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부실채권에 6000억 투자한다

머니투데이 심재현 기자 2014.12.09 0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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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1월 위탁운용사 선정…7% 이상 수익률 기대 속 경쟁 심화 우려도

국민연금 부실채권에 6000억 투자한다


국민연금이 국내 NPL(부실채권) 시장에 6000억원을 투자한다.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최근 국내 NPL펀드 위탁운용사 선정에 착수했다. 최종 선정 운용사는 3개사로 2000억원씩 총 6000억원을 출자할 계획이다.

위탁자금은 캐피탈콜 방식(투자건이 발생할 때마다 자금을 출자)으로 집행한다. 운용사는 이달 30일까지 접수받은 뒤 내년 1월말 최종 선정한다.



국민연금은 2009년 3000억원 규모의 펀드 2개를 설정했다가 2011년 각각 1500억원씩 증액했다. 국민연금 관계자는 "당시 설정한 펀드에 출자금이 대부분 집행되면서 추가 투자에 나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펀드는 국민연금이 전체 출자금의 70%까지만 약정하게 돼 있다. 국민연금을 주축으로 최소 8600억원의 자금이 NPL시장에 추가 투자되는 셈이다.



2009년 이후 5년만에 NPL시장에 국민연금의 대규모 자금이 풀리면서 운용사간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당시 8개사가 지원해 우리F&I(현 대신F&I)-유진자산운용 컨소시엄과 미국계 금융기관인 파인트리 등 2곳이 선정됐다.

NPL펀드는 3개월 이상 연체된 은행 여신을 채권화한 NPL을 싼값에 산 뒤 회수해 수익을 낸다. 금융위기 이후 시중은행의 구조조정과 바젤Ⅲ 시행으로 은행들이 정상화 가능성이 높은 NPL까지 시장에 풀면서 관련투자가 크게 늘었다.

투자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시장 1위 연합자산관리(유암코)의 점유율(입찰매각시장 기준)이 2011년 47.0%에서 지난해 37.7%까지 떨어지는 사이 국민연금과 저축은행·증권사 등의 점유율은 16.2%에서 28.8%로 올랐다.


3대 연기금 중에선 사립학교교직원연금(사학연금)이 2011년 300억원 규모의 NPL펀드를 설정한 뒤 지난해 2개의 펀드를 추가해 총 1000억원 규모의 NPL펀드 3개를 운영 중이다. 공무원연금도 지난해 300억원 규모의 NPL펀드를 처음 설정해 하나자산운용과 화인자산관리에 위탁했다.

일각에선 시장 과열에 따른 수익률 하락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금감원 관계자는 "저금리 저성장 국면에서 그나마 7% 이상의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는 NPL시장에 연기금까지 몰리고 있다"며 "다만 불안정한 경제 여건과 경쟁 심화 등으로 수익률이 지속적으로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은 염두에 둬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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