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스마트폰 시장 성장에 日 부품업체 '방긋'

머니투데이 최은혜 기자 2014.10.21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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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스마트폰 열풍 덕분에 일본 부품업체들이 수혜를 입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샤오미와 레노보, 화웨이 등 중국의 스마트폰 제조업체들이 삼성전자와 애플의 아성을 넘볼 정도로 급성장하면서 이들 기업에 부품을 납품하는 일본 업체들이 활기를 띠고 있다는 것이다.

WSJ에 따르면 무라타, TDK 등 일본 부품업체들은 스마트폰의 디스플레이와 와이파이 모듈 등 다양한 부품을 중국 기업에 수출하고 있다.



무라타의 츠네오 무라타 회장은 "거의 모든 휴대전화 제조업체들이 우리의 고객"이라며 "부품 수요의 규모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일본 부품업체들이 삼성이나 애플보다 중국 브랜드에 대량의 제품을 납품하는 경우도 많다고 전했다. 골드만삭스의 다이키 다카야마 애널리스트는 일부 중국 브랜드의 스마트폰에는 일본 부품이 단가 기준으로 절반을 차지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반면 아이폰 제품에는 일본 부품이 3분의 1 정도 쓰이며 삼성 제품은 그보다도 적다고 모간스탠리 MUFG 증권의 쇼지 사토 애널리스트는 말했다.

중국 스마트폰 제조기업들은 해외 진출을 꾀하면서 제품의 질을 높이기 위해 일본 부품 구매를 늘리고 있다.

중국 스마트폰 제조업체 ZTE는 고가의 스마트폰 모델에 일본 샤프의 디스플레이와 소니의 카메라 모듈을 사용하고 있다. ZTE의 루 챤하오 휴대폰 마케팅전략 책임자는 기술적 노하우와 제조 전문성, 품질 관리 등을 일본 부품업체의 장점으로 꼽았다.


재팬 디스플레이의 경우 애플에 납품하는 부품의 선적이 지연되면서 이번 회계연도에 손실이 예상된다고 밝혀 주가가 급락하기도 했다. 하지만 같은 기간 중국 스마트폰 제조업체들에 판매한 매출액은 세 배로 늘어난 1800억위안(약 16억8000만달러)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재팬 디스플레이는 한국의 LG 디스플레이의 경쟁사로 스마트폰과 태블릿 기기의 액정 디스플레이를 생산한다고 WSJ은 전했다.

무라타는 세계 최대 휴대폰 콘덴서 생산업체로 35%의 시장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다. 생산 일정이 빠듯한 스마트폰 업계 특성상 안정적인 납품으로 인정받고 있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말했다.

모간스탠리의 사토 애널리스트는 무라타가 중국 스마트폰 제조업체들에 기기당 2~3달러의 부품을 판매하고 있는 것으로 추산했다. 애플의 아이폰에는 기기당 9~10달러의 무라타 부품이 들어가는 것으로 추산됐다.

무라타의 스마트폰 및 기타 통신 기기용 부품 판매 매출은 최근 5년 동안 약 90% 성장했고 이 회사의 총 매출도 60% 늘어났다.

WSJ은 또 일본 부품업체들이 엔화 약세로부터도 수혜를 입어 한국·중국 경쟁업체들과의 가격 격차를 좁혔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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