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둑놈 된 공무원, 출근하기도 겁난다"

머니투데이 남형도 기자 2014.10.24 1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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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연금개혁 토론 공무원들, 의견 쏟아내…“공무원 합의에 참여시켜 달라”

공무원연금개혁을 위한 공론의 장에 사실상 처음으로 참여한 공무원들이 절차상 배제됐던 문제와 개혁안 강도 등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쏟아냈다.

24일 공무원연금개혁에 대한 여론 수렴을 위해 정부청사 별관에서 국민포럼이 개최됐다. 24일 공무원연금개혁에 대한 여론 수렴을 위해 정부청사 별관에서 국민포럼이 개최됐다.


24일 안전행정부는 공무원연금개혁 방안에 대한 각계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전문가·시민단체·공무원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띤 토론의 장을 열었다.



이날 참석한 토론자들은 정부가 마련한 공무원연금개혁 방안에 대한 절차와 주요 내용을 놓고 찬반 토론을 벌이는 등 다양한 의견을 제시했다.

특히 공무원연금개혁의 당사자인 공무원들은 토론 참여에 더욱 적극적이었다. 이날 토론 패널로 참석한 이종엽 안행부 직협회장은 “정부가 대안도 없이 극약처방을 내놨다”며 “하위직은 연금 200만원을 못 받는 사람이 대다수인데 이에 대한 사기 진작 방안을 마련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이 직협회장은 “승진과 보수, 직급체계 개선 등 공무원연금개혁에 따른 대안도 함께 마련해 달라”고 주문했다.

포럼에 참석한 한 도청 직원은 “공무원이 졸지에 세금을 깎아먹는 주범이 됐다”며 “사람들이 공무원을 도둑놈이라고 욕하는 것 같아 아침에 넥타이 메고 출근하기가 겁난다”고 하소연했다.

이 직원은 “공무원연금과 국민연금은 구조가 완전히 다르기 때문에 비교하면 안된다”며 “차라리 정부가 재정적자 상황을 이야기 하며 공직자가 개혁에 앞장서 달라고 해야 했다”고 말했다.


포럼에 참석한 다른 정부부처 공무원도 “공무원은 제도에 따라 꼬박꼬박 연금을 낸 것 말고는 없다”며 “개혁이 필요하면 해도 괜찮으니 합의 과정에서 당사자를 빼놓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주문했다.

정종섭 안전행정부 장관은 포럼을 마친 후 “오늘 포럼이 출발이고 말씀하신 내용을 전부 정돈해서 다음 논의가 더 잘 이뤄질 수 있도록 하겠다”며 “공무원연금 개혁에 대해 공직자가 처음부터 잘못됐다고 지적하면 논의가 어렵게 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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