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구조조정, 잇따른 '빅딜'...증권가를 흔든 뉴스

머니투데이 박진영 기자 2014.12.23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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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증권 10대 뉴스]

대규모 구조조정, 잇따른 '빅딜'...증권가를 흔든 뉴스


■2014년 올해의 증권 10대 뉴스

머니투데이 증권부에서 선정한 올해의 10대뉴스 1위는 증권업계의 대대적인 구조조정 러시가 꼽혔다. 대규모 인력이 감축되며 아픔도 컸지만 하반기에는 실적개선세가 확인되고 있다는 평도 있었다. 뒤를 이어 삼성테크윈 등 삼성그룹 계열사의 한화그룹 매각건이 꼽혔다. 세 번째로 삼성SDS와 제일모직의 상장 소식이 꼽혔다. 2위를 차지한 '삼성-한화 빅딜'과 마찬가지로 향후 국내 기업들이 본격적으로 지배구조 개편에 나서면서 증권시장에 인수합병, 기업상장 등 대규모 거래가 잇따를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신호탄'으로 평가되고 있다. 미국 양적완화 중단, 일본 '아베노믹스' 실패, 중국 후강퉁 시행 등 글로벌 정책도 국내 증시에 많은 영향을 미친 뉴스로 꼽혔다. 1위부터 10위까지 순위는 다음과 같다.

1. 증권가 '눈물의' 구조조정 러시
올 한 해 증권업계에서는 실적 악화에 따른 고육지책으로 대대적 구조조정이 잇따랐다. 특히 대규모 인력 감축은 업계에 휑한 바람이 불게 했다.



지난해에 이어 우리투자증권, NH농협증권을 비롯해 대신증권, HMC투자증권, 현대증권 등 대다수 증권사들이 희망퇴직 등을 통한 인력감축이 있었다. 증권업 전체로는 4만4000명에 이르는 종사자 가운데 지난해부터 진행된 구조조정으로 약 5000여명이 빠져나간 것으로 추산된다. 계약직 인력도 많은만큼 실제 유출 인원은 이를 큰 폭 윗돌 것으로 보인다.

영업실적 악화로 대대적인 지점 통폐합, 방문판매 조직인 아웃도어세일즈(ODS) 부서 신설 등 조직구조 변화도 잇따랐다.



2. 삼성-한화 빅딜...기업들 대대적 지배구조 개편 돌입
지난달 말 삼성그룹이 삼성종합화학 경영권 지분 57%와 삼성테크윈 지분 32%를 각각 1조600억원과 8400억원에 한화그룹 계열사에 매각한다고 발표했다.

삼성은 비주력 사업인 삼성테크윈 등을 정리하는 계획을 세웠고 한화는 화학·방산산업을 주력으로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 시킬 수 있다는 판단에 거래가 성사됐다. 삼성이 주요 계열사를 국내 다른 그룹에 넘기는 대형 거래를 진행한 것은 90년대 말 외환위기 이후 처음이다.

전문가들은 국내 기업들의 성장 속도가 둔화되는 상황에서 3세 경영권 승계가 일어날 수 밖에 없는 시점인만큼 향후 지배구조 개편을 위한 대형 거래가 잇따라 시장에 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김병연 우리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올해는 국내기업들의 지배구조 개편 움직임이 특징적이었다"며 "삼성그룹과 한화의 '빅딜'을 비롯 삼성 주요계열사 상장 등 대형 거래가 등장하고 있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대차그룹, 한진그룹 등 국내 주요 대기업들의 지배구조 개편과 이에 따른 거래들이 이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3. 삼성SDS·제일모직 상장
삼성그룹 주요 계열사인 삼성SDS와 제일모직이 상장에 나서 증시를 달궜다.

제일모직은 지난 11~12일 일반 투자자 대상 공모 청약을 실시했다. 이번 제일모직의 공모 청약에는 총 574만9990주 모집에 11억2057만3920주의 청약이 이뤄졌다. 청약증거금으로는 역대 기업공개(IPO) 사상 최대 규모인 30조649억원이 유입됐다.

