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당해산 외국선?…독일 나치·공산당 해산, 터키·스페인 등도

머니투데이 박광범 기자 2014.12.18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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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정교분리 원칙 위반·선거법 위반 등 사례 다양

그래픽=이승현 디자이너그래픽=이승현 디자이너


과거 정당해산 경험이 있는 나라는 독일이 대표적이다. '나치즘 부활 억제'를 위해서였다.

독일 사회주의제국당(Sozialistische Reichspartei)은 히틀러가 세운 나치당의 후신(後身)을 자처하며 1951년 창당됐다. 나치당 당원과 히틀러 소년단 출신들이 주축이었다.

독일 연방정부는 같은 해 5월 "제국당이 선거인들에게 테러를 시도해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저해하려고 의도하고 있다"는 내용의 정부 결의를 채택한 뒤 11월 연방헌법재판소에 정당해산청구를 제기했다.



이어 연방헌법재판소는 1952년 10월 사회주의제국당이 위헌정당이라고 판단하고, 정당해산 결정을 내렸다. 당 소속 의원에 대한 의원자격도 상실된다고 결정했으며 당의 재산은 전액 몰수했다.

독일 연방정부는 또 1951년 11월 독일공산당에 대해 연방헌법재판소에 위헌정당 확인 청구를 냈다. "마르크스·레닌주의를 위한 투쟁정당으로 폭력혁명을 일으켜 권력을 장악하려 한다"고 적시했다.



사회주의제국당 사례와 달리 '나치즘'과 무관한 독일공산당에 대한 정당해산 심판은 독일 내에서 많은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독일 헌재는 사회적 논란 때문에 청구가 접수된지 5년이 지난 1956년에야 정당해산 심판을 내렸다.

독일의 정당해산 청구는 현재 진행형이다. 독일 연방정부는 2003년 신나치정당인 독일민족민주당에 대한 정당해산을 청구했지만 헌재는 각하 결정을 내렸다. 이후 독일 연방참사원(상원)은 지난해 다시 이 당에 대해 정당해산 심판을 청구했고, 현재 심리가 진행 중이다.

터키에도 정당해산 사례가 있다. 터키에선 정당해산 결정이 심심찮게 이뤄져 왔는데, 대부분 좌파 정당이나 쿠르드족의 독립을 요구하는 분리주의자 정당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실제 △1991년 터키연합공산당 △1988년 사회당 △1993년 자유민주당 △1993년 인민노동당 △1994년 민주당 등이 강제 해산됐다.


특히 터키의 대표적 정당해산 사건은 1998년 해산된 복지당의 사례다. 1983년 7월 창당한 복지당은 1995년 총선에서 22%를 득표해 전체 의석 550석 중 158석을 차지했고, 이듬해 진리당과 연합해 정권을 차지하기도 했다.

하지만 터키 검찰총장은 1997년 복지당의 활동이 정교분리의 원칙에 적대적이라는 이유로 정당해산 심판을 청구했다. 터키 헌법에 다르면 정당은 정교분리의 원칙을 따라야 하는데, 복지당이 성전에 관여하고 이슬람 율법에 충실한 신정주의를 추구했다는 이유에서였다. 논란 끝에 터키 헌재는 복지당에 대해 해산 결정을 내렸다.

스페인에서는 바스크 지역 분리를 주장한 정당 '바타수나'에 대해 2003년 대법원이 해산 결정을 내린 바 있다.

아울러 태국에선 선거 부정으로 2007년 타이락타이, 2008년 △국민의힘(PPP) △찻타이 △마치마티파타야 등 정당이 해체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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