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만에 4집 '거울'을 들고 돌아온 '솔의 대부' 바비 킴. 그는 25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리는 머니투데이 주관 'u클린 청소년 문화콘서트' 무대에 올라 노래와 토크쇼를 펼친다. /사진제공=오스카엔터테인먼트
이런 의문을 쉽게 떨쳐내기 어려운 상황에서 마침 4년만에 나온 그의 새 음반 '거울'을 들었다. 가을에 어울리는 따뜻한 12곡을 훑다가 귀에 박히는 가사들 앞에서 멈췄다. 슬쩍 지나쳐버릴 법도 하지만, 진실한 위로와 희망, 자유가 어우러진 가사들이 귓가에 진하게 울렸다.
한번쯤 겪을지도 모를 거리의 방황, 또 그렇게 살기를 원했던 자유로운 삶. '솔(Soul)의 대부' 바비킴(본명 김도균·41)은 청소년의 마음을 알아차린 듯, 그들을 향한 희망과 자유의 메시지를 새 음반에서 한껏 풀어놓았다.
"지난 4년간 우울증에 푹 빠져있었어요. MBC '나는 가수다' 등 여러 활동하느라 지쳐있었고, 지난해 친구도 죽어서 긍정적으로 무슨 일을 한다는 게 불가능할 정도였죠. 그래도 어린 시절 더 힘든 일도 겪었으니, '잘 될거야'란 믿음을 갖고 버텼어요."
10주년 콘서트에서 바비킴이 들려줄 얘기는 어떤 것일까. 그는 "'달려가라'는 얘기를 주로 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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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에 어울리는 목소리의 주인공 바비킴이 22일 내놓은 4집 '거울'은 감성적 노랫말이 돋보이는 12곡을 담았다. /사진제공=오스카엔터테인먼트
바비킴은 2세때 미국 샌프란시스코로 부모를 따라 이민갔다. 그 곳엔 한국인이 소수여서 매일 인종차별을 당하기 일쑤였다. 그는 "매일 학교 가기 전, 친구들이 덜 괴롭혔으면 좋겠다고 기도했다"며 "학교에서 스트레스 받으면 집에와서 누나한테 화풀이하고 다퉜다"고 회고했다.
외로움과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일은 트럼페터 아버지가 집에 틀어놓던 음악이었다. 마이클 잭슨 춤을 따라추고, 좋아하는 가수의 성대모사를 배우면서 그의 삶은 좀 더 '세상속으로' 들어갔다. 친구들이 동양인의 재능을 인정하고 받아들인 것이다.
"부모님이 음악하는 것만큼은 반대하셔서 갈등이 컸어요. 그래서 고등학교땐 방황도 많이 했죠. 돌이켜보면 공부는 소홀했지만, 하고 싶은 걸 끝까지 놓치지 않고 어떻게든 열심히 했던 것 같아요."
요즘 청소년들은 인터넷과 친숙하고 게임이 생활의 일부라고 알려주자, 바비킴은 "나는 인터넷을 가장 멀리 하는 사람"이라고 웃었다. 바비킴은 트위터도 페이스북도 하지 않는 아날로그 인간이라고 했다.
"문자보다 사람 만나서 얘기하는 걸 좋아해요. 우리는 로봇이 아니잖아요. 밖에 나가서 놀고 얘기하고 그래야하지 않을까 싶어요. 인간에게 가장 중요한 건 대화니까요."
바비킴은 2004년 31세 나이로 첫 솔로 음반을 냈다. 20세 때부터 음악 활동을 했지만, 별다른 성과를 보지 못했다. 그럴 때마다 그는 오히려 더 세상과 부딪혔다. 영어 강사에 드라마 엑스트라에 랩 피처링으로 아르바이트를 했고, 음악을 만들면 거리로 데모 테이프를 들고 나갔다.
"흔한 얘기처럼 들리겠지만, 포기는 언젠가 후회라는 단어로 남을 상처예요. 이 순간 꿈이 이뤄질 것 같지 않더라도, 언젠가 되겠다는 생각을 잊으면 안됩니다. 그리고 컴퓨터가 아닌 다른 사람과 꼭 대화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