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삼웅 전 기아자동차 사장. /사진=기아자동차 제공
이삼웅 기아자동차 대표이사 사장이 31일 기아자동차 파업으로 1조원 넘는 매출 차질이 빚어진 데 책임을 지고 사퇴했다. 후임에는 재경본부장인 박한우 사장이 임명됐다.
이 전 사장은 현대자동차그룹 내에서 손꼽히는 노사 전문가다. 육군사관학교를 나와 기아자동차 국내영업본부 북부지역본부장을 맡으며 산업계에 투신했다. 이후 기아차 소하리공장장, 화성공장장 등을 지냈다. 기아차 대표이사 사장으로는 2011년 4월 취임했다.
이 전 사장은 지난 28일 기아차 임금 단체협상이 최종 타결되자 정몽구 회장을 비롯한 그룹 임직원들에게 사의를 밝혔다. "사장 취임 후 4년 동안 불합리한 노사 관행을 개선하려 노력했지만 올해도 협상이 장기화되고 파업까지 빚어져 사퇴로서 경종을 울리려 한다"는 게 사퇴의 변이었다고 한다.
이 전 사장은 "현재와 같은 노사 관행을 바로잡지 않으면 산업기반이 무너지고 근로자들은 일자리를 잃을 수밖에 없다"며 "우리도 미국 디트로이트의 전철을 밟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고 현대차 고위 관계자가 전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이 사장은 강직한 성격으로 책임감이 강한 사람"이라며 "노사관행을 바꾸지 못하고 아까운 사람을 떠나보내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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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임 박한우 사장은 단국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주로 재경 부문에서 근무해 온 재무통이다. 현대차 인도법인 재경담당 임원으로 오랫동안 근무했으며 인도법인에서 이사, 상무, 전무, 부사장을 역임했다. 이후 기아차 재경본부장으로 자리를 옮겼고, 지난 7월 사장으로 승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