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옵션·회사채..개인도 쉽게 투자한다

머니투데이 한은정 기자 2014.11.17 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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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N, 자본시장 새로운 도전]<3-1>신한금융투자·한국투자증권·현대증권

편집자주 오늘(17일) ETN(상장지수증권) 시장이 문을 엽니다. 머니투데이는 ETN이란 무엇이며 ETN시장 개설이 우리 금융투자시장에서 어떤 의미가 있는지 등에 대해 3회에 걸쳐 심층적으로 분석, 소개했습니다. 오늘은 국내 첫 ETN 상품에 대한 면면을 상세히 전달합니다.

환율·옵션·회사채..개인도 쉽게 투자한다


ETN(상장지수증권) 시장이 오늘(17일) 개장한다. ETN은 기초자산의 수익률을 추종하는 상품으로 일반 종목이나 ETF(상장지수펀드)처럼 주식시장에서 손쉽게 매매할 수 있다. 기초자산 편입과 관련해 제약이 많았던 ETF에 비해 다양한 전략 상품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이 ETN의 장점이다. 우리투자증권, KDB대우증권, 삼성증권, 신한금융투자, 한국투자증권, 현대증권 등 6개사가 10개 상품으로 ETN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외국인의 시각으로 투자하고 싶다면=신한금융투자가 출시하는 ‘K200 USD 선물 바이셀 ETN’과 ‘USD K200 선물 바이셀 ETN’은 코스피200에 달러 환율 변화를 섞은 상품이다. 외국인의 투자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



K200 USD 선물 바이셀 ETN은 코스피200선물을 매수하고 미국 달러 선물을 매도한다. 코스피200이 오를수록, 원/달러 환율이 떨어질수록 수익이 커지는 구조다. 외국인 자금 유입으로 원화강세(환율하락), 주가 강세가 진행될 때 수익이 극대화된다.

신한금융투자가 코스피 상승장인 2011년 9월26일부터 2012년 6월26일까지, 지난해 6월26일부터 지난해 10월23일까지 이 상품을 자체 운용한 결과 34.98%와 27.20%의 수익을 냈다. 같은 기간 코스피200선물은 각각 26%와 15.18% 올랐다. 코스피200선물의 상승률에 원화강세를 통한 플러스 알파 수익률이 각각 8.98%포인트, 12.01%포인트 더해진 것이다.



USD K200 선물 바이셀 ETN은 반대의 경우를 예측하고 투자한다. 코스피200선물을 매도하고 미국 달러 선물을 매수한다. 코스피200가 떨어지고 원/달러 환율이 오를 때 수익을 낼 수 있다. 원화약세(환율상승)일 때 외국인의 자금이 빠져나가고 주가가 약세를 띤다는 점에 착안했다.

2011년 4월27일부터 2011년 9월26일까지, 2012년 3월16일부터 2012년 7월25일까지, 2013년 5월31일부터 2013년 6월25일까지, 2014년8월28일부터 2014년 10월13일까지 네 번의 하락장에서 코스피200선물은 각각 -26.54%, -14.26%, -11.27%, -8.17%의 수익률을 나타냈다. 같은 기간 이 상품은 각각 44.67%, 17.69%, 15.46%, 14.49%의 수익을 거뒀다. 코스피200 인버스 상품과 비교하면 적게는 3%포인트에서 많게는 18%포인트 초과 수익을 냈다.

이들 ETN은 박스권보다 상승이나 하락장이 예상될 때 유리하다. 명석웅 신한금융투자 에쿼티파생팀 부서장은 "신한금융투자의 ETN은 증시가 바닥이라고 판단해 상승을 예상하거나 고점이라고 판단해 하락을 예상할 때 투자하면 좋다"며 "달러의 움직임에 따라 추가 수익을 내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옵션투자가 어렵다는 생각은 버려라=한국투자증권의 ETN은 '합성전략'이 키워드다. 선보이는 상품은 'TRUE 코스피 선물매수 콜매도 ETN'과 'TRUE 코스피 선물매도 풋매도 ETN' 두 가지다. 지수 상승시 수익을 얻을 수 있는 콜옵션 연계상품과 지수 하락에 방어할 수 있는 풋옵션 연계상품이다. 두 상품 모두 코스피200 변동폭이 일정 범위 내로 제한될 때 초과 수익을 낼 수 있다.

TRUE 코스피 선물 매수 콜매도 ETN은 코스피200선물을 매수하고 5% 외가격 코스피 콜옵션을 매도하는 커버드콜 전략을 쓴다. 이 상품은 지수 상승시 코스피200선물의 수익률에 옵션 매도 프리미엄으로 추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다만 매도한 콜옵션이 행사되는 경우 즉, 지수가 직전월 옵션 만기일 대비 약 5% 이상 급등하면 코스피200이나 코스피200선물 대비 수익이 제한된다.

