 인사들이 만든 국민참여당, 진보신당 탈당파인 심상정 의원, 노회찬 전 의원 등이 세운 새진보통합연대가 모여 탄생한 정당이다.

통합진보당 비상대책위원장과 당대표를 역임했던 강기갑 전 의원은 이날 뉴스1과의 통화에서 헌재 결정에 대해 "이런 사태를 보면서 지금은 입도 닫고 눈도 감고 귀도 막고 싶은 심정"이라며 "참담하기 그지없다"고 토로했다.



강 전 의원은 지난 2012년 5월 비례대표 부정선거 의혹으로 당 중앙위원회에서 폭력사태가 일어난 뒤 비대위원장을 맡았다. 이어 같은 해 7월 당대표에 선출됐으나 당권파와 비당권파 간 분열 책임을 지고 9월 대표직을 사퇴, 탈당한 바 있다.

그는 당시 분당 사태에 대해 "(내가) 진보는 분열로 망하고 보수는 부패로 망한다는 역사적 관행을 재확인해준 총책임자였다"고 회상하며 "진보나 민주 진영에 정말 죄송하고 할 말이 없다"고 말을 아꼈다.

비례대표 부정선거 파동과 폭력사태를 겪으며 통합진보당과 결별한 정의당은 이날 특별 성명을 내고 "정당의 노선과 활동에 대해서는 찬성과 반대가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이것이 해산의 법리적 근거가 될 수는 없다"며 "이번 판결은 명백한 실체적 위협이 없어도 정치적 찬반에 따라 정당을 해산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준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수준에 비통한 심정을 금할 수 없다"며 "정의당은 오늘(19일)을 박근혜 대통령 당선일이 아니라 대한민국 민주주의가 무너진 날로 기억할 것"이라고 밝혔다.

노회찬 전 정의당 대표는 트위터에서 최근 논란이 인 '땅콩 회항'에 빗대 "통합진보당에게 '너 내려' 명령하니 각하 시원하시냐"며 이날 헌재 결정을 "헌법재판이 아닌 정치재판"이라고 비꼬았다.

같은 당 심상정 원내대표도 "헌재 판결은 민주주의의 근간을 흔드는 정의롭지 못한 판결"이라고 비판했다.

지난 2008년 민노당의 '종북 논란' 당시 진보신당을 창당한 세력으로 통합진보당과 뿌리가 같은 노동당은 이날 논평에서 헌재 판결을 두고 "노동당의 강령과 활동에 대해 (헌재가) 똑같은 방식으로 문제를 제기하고 해산시킬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아울러 "(헌재 결정으로) 해산당한 통합진보당을 빌미로 종북 여론 몰이가 공세적으로 벌어지고 통합진보당과 관련 있는 사람들에 대한 대대적 탄압이 일어날 수도 있다"며 "이념적 갈등은 더욱 커지고 진보세력은 위축될 수밖에 없는 사태로 번질될 위험이 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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