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가장 세련된 커피시장…커피맛이 결국 승부수"

머니투데이 엄성원 기자 2014.11.24 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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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카페쇼 참석 맷 라운즈베리 스텀타운 부사장 인터뷰

맷 라운즈베리 스텀타운 부사장/사진=서울카페쇼맷 라운즈베리 스텀타운 부사장/사진=서울카페쇼


"한국 커피시장은 전세계에서 가장 역동적입니다"

미국 스페셜티커피 시장의 선두주자 '스텀타운커피로스터스'(Stumptown Coffee Roasters, 이하 스텀타운)의 맷 라운즈베리 부사장(사진)은 지난 18일 서울카페쇼 참석을 위해 한국을 처음 찾았다가 한국 커피시장의 빠른 발전속도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한국에 머문 시간은 짧지만 한층 커진 우리 커피시장에 큰 인상을 받은 게 역력해보였다.

라운즈베리 부사장은 지난 주말 머니투데이와의 인터뷰를 통해 한국이 호주와 함께 전세계를 통틀어 가장 역동적으로 변화하는 시장이라고 말했다. 현재 미국 카페시장은 특유의 로스팅, 블렌딩 기술을 통해 원두 본연의 맛을 한층 살려낸 3세대 스페셜티 커피가 주목받는 '제3의물결'이 지배하고 있는 상황.



한국 역시 1세대 간편한 인스턴트 커피와 2세대 원두 맛을 강조한 전문점 커피에서 한발 더 나아가 고객 취향별로 다른 로스팅 기법과 블렌딩 비율이 적용된 보다 고급화된 커피가 새로 주목받고 있다.

1999년 미국 포틀랜드에서 정통 로스터리 카페로 첫 문을 연 스텀타운은 인텔리젠시아, 카우터컬쳐와 함께 미국 내 스페셜티커피 '빅3'로 불리며 이 같은 커피시장의 세번째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 포틀랜드, 시애틀, 뉴욕 등지에 이어 최근 에는 LA와 미국 남부 지역으로까지 지점망을 넓혀가고 있다.



국내 커피 시장도 최근 이른바 로스팅카페, 프리미엄 커피전문점 등의 이름 이름으로 이 같은 스페셜티커피 매장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은 마찬가지다. 최상의 커피 원두를 볶고(로스팅), 최적의 원두 배합을 찾아내는(블렌딩) 일련의 과정을 통해 최상의 커피 맛과 향을 지향한다는 게 이들 스페셜티 커피 매장의 특징이다.

라운즈베리 부사장은 "스텀타운은 같은 장소에서 로스팅과 블렌딩, 커피 판매를 겸하고 있다"며 "고객이 커피 맛과 향을 하나의 매장 안에서 한번에 즐길 수 있다는 게 장점"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한국도 커피의 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며 "이 같은 로스터리카페나 스페셜티커피 매장의 시장 기회가 충분하다고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그는 특히 "스페셜티커피 매장이나 로스터리카페 등의 관건은 최고의 원두 질과 차별화된 커피 경험을 고객에게 제공한다는 것"이라며 "(로스터리카페 등이) 기존 대형,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의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스페셜티커피를 파는 프리미엄 커피 매장이나 로스터리카페가 본연의 시장 영역을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말뿐이 아닌 맛과 향으로 고객들의 주목을 받아야 한다는 말이다.


그는 또 최근 한국의 커피전문점 열풍에 대해 "점심 먹고 커피를 즐기는 형태의 독자적인 커피문화로 발전돼가는 듯한 인상"이라며 "스타벅스 등 커피전문점들이 급성장하고 있는 것도 같은 이유라고 본다"고 말했다.

라운즈베리 부사장은 다만 한국 커피시장이 급격한 성장에 밀려 다양성 측면에서는 아직 부족한 점이 많다고 지적했다. "대형 커피전문점들이 늘어나면서 독특한 커피 맛을 지닌 작은 규모의 독립 카페들이 설 자리가 줄어들고 전반적인 커피 물가(전문점 원두커피 가격)도 오르는 것 같다"며 "좋은 커피만이 (5000원이 넘는) 그 정도의 가격을 받을 자격이 있다"고 귀띔했다.

최근 대형 커피 전문점들이 디저트는 물론 음료까지 거듭 메뉴 수를 늘려가고 있는 것에 대해서도 아쉬움을 표했다. 라운즈베리 부사장은 "에스프레소가 진정으로 맛있는 카페가 마지막에 살아남는다"며 "한국은 호주와 함께 가장 세련된 커피시장임을 커피사업을 준비하는 젊은 창업자들이 유념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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