TRUE 코스피 선물 매도 풋매도 ETN은 코스피200선물을 매도하고 5% 외가격 코스피 풋옵션을 매도하는 커버드풋 전략을 구사한다. 지수 하락시 코스피200선물 하락률만큼 수익을 얻고 여기에 풋옵션 매도에 따른 추가 수익을 얻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다만 지수가 직전월 옵션 만기일 대비 약 5% 이상 급락하면 매도한 풋옵션이 행사돼 수익이 한정된다.

이 두 ETN을 함께 매수하면 콜옵션과 풋옵션을 양매도하는 효과가 발생한다. 옵션 양매도 전략은 지수가 일정 범위 안에 있을 때 절대수익을 달성할 수 있는 기법이지만 개인투자자들이 쉽게 구사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TRUE ETN 콜 상품과 풋 상품을 동시에 매수하면 이같은 효과를 낼 수 있어 코스피200이 월간 -5~+5% 이내에 있을 경우 절대 수익이 발생하게 된다. 지난해 1월부터 올해 10월 6일까지 두 ETN을 모두 보유했다고 가정하면 7.34%의 수익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기간 코스피200는 6.07% 빠졌다.

이 상품은 코스피200선물•옵션을 사용하기 때문에 증거금을 제외한 보유현금은 3개월 CD금리로 투자해 투자자에게 수익률로 돌려준다.

김연추 한국투자증권 투자공학부 팀장은 "코스피200의 과거 5년간 월간 등락률 평균은 0.5%에 불과했다"며 "콜매도 ETN과 풋매도 ETN은 월간 변동성이 5% 이내에 머물러 있는 박스권 장세에서 초과 성과를 달성할 수 있는 상품"이라고 설명했다.

◇위험하지 않은 회사채 투자를 원한다면=현대증권은 'able 코스피200선물플러스 ETN'과 'able Quant비중조절 ETN'을 출시한다.

able 코스피200선물플러스 ETN은 코스피200선물의 수익률에 현대증권 등급의 단기 회사채 수익률까지 함께 추구할 수 있는 상품이다. 코스피200 ETF에 투자하려면 투자하고 싶은 금액만큼 현금이 있어야 한다. 반면 코스피200선물은 증거금만 있으면 되고 증거금을 제외한 나머지 돈은 다른 투자처에 넣어 코스피200선물 수익률에 추가 수익까지 얻을 수 있다. 현대증권은 이 점에 착안해 상품을 개발했다.

또 코스피200선물에 투자하면 배당이 없지만 이 ETN에 투자하면 배당수익까지 누리는 효과가 있다. 보통 코스피200선물 6, 9, 12월물은 코스피200보다 비싸지만 12월말에 있는 배당락일에 걸쳐있는 3월물의 경우에는 배당은 없는 대신 코스피200보다 싸게 거래된다. 하지만 3월물도 배당락일전까지 싸게 거래되다 배당락일이 지나면 오르게 되는데 즉, 배당수익만큼이 평가액으로 반영되는 것이다. able코스피200선물플러스 ETN은 최근월물로 투자하다가 만기일이 지나면 4분의 1씩 4일에 걸쳐 그 다음 최근월물로 갈아타기 때문에 코스피200선물 3월물에 투자할 때는 배당이 재투자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able 코스피200선물플러스 ETN은 투자자들의 자금으로는 회사채를 사고 이 회사채를 증거금으로 코스피200선물을 매수한다. 이 상품은 현대증권과 같은 AA- 등급의 6개월 만기 회사채에 투자하는데 금리는 보통 3개월 CD금리보다 5bp(0.05%포인트) 정도 높다. 회사채는 직접 투자하는 것이 아니라 15개 회사채의 금리를 지수로 만들어 이 지수의 수익률을 추종하는 것이기 때문에 회사 부도로 인한 위험성은 없다.

able Quant비중조절 ETN은 현대증권이 시가총액 상위 150개 종목으로 만든 와이즈K150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한다. 이 상품은 와이즈K150지수에 편입되는 종목들의 비중을 조정해 코스피200 대비 초과 수익을 추구한다. 와이즈K150지수 가운데 상승 가능성이 높은 비중 30%의 종목에 대해서는 와이즈K150지수 편입비에 비해 50%를 더 담고 상승 가능성이 낮은 비중 30%의 종목에 대해서는 편입비 대비 50%를 줄인다. 이 결과 상승 가능성이 높은 종목의 비중은 45%가 되고 상승가능성이 낮은 종목의 비중은 15%로 줄어든다. 다만 전체 비중의 20%를 차지하는 삼성전자는 비중을 조절하지 않는다.

현대증권이 able 코스피200선물플러스 ETN을 2007년부터 올해까지 자체 운용한 결과 코스피200 대비 연평균 1.46%포인트의 초과 수익을 달성했다. able 퀀트비중조절 ETN은 2003년부터 올해까지 12년간 자체 운용한 결과 코스피200 대비 연평균 1.01%포인트의 초과수익을 냈다.

김세종 현대증권 에쿼티파생본부 과장은 "두 상품 모두 인덱스에 투자하려는 안정적 성향의 투자자들에게 적당한 상품"이라며 "수익을 위해서는 장기적으로 투자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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