삼성SDS도 지난달 14일 갖가지 기록을 쏟아내며 화려한 상장 신고식을 치렀다. 상장 첫날 시가총액은 25조3413억원으로 코스피 6위에 올랐고, 상장일 '거래대금 역대 1위' 기록도 갈아치웠다. 삼성SDS의 거래대금은 1조3476억원으로, 이날 코스피 전체 거래대금의 27%를 차지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삼성SDS 지분가치는 2조8507억원으로 집계됐다.

4. 미국 양적완화 중단
지난 10월말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양적완화(자산매입) 중단을 선언했다.

FRB는 2008년 9월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지자 같은 해 12월 기준금리를 사실상 제로(0)인 0-0.25%로 낮췄다. 이후 단기금리를 더 낮출 수 없게 된 FRB는 국채와 모기지담보부증권(MBS) 등 자산을 사들여 시중에 돈을 푸는 양적완화 카드를 꺼내들었다.

2008년 12월 1차 양적완화에 이어 2012년 9월 지금의 3차 양적완화가 시작됐다. FRB가 세 차례의 양적완화로 시중에 공급한 자금은 4조달러에 달한다. 금융위기 이후 6년 만에 '돈 풀기' 행보에 마침표를 찍은 셈이다.

이로써 시장의 관심은 미국 기준금리로 쏠리게 됐다. 시장에선 FRB가 내년 중반께 기준금리 인상에 나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이에 따른 자본유출 우려 등도 제기되고 있다.

박해식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가 1년간 2%포인트 상당 공격적 금리인상을 실시할 경우 우리나라에서 1년 후 약 94~200억 달러의 증권자금 순유출이 발생할 것"이라며 "3년 후에는 누적 순유출액이 851~873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는 전망을 최근 내놓았다.

5. 환율 변동성...최고 수준으로 확대
지난 10일 전 세계 환율 변동성을 나타내는 지표인 JP모건글로벌FX변동성지수는 9.53으로 올해 들어 가장 높은 수준이자 약 1년 4개월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다.

최근 환율변동성 확대 추세는 국내에서도 뚜렷하게 살펴볼 수 있다. 가파른 엔저로 100엔 당 원화 환율은 900원선에 바짝 다가섰다. 원화는 경상수지 흑자 등으로 절상 압력이 이어지는 반면 엔화는 약세가 지속돼 내년 중 원·엔 환율이 800원대에 진입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원/달러 환율의 경우 지난 2분기에는 원화가 달러당 1000원 아래를 위협하면서 수출주에 부담이 된 반면 하반기에는 원화 약세가 가속화돼 부담이 되고 있는 양상이다.

한국은행도 최근 개최된 12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국내경기 불안요소로 투자심리 회복지연과 함께 확대된 환율변동성을 꼽았다.

6. 현대기아차그룹, 삼성동 한전부지 '10조' 인수
지난 9월 현대기아차그룹이 10조5500억원에 삼성동 한국전력 부지를 매입 결정해 시장을 떠들썩하게 했다.

한전이 입찰공고를 통해 밝힌 감정가는 3조3346억원인만큼 이를 세 배 넘게 뛰어넘는 금액에 사들인 셈이다. 삼성그룹을 제치고 부지 매입에 성공했다는 기쁨보다는 예상을 큰 폭 뛰어넘는 막대한 비용을 지급해야한다는 우려가 시장에 일었다.

10조가 넘는 '파격 베팅'으로 현대차와 기아차, 현대모비스의 주가는 이날 큰 폭 하락했다.

현대차의 경우 9% 급락하며 하루만에 4조4055억원 시가총액이 증발했다. 이후로도 대금 지급 부담 등으로 주가흐름은 지지부진하다. 매입 발표 직전 21만8000원 수준이었던 주가는 최근 17만원대로 떨어져있다.

7. 바닥 모르고 떨어지는 유가
국제유가가 50달러대로 떨어졌다.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하루 3000만 배럴 생산 목표치를 유지하기로 결정하는 등 공급 과잉에 따른 것이다. 유가를 떨어드려 미국 셰일오일 회사들을 무너뜨리겠다는 '치킨게임'을 선포한 셈이다.

