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애→김태희→김아중→아이유' 소주 모델의 계보

머니투데이 오승주 기자 2014.11.25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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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7년까지는 남성이 주 모델, '이영애' 기용해 매출 대박으로 반전..섹시·청순 등 이미지도 변화무쌍

'이영애→김태희→김아중→아이유' 소주 모델의 계보


'국민 여동생' 아이유(본명 이지은)가 하이트진로의 소주 브랜드 '참이슬' 모델로 발탁된 것을 계기로 소주 모델 선정 기준이 주목받는다. 다른 주류와 달리 소주는 유독 여성이 메인 모델로 활동하며 남성 모델의 '침범'을 허용하지 않는다.

소주는 '남자의 술'이라는 관념과 주류 광고의 한계가 맞물려 '소주 모델=젊은 여성'이라는 한국 특유의 등식이 바뀌지 않고 있다.



24일 주류업계에 따르면 '젊은 여성'이 소주 모델을 차지하는 것은 여전히 소주는 '남성 중심으로 밖에서 마시는 술'이라는 관념이 강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정부의 주류 광고 제한에 따라 소주는 방송 광고를 할 수 없어 주점에 붙은 포스터와 병에 새겨진 모델, 판촉만으로 소비자에게 어필해야 하는 특수성이 있다.

국내 주류 광고는 17도 이상 주류의 경우 방송 광고를 할 수 없다. 청소년 보호를 위해서다. 맥주나 와인 같은 17도 미만의 주류도 밤 10시 이후에만 방송 광고를 제한적으로 허용한다. 따라서 대부분 17도 이상인 소주는 방송 광고를 할 수 없다.



소주는 이 같은 제약으로 포스터나 술병에 붙여진 모델이 강렬해야 소비자에게 존재감을 알릴 수 있다. 한 소주업체 관계자는 "소주의 주 소비층은 여전히 남성"이라며 "집보다는 술집에서 마시는 경우가 많은 남성들 입장에서 술집 벽에 걸린 포스터에 남자가 있다면 심리적으로 거부감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남성 모델도 간간이 발탁되기는 하지만 여성 모델을 쓸 때보다 효과가 훨씬 덜하다"고 밝혔다.

맥주 등 17도 이하 술은 여성과 젊은 층이 즐기기 때문에 이를 겨냥한 남성 아이돌을 주 모델로 기용한다. 그러나 소주는 여전히 젊은 층보다는 중장년층 이상에서 사랑받기 때문에 '젊은 여성'을 메인 모델로 써야 먹힌다.

여성모델이 소주업계에 등장한 것은 1998년 '참이슬'이 출시 때부터다. 참이슬은 '산소 같은 여자' 이영애를 앞세워 소주업계에 '여성 메인모델'의 탄생을 알렸다.


이전까지는 노주현과 백일섭, 권해효 등 남성들이 소주모델의 주류를 이뤘다. 하지만 이영애가 참이슬을 들고 "오늘 저녁 한잔해요"라고 눈웃음을 짓자 소주시장에는 대 파란이 일었다. 하이트진로에 따르면 이영애가 모델로 나선 이후 참이슬 판매량은 1998년 2430만병에서 1999년 9450만병으로 4배 정도 급증했다.

참이슬은 이영애의 뒤를 이어 황수정(2000년), 박주미(2001년), 김정은(2002년), 최지연(2003년), 김태희(2004년), 성유리(2005년), 남상미(2006년), 김아중(2007년), 김민정(2008년), 하지원(2009년),이민정(2010년), 문채원(2011년), 공효진(2013년), 아이유(2014년)로 계보를 이어간다.

제품 콘셉트에 따라 2011년 문채원과 유아인이 커플을 이뤘고, 2007년에는 태진아 부자가 '세대공감'이라는 주제로 등장하긴 했지만 소주광고는 '여성'이라는 큰 틀은 깨지지 않고 있다.

롯데주류도 2006년 젊은 층을 겨냥한 '처음처럼'을 출시하며 참이슬에 맞불을 놓는다. 1대 모델 이영아를 선두로 구혜선(2007년)에 이어 2007년 후반부터 2012년까지 5년간 이효리의 '장기집권'이 이어졌다.

'이영애→김태희→김아중→아이유' 소주 모델의 계보
처음처럼은 이효리가 메인모델로 나선 시절 소맥 바람을 타며 '효리주'(회오리주)로 연간 4억병을 팔아치웠다. 이 덕에 소주업계 6위에서 2위로 단번에 뛰어 올랐다. 이효리 이후에는 구하라·현아·효린 3인방을 앞세워 섹시 콘셉트로 화제를 모았다. 올 들어서는 신민아와 계약하며 섹시에서 포근함으로 승부수를 바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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