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경절 휴일인 전날 10만 여명의 대규모 인파가 반 중국 집회를 가졌던 시위대는 이날도 매드미럴티, 완차이, 코즈웨이베이, 몽콕, 침사추이 등 홍콩성과 까오룽반도의 주요 지역 곳곳에서 시위를 이어갔다.
이와 관련 홍콩 시민과 학생들의 민주화 시위가 이어질 경우 중국 지도부가 결국 양보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돼 주목된다.
시위대의 정신적 지주인 조지프 젠 홍콩 교구 추기경도 “현재로서는 렁 장관이 물러나는 것이 이번 위기의 유일한 해결책”이라며 시위대에 힘을 실어줬다. 그는 “가톨릭은 퇴진이라는 표현을 잘 사용하지 않지만 지금은 렁 장관 퇴진 없이는 아무 것도 결론이 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렁 장관은 전혀 사퇴할 의사가 없어 보인다. 오히려 전날 홍콩 경찰총부를 방문해 경찰을 격려하는 등 시위 해산 작전을 독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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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정부도 렁 장관에게 신뢰를 보내고 있다. 중국 당국의 입장을 대변하는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이날 1면 기사를 통해 “중국 정부는 렁 장관을 신뢰하며 그의 업무에 매우 만족한다”고 밝혔다. 인민일보는 또 “중국은 렁 장관이 지도하는 홍콩 정부의 법 집행을 굳건히 지지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해 시위대의 최후 통첩을 사실상 전면 거부했다.
하지만 미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의 지지와 홍콩 주민들의 호의적 반응에 고무된 시위 지도부가 현 상태에서 시위를 멈추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학생들이 실제로 정부기관 점거에 나서 경찰과 정면충돌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관건은 중국 지도부가 수습책을 어느 방향으로 잡을 것이냐가 될 전망이다. 중국 지도부가 일국양제(一國兩制, 한 국가 두 체제)라는 원칙을 고수하기 위해 무력 진압까지 감수할 것인지, 아니면 렁 장관 사임 등 유화책을 제시할 것인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