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반도체 영웅' 故강대원 박사 흉상 세웠다

머니투데이 임동욱 기자 2014.10.24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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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흉상 제막식 개최.."업적 본받고 미래세대 동기부여"

24일 서울대 반도체공동연구소에서 진행된 한국이 낳은 세계적인 반도체 공학자인 故 강대원 박사의 흉상 제막식에서 고인의 매제인 김건중 박사(흉상 왼쪽 첫번째, 전 한국정보통신 사장)와 고인의 여동생인 강성화씨(흉상 왼쪽 두번째) 등 유족과 흉상건립을 주도한 이종덕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명예교수(흉상 오른쪽 첫번째) 등이 흉상의 막을 걷어내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나경수 전자정보인협회장, 이종희 한국반도체산업협회 상무, 김석기 고려대 전기전자전파공학부 퇴임교수(실리콤텍 사장), 강성화씨, 김건중 박사, 이종덕 교수, 유영욱 셀로코 사장./사진=오동희 기자 hunter@  24일 서울대 반도체공동연구소에서 진행된 한국이 낳은 세계적인 반도체 공학자인 故 강대원 박사의 흉상 제막식에서 고인의 매제인 김건중 박사(흉상 왼쪽 첫번째, 전 한국정보통신 사장)와 고인의 여동생인 강성화씨(흉상 왼쪽 두번째) 등 유족과 흉상건립을 주도한 이종덕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명예교수(흉상 오른쪽 첫번째) 등이 흉상의 막을 걷어내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나경수 전자정보인협회장, 이종희 한국반도체산업협회 상무, 김석기 고려대 전기전자전파공학부 퇴임교수(실리콤텍 사장), 강성화씨, 김건중 박사, 이종덕 교수, 유영욱 셀로코 사장./사진=오동희 기자 hunter@


서울대가 한국이 낳은 '반도체 영웅'의 기념흉상을 교내에 세웠다.
서울대 반도체공동연구소는 24일 오전 세계적인 반도체 공학자인 고(故) 강대원 박사 흉상 제막식을 개최했다.

서울대 반도체 공동연구소 개소 26주년 기념식 직후 열린 제막식에는 황철성 반도체 공동연구소장, 이건우 공대 학장, 차국린 물리학부장 등 학계, 연구소 관계자와 유영욱 셀로코 사장, 김석기 실리콤텍 사장, 나경수 전자정보인협회장, 이종희 한국반도체산업협회 상무 등 업계 관계자를 포함해 60여명이 참석했다.



유족 대표로 강 박사의 매제인 김건중 박사(전 한국정보통신 사장)와 여동생 강성화 씨가 참석했고, 기념 흉상을 직접 제작한 이용덕 서울대 미대 교수도 모습을 보였다.

황철성 반도체 공동연구소장은 이날 기념사에서 "우리는 그동안 고 강대원 박사의 빛나는 업적을 잘 모르고 있었다"며 "선배의 업적을 본받고 미래 세대들에게 동기를 부여한다는 취지로 연구소 입구에 기념흉상을 세우게 됐다"고 말했다.



김건중 박사는 축사를 통해 "그분의 업적을 서울대가 기억하고 이 같은 성의를 보여준데 감사하다"며 학교와 연구소 측에 감사를 표했다.

1931년 생으로 1992년 타계한 강 박사는 서울대 물리학과를 졸업한 후 미국으로 건너가 오하이오주립대에서 물리학 석사와 박사학위를 받았고, 1959년부터 벨연구소(밸랩)에서 20여년을 근무하며 정보기술(IT) 세상의 문을 연 반도체의 기초 핵심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서울대 반도체공동연구소 앞에 세워진 한국이 낳은 세계적인 반도체 공학자인 故 강대원 박사의 흉상. 24일 진행된 제막식에서는 고인의 매제인 김건중 박사(전 한국정보통신 사장)와 고인의 여동생인 강성화씨 부부를 비롯해 학계와 업계 관계자 60여명이 참석해 고인의 업적을 기렸다./사진=오동희 기자 hunter@ 서울대 반도체공동연구소 앞에 세워진 한국이 낳은 세계적인 반도체 공학자인 故 강대원 박사의 흉상. 24일 진행된 제막식에서는 고인의 매제인 김건중 박사(전 한국정보통신 사장)와 고인의 여동생인 강성화씨 부부를 비롯해 학계와 업계 관계자 60여명이 참석해 고인의 업적을 기렸다./사진=오동희 기자 hunter@
강 박사가 최초로 개발에 성공한 MOS-FET(모스펫) 반도체는 세계 최초의 반도체인 BJT(Bipolar Junction Transistor)와는 달리 칩을 고집적화하고 대량 양산할 수 있도록 해 전자산업의 씨앗을 뿌렸다.


삼성전자나 애플, 인텔, SK하이닉스 등이 오늘날 정보화 사회를 이끌고 있는 것도 강 박사의 기초 기술 개발의 결과다.

이 공로로 강 박사는 한국인으로는 최초로 2009년 미국 '발명가 명예의 전당'에 헌액됐다. 명예의 전당에는 발명왕 토마스 에디슨을 비롯해 라이트 형제, 노벨 외에도 전화기를 발명한 알렉산더 그레험 벨, 슈퍼 컴퓨터를 개발한 세이무어 크레이 등 세계적 인물들이 앞서 이름을 올렸다.

생전에도 강 박사는 미국 과학계의 주목을 한 몸에 받았다. 그는 상대성 이론의 알버트 아인슈타인, 양자 우주론의 스티븐 호킹이 수상했던 프랭클린연구소의 스튜어트 발랜틴상을 1975년 받았다. 한국인 최초로 전미 전기전자통신기술인협회(IEEE)와 벨랩의 펠로우(Fellow)를 지냈고 오하이오주립대의 탁월한 동문상도 받았다.

22개의 미국 특허를 갖고 있는 등의 빛나는 업적에도 불구하고 정작 국내에서는 강 박사를 기리기 위한 이렇다 할 움직임이 없어 주변을 안타깝게 했으나, 이날 흉상 제막식으로 그나마 후학들이 강 박사를 기억할 수 있는 단초를 마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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