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재수·삼수 효과 없어”…어려워진 SSAT, 응시자들 ‘당혹’

머니투데이 유엄식 기자, 박계현 기자 2014.10.12 1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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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각적사고 난이도↑…역사관련 문항 수 늘고, 삼성제품 알아야 풀이 가능

올해 4월 서울 강남구 대치동 단대부고에서 열린 상반기 삼성 직무적성검사(SSAT)를 마친 응시자들이 수험장을 빠져나가는 모습. /사진=뉴스1 올해 4월 서울 강남구 대치동 단대부고에서 열린 상반기 삼성 직무적성검사(SSAT)를 마친 응시자들이 수험장을 빠져나가는 모습. /사진=뉴스1


“여러 번 본다고 잘 볼 수 있는 시험이 아닌 것 같다” (25세 문 모씨, 상반기 이어 하반기 연속 SSAT 응시)

“삼성전자 신제품을 알고 있어야 풀 수 있는 문제가 많았다” (26세 신 모씨)

12일 하반기 삼성직무적성검사(SSAT)를 치른 응시자들은 예상보다 난이도 높은 문제에 당혹감을 나타냈다. SSAT 시험을 2번, 3번 본 응시자들도 “전반적으로 난이도가 어려웠다”, “단순히 수험서만 봐서는 안되는 유형이 많았다”는 반응을 나타냈다.



◇ 시각적사고 어려워…"시간 부족했다"= 특히 ‘시각적사고’ 영역에서 종전과 완전히 다른 유형이 나와 시간이 부족했다는 응시자들이 많았다.

상반기에 이어 연속으로 SSAT에 응시했다는 김 모씨(24세)는 “시공간 지각능력을 묻는 문제가 기억에 나는데 예년과 유형이 아예 달랐다”며 “상반기 문제는 도형 잘린모양을 토대로 전개도를 유추하면 됐는데 이번에는 ‘종이접기’ 형식으로 뒷면에 나오는 문양을 추론하는 문제가 나왔다. 시간이 부족했다”고 말했다.



역시 이번이 두번째 SSAT 시험이라는 김 모(27)씨도 "'종이를 접어서 나오는 모양을 뒤집었을 때 어떤 모양이 되는지 추론하라'는 식으로 생각지 못한 문제가 나왔다"고 말했다.

송 모(26세)씨는 "수리 등 다른 영역은 대체로 무난했는데 시각적 사고 영역이 특히 어려웠다"며 "2주 정도 SSAT를 준비했는데 시간이 부족해 문제를 다 풀지는 못했다"고 말했다.

상반기까지 시험지에 펜을 써서 그리는 행위가 금지됐지만, 하반기부터 펜 사용이 허용됐음에도 불구하고 난이도가 훨씬 높아졌다는 반응이다. 한 응시자는 “펜으로 그림을 그려서 해결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었다. 종전 기출문제와는 전혀 다른 유형이었다”고 전했다.


◇ 국사 등 인문영역 문항 수 늘고 어려워져= 통섭형 인재 확보를 위해 상반기부터 강화된 한국사, 세계사 등 역사 관련 문항 수는 종전보다 늘었고, 문제 난이도도 다소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개화기에 조선을 침략한 국가를 순서대로 맞추는 유형이나 베이컨 등 중세 철학자의 활동시기 순서를 묻는 문항도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사의 경우 특정시기가 아닌 선사시대부터 삼국시대, 고려시대, 조선시대에서 골고루 출제됐다.

삼성전자 영업마케팅직에 지원한 성 모씨(28세)는 "역사문제가 많이 나왔다. 난이도가 전반적으로 쉽지 않았다. 특히 한국사 관련 문제가 어려웠다“고 말했다.

언어영역에서도 한국사와 연계된 문제가 출제되기도 했다. 청산별곡, 황진이 시조, 처용가, 황조가 등을 나열한 뒤 지문에 관련 국가를 유추해서 같은 시기의 시조를 고르는 문제도 나왔다.
올해 4월 상반기 삼성 직무적성검사(SSAT) 에 응시한 지원자들이 고사장이 마련된 서울 강남구 대치동 단대부고에서 시험 시작을 기다리고 있는 모습. /사진=뉴스1올해 4월 상반기 삼성 직무적성검사(SSAT) 에 응시한 지원자들이 고사장이 마련된 서울 강남구 대치동 단대부고에서 시험 시작을 기다리고 있는 모습. /사진=뉴스1

◇ 삼성전자 신제품 알아야 풀 수 있는 문제 많아…복합영역 문제도 다수= 삼성전자 (73,500원 0.00%) 신제품과 특징을 알아야 풀 수 있는 문제도 다수 나왔다. 예컨데 ‘갤럭시노트( )+( )차 전지’ 등으로 숫자를 합산해서 연계하는 유형도 나왔다. 갤럭시 기어랑 엣지를 영어로 써서 크로스워드 퍼즐로 풀이하는 문제도 나왔다. 웨어러블 기기 관련 지식을 묻는 문제도 출제됐다.

상식영역에서도 시사용어 약자 등을 묻는 단순한 문제에서부터 한 가지 사실만 알아서는 정답을 맞추기 어려운 복합유형 문제까지 다양하게 출제됐다.

삼성SDS에 지원했다는 박 모(30)씨는 "경제 용어의 앞이나 중간 글자를 빈칸으로 처리하고 그 안에 들어갈 알파벳을 조합해야 답을 적을 수 있었다. 예년에 비해 어렵게 느꼈다"고 말했다.

SSAT를 2번, 3번 응시했다는 응시자들도 한결 같이 시험내용이 어려웠다고 말했다. 3번 연속 SSAT를 응시했다는 한 모씨(30세)는 “더 이상 수험서에 의존해서는 높은 점수를 기대하기 어려울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한편 이날 SSAT는 오전 9시20분부터 11시50분까지 중간에 별도의 휴식시간 없이 진행됐다. △언어 △수리 △추리 △상식 △시각적사고 등 5개 분야 총 160개 문제가 출제됐다.

이날 단대부고에는 59개 고사장별로 약 30명씩 총 1500여명의 응시자가 몰렸다. 응시률은 개별 고사장마다 조금씩 차이가 있었으나 대체로 80% 이상은 참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그룹은 이르면 이달 말 계열사별로 SSAT 합격자를 발표할 계획이다. SSAT는 통상 최종 합격자수의 2~3배 수준에서 결정됐는데 올해 상반기에는 약 7000명이 합격했다. 하반기에도 이와 비슷한 수준이 될 전망이다.

다만 전체 신입사원 채용자 수는 예년보다 다소 줄어들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삼성 고위 관계자는 “신입사원 채용자 수는 대체로 비슷하지만 업황에 따라 조금씩 차이가 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최근 삼성전자 실적악화로 채용자 수가 줄어들 가능성이 있냐는 질문에는 답변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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