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電, 2조원대 자사주 취득···"이번엔 주가 오른다"

머니투데이 오정은 기자 2014.11.26 1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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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자사주, 지배구조 개편에 활용될 것...주가에는 호재"

그래픽=유정수 디자이너 그래픽=유정수 디자이너


기다렸던 삼성전자의 자사주 취득이 발표됐다. 증권업계는 삼성전자의 이번 자사주 취득을 단순한 주주환원을 넘어선 '지배구조 개편을 위한 포석'으로 해석했다.

26일 삼성전자 (76,700원 ▲400 +0.52%)는 총 2조1933억원 규모 자사주 매입을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보통주 165만주, 우선주 25만주를 27일부터 내년 2월26일까지 장내매수한다고 밝혔다. 취득 목적은 주가 안정을 통한 주주가치 제고다.



이날 종가 기준 취득 예정금액은 총 2조1933억원으로 보통주 1조9635억원, 우선주 2297억5000만원이다.

자사주는 상법상 배당 가능한 이익으로 취득해야 한다. 즉 삼성전자는 주주환원 방법으로 배당 증액과 자사주 매입 중 일단 자사주 매입을 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자사주 취득은 단기적으로 주가에 호재다. 하지만 증권업계 전문가들은 이번 삼성전자의 결정을 단순한 자사주 취득으로만 받아들이지 않았다.

허필석 마이다스에셋자산운용 대표는 "삼성전자는 이미 자사주 비율이 11%에 이르는데 추가 취득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이라며 "매각이나 소각할 의도가 없는 대규모 자사주는 결국 지배구조 개편이 이용될 것으로 관측된다"고 말했다.

특히 자사주는 지주회사 전환에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어 업계의 펀드매니저들과 애널리스트들은 자사주 매입에 큰 의미를 부여했다.


박중선 키움증권 연구원은 "자사주는 지주사 전환시 대주주의 지분율을 높이거나 사업 자회사의 지분 확보에 쓰인다"며 "삼성전자의 제일기획 자사주 매입도 그룹 차원의 자회사 지분 확보로 해석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날 삼성전자는 자사주 취득과 동시에 제일기획이 보유 중인 자사주 16% 가운데 10%를 매입키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의 제일기획 지분율은 2.6%에서 12.6%로 상승하게 됐고 삼성그룹 전체 지분율도 29%로 오르게 됐다.

삼성전자 주가 측면에서는 호재라는 해석이 많았다. 노근창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자사주 결정은 주가에 긍정적이다"며 "2015년 실적 턴어라운드에 대한 자신감을 갖고 주주환원 정책을 앞서 진행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과거 삼성전자의 자사주 매입 시기에는 주로 외국인 매도로 인해 주가가 크게 오르지 못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번에는 다르다"고 보는 시각이 많았다. 삼성그룹의 지배구조 개편과 맞물린 자사주 매입은 외국인들에게 긍정적인 신호를 줄 수 있다는 해석이다.

정재원 IBK자산운용 펀드매니저는 "과거 삼성전자 주가는 자사주 매입 기간에 크게 오르지 않았다"며 "하지만 이번 자사주 매입은 삼성그룹의 격변기에 이뤄진다는 점에서 지배구조 개편의 전초단계로 보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고 판단했다.

일각에서는 자사주 매입을 삼성전자가 지주회사로 전환하는 첫 번째 수순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삼성전자가 만약 지주회사 전환을 하기 위해 기업분할을 할 경우 사업자회사의 가치가 커지며 주가가 오르게 된다. 최근 외국인의 삼성전자 지분율이 사상 최고치 부근에서 맴도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한편 이날 코스피 시장에서 삼성전자 (76,700원 ▲400 +0.52%)는 전일대비 0.92% 오른 120만10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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