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4월 서울 강남구 대치동 단대부고에서 열린 상반기 삼성 직무적성검사(SSAT)를 마친 응시자들이 수험장을 빠져나가는 모습. /사진=뉴스1
“삼성전자 신제품을 알고 있어야 풀 수 있는 문제가 많았다” (26세 신 모씨)
12일 하반기 삼성직무적성검사(SSAT)를 치른 응시자들은 예상보다 난이도 높은 문제에 당혹감을 나타냈다. SSAT 시험을 2번, 3번 본 응시자들도 “전반적으로 난이도가 어려웠다”, “단순히 수험서만 봐서는 안되는 유형이 많았다”는 반응을 나타냈다.
상반기에 이어 연속으로 SSAT에 응시했다는 김 모씨(24세)는 “시공간 지각능력을 묻는 문제가 기억에 나는데 예년과 유형이 아예 달랐다”며 “상반기 문제는 도형 잘린모양을 토대로 전개도를 유추하면 됐는데 이번에는 ‘종이접기’ 형식으로 뒷면에 나오는 문양을 추론하는 문제가 나왔다. 시간이 부족했다”고 말했다.
송 모(26세)씨는 "수리 등 다른 영역은 대체로 무난했는데 시각적 사고 영역이 특히 어려웠다"며 "2주 정도 SSAT를 준비했는데 시간이 부족해 문제를 다 풀지는 못했다"고 말했다.
상반기까지 시험지에 펜을 써서 그리는 행위가 금지됐지만, 하반기부터 펜 사용이 허용됐음에도 불구하고 난이도가 훨씬 높아졌다는 반응이다. 한 응시자는 “펜으로 그림을 그려서 해결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었다. 종전 기출문제와는 전혀 다른 유형이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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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사 등 인문영역 문항 수 늘고 어려워져= 통섭형 인재 확보를 위해 상반기부터 강화된 한국사, 세계사 등 역사 관련 문항 수는 종전보다 늘었고, 문제 난이도도 다소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개화기에 조선을 침략한 국가를 순서대로 맞추는 유형이나 베이컨 등 중세 철학자의 활동시기 순서를 묻는 문항도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사의 경우 특정시기가 아닌 선사시대부터 삼국시대, 고려시대, 조선시대에서 골고루 출제됐다.
삼성전자 영업마케팅직에 지원한 성 모씨(28세)는 "역사문제가 많이 나왔다. 난이도가 전반적으로 쉽지 않았다. 특히 한국사 관련 문제가 어려웠다“고 말했다.
언어영역에서도 한국사와 연계된 문제가 출제되기도 했다. 청산별곡, 황진이 시조, 처용가, 황조가 등을 나열한 뒤 지문에 관련 국가를 유추해서 같은 시기의 시조를 고르는 문제도 나왔다.
올해 4월 상반기 삼성 직무적성검사(SSAT) 에 응시한 지원자들이 고사장이 마련된 서울 강남구 대치동 단대부고에서 시험 시작을 기다리고 있는 모습. /사진=뉴스1
◇ 삼성전자 신제품 알아야 풀 수 있는 문제 많아…복합영역 문제도 다수= 삼성전자 (73,500원 0.00%) 신제품과 특징을 알아야 풀 수 있는 문제도 다수 나왔다. 예컨데 ‘갤럭시노트( )+( )차 전지’ 등으로 숫자를 합산해서 연계하는 유형도 나왔다. 갤럭시 기어랑 엣지를 영어로 써서 크로스워드 퍼즐로 풀이하는 문제도 나왔다. 웨어러블 기기 관련 지식을 묻는 문제도 출제됐다.
상식영역에서도 시사용어 약자 등을 묻는 단순한 문제에서부터 한 가지 사실만 알아서는 정답을 맞추기 어려운 복합유형 문제까지 다양하게 출제됐다.
삼성SDS에 지원했다는 박 모(30)씨는 "경제 용어의 앞이나 중간 글자를 빈칸으로 처리하고 그 안에 들어갈 알파벳을 조합해야 답을 적을 수 있었다. 예년에 비해 어렵게 느꼈다"고 말했다.
SSAT를 2번, 3번 응시했다는 응시자들도 한결 같이 시험내용이 어려웠다고 말했다. 3번 연속 SSAT를 응시했다는 한 모씨(30세)는 “더 이상 수험서에 의존해서는 높은 점수를 기대하기 어려울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한편 이날 SSAT는 오전 9시20분부터 11시50분까지 중간에 별도의 휴식시간 없이 진행됐다. △언어 △수리 △추리 △상식 △시각적사고 등 5개 분야 총 160개 문제가 출제됐다.
이날 단대부고에는 59개 고사장별로 약 30명씩 총 1500여명의 응시자가 몰렸다. 응시률은 개별 고사장마다 조금씩 차이가 있었으나 대체로 80% 이상은 참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그룹은 이르면 이달 말 계열사별로 SSAT 합격자를 발표할 계획이다. SSAT는 통상 최종 합격자수의 2~3배 수준에서 결정됐는데 올해 상반기에는 약 7000명이 합격했다. 하반기에도 이와 비슷한 수준이 될 전망이다.
다만 전체 신입사원 채용자 수는 예년보다 다소 줄어들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삼성 고위 관계자는 “신입사원 채용자 수는 대체로 비슷하지만 업황에 따라 조금씩 차이가 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최근 삼성전자 실적악화로 채용자 수가 줄어들 가능성이 있냐는 질문에는 답변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