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모뉴엘 거래은행 10곳 내일부터 검사

머니투데이 박종진 기자 2014.10.26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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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여신 총 6768억원, 어떻게 내줬나 집중 점검…부실심사 여부, 대출금 자금흐름 등 검사

금감원 서울 여의도 본원 전경/사진=머니투데이 자료사진금감원 서울 여의도 본원 전경/사진=머니투데이 자료사진


금융감독원이 돌연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해 의혹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가전업체 모뉴엘의 거래은행을 일제히 검사한다.

여신을 내주는 과정에서 심사가 제대로 이뤄졌는지, 대출금의 사용처가 적정했는지 등을 살펴볼 계획이다.

26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감원은 27일부터 기업, 산업, 수출입, 외환은행 등 10개 은행에 검사역을 파견해 모뉴엘 여신관련 검사를 실시한다.



금감원 관계자는 "은행별 여신규모가 적지 않고 사회적 파장을 일으킨 만큼 검사를 해볼 필요가 있다"며 "상당수 대출이 무역보험공사(무보)의 보증서를 바탕으로 나갔는데 이 과정에서 적정성도 따져볼 것"이라고 밝혔다.

금감원이 파악한 모뉴엘의 은행권 여신은 총 6768억원(9월말 기준)이다. 담보대출이 3860억원이지만 대규모 손실이 불가피한 신용대출도 2908억원에 달한다.



은행별로는 기업은행이 1508억원으로 가장 많고 산업은행 1253억원, 수출입은행 1135억원, 외환은행 1098억원, 국민은행 760억원 등의 순이다.

이중 모뉴엘이 제품을 수출하면서 무보로부터 받아온 보증서를 근거로 내준 대출이 약 3200억원 정도다.

모뉴엘은 2007년 241억원에 불과하던 매출액이 2013년 1조2737억원으로 급상승했다. 홈시어터PC를 중심으로 로봇청소기, 제빵기 등 감각적 디자인의 아이디어 제품을 연이어 내놓으며 시장의 호평을 받았다.


하지만 모뉴엘은 지난 20일 갑작스럽게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아직 그 원인이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았지만, 수출금액을 부풀린 허위 매출채권으로 금융권에서 돈을 융통해온 혐의를 받고 있다. 금융당국은 모뉴엘과 자회사인 잘만테크의 회계 기준 위반 혐의를 포착하고 사실 확인에 나섰다.

금감원 관계자는 "은행들이 여신심사를 규정에 맞게 했는지, 모뉴엘과 유착관계가 있었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볼 것"이라며 "대출금이 용도에 맞게 쓰였는지도 들여다봐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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