지난 12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1월 인도분 선물가격은 전 거래일보다 2.14달러, 3.6% 하락한 배럴당 57.81달러에 체결됐다. 이는 2009년 5월 이후 최저치다.

이 가운데 국제유가가 내년에 배럴당 40달러로 떨어질 경우, 한국이 유가 하락의 최대 수혜국 중 한 곳이 될 것이란 분석도 나오고 있다. 최근 옥스포드이코노믹스는 국제유가에 따른 2015~2016년 유가가 배럴당 40달러로 지속되면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4.1%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유가급락으로 대한항공은 내년도 영업이익이 50% 넘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며 주가가 급등하는 등 비용절감이 기대되는 해운, 항공주의 주가가 뛰고 있다. 반면 정유 및 조선업체에게는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8. 아베노믹스, 결국 실패?
지난달 일본 내각부는 올 3분기 실질 GDP(속보치)가 전 분기 대비 0.4%, 연율 기준으로는 1.6%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지난 2분기에 이어 2분기 연속 위축됐다. 통상 성장률이 2분기 이상 마이너스 행진하면 경기침체라고 한다. 이로써 일본 경제는 2012년 말 이후 2년 만에 또다시 침체의 늪에 빠진 것으로 평가된다.

특히 대다수 전문가들은 일본의 3분기 성장률(연율)을 평균 2.25% 수준으로 잡는 등 역성장을 예상치 못한 분위기였다.

이로써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장기불황 탈출을 목표로 한 경기부양책, 이른바 '아베노믹스'는 기로에 직면했다. 아베노믹스를 내걸고 두 번째 집권에 성공한 2012년 말의 상황으로 되돌아갔기 때문이다.

아베 신조 총리는 2차 소비세율 인상 시기를 미루고 14일 재신임여부를 묻는 하원 선거를 실시했다.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아베노믹스를 둘러싼 불확실성을 이유로 지난 1일 일본의 국가 신용등급을 'AA3'에서 'A1'으로 한 단계 강등했다.

9. 섀도보팅 폐지 논란
논란 끝에 섀도보팅 제도 연장이 결정됐다.

섀도보팅은 주주가 주주총회에 참석하지 않아도 투표한 것으로 간주, 예탁결제원이 주총 의결성립을 돕는 제도다.

섀도보팅은 이 때문에 1991년 도입됐다. 하지만 주총 활성화 저해 등 부작용을 이유로 금융당국은 오랜 논의 끝에 제도 폐지를 결정했다. 지난해 자본시장법 개정에 따라 오는 1월1일부터 폐지될 예정이다. 그렇지만 업계에선 주총이 성립되지 않거나 감사 선임 등 일부 안건이 의결정족수 미달로 파행을 빚을 것이란 우려를 제기했다.

지난 9일 김용태 의원이 폐지를 2017년까지 3년 유예하는 재개정안을 제출해 본회의에서 통과됐다.

10.중국 직접 투자 길 열렸다...후강퉁 시행
지난달 17일 중국 상하이 증시와 홍콩 증시간 교차거래 제도인 '후강퉁'이 사상 처음으로 시행됐다.

중국은 그동안 상장 주식을 내국인 전용인 A주와 외국인도 거래할 수 있는 B주로 나눠 외국인의 거래를 제한했다. 중국 증시에 투자하려는 외국인은 적격투자자(QFII) 자격을 받아야만 했다. 그렇지만 후강통 시행 이후부터는 QFII 자격이 없더라도 홍콩에서 상하이 A주에 상장된 주식을 매입할 수 있다.

시행 첫날, 국내 증권사 글로벌 데스크에도 본토 A주 주문 열기가 뜨거웠다.

후강통으로 외국인이 상하이 증시에 투자할 수 있는 일일한도는 총130억 위안(약2조2000억원)이다. 이 한도는 개장 10분 만에 거의 50%가 소진됐고 장 마감 1시간 전인 오후 2시58분에 전량 소진되며 후강통 열기를 증명했다.

그렇지만 이날 이후 한도는 10~30% 수준으로 채워지는 등 후강퉁 열기가 한 풀 꺾인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장기적 관점'에서 접근해야한다는 입장이다. 한편 후강퉁 시행으로 글로벌 자금의 한국증시 이탈 등의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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