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레버리지 ETF의 시대가 시작되다

머니투데이 이정환 삼성자산운용 ETF운용팀장 2014.09.26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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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디렉터]이정환 삼성자산운용 ETF운용팀장

해외 레버리지 ETF의 시대가 시작되다


올해 상반기까지는 국내외 주식시장이 급변동할 때 이 기회를 활용할 수 있는 상장지수펀드(ETF)는 코스피200지수를 기초로 하는 레버리지 ETF, 인버스 ETF 뿐이었다.

2010년에 국내에 최초로 레버리지 ETF가 소개된 지 4년여가 지나면서 국내 투자자들이 레버리지형 ETF에 대한 충분한 경험을 쌓았다고 볼 수 있게 됐고 한편으로는 국내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줄고 있어서 해외지수 레버리지 상품에 대한 요구가 늘어나고 있다.



거래소와 ETF 운용사들은 여기에 부응해 올해 드디어 일본 토픽스(TOPIX)지수를 기초로 하는 레버리지 ETF를 시작으로 최근 홍콩 홍콩항셍중국기업지수(HSCEI) 및 중국 CSI지수를 기초로 하는 레버리지 ETF까지 다섯종목을 상장시켜 바야흐로 해외 레버리지 ETF 투자의 시대가 열렸다고 할 수 있다. 특히 아시아지역에서는 우리나라가 최초로 자국의 주가지수가 아닌 해외주가지수를 대상으로 레버리지 ETF를 상장해 레버리지 ETF 분야에서 선진국이라고 불릴만하다.

해외 레버리지 ETF의 운용구조는 단기 투자상품으로 인기를 얻고 있는 KODEX 레버리지 ETF 등 국내 레버리지ETF와는 약간의 차이가 있다. 국내 레버리지 ETF의 경우 100~110%에 가까운 주식 및 ETF와 이를 담보로 자금을 차입해 편입한 90~100%의 주가지수선물 등의 파생상품으로 구성해 일별 수익률의 2배 움직임을 따라가도록 되어 있다. 하지만 해외 레버리지 ETF의 경우 아직까지 해외자산을 담보로 하는 자금차입이 국내에서 쉽지 않기 때문에 상품별로 다소 차이가 있다.



우선 세 종목이 상장된 중국 레버리지 ETF는 중국시장의 높은 변동성이 주는 다양한 매매기회와 후강통과 같은 모멘텀이 곁들여져 투자자들로부터 높은 관심을 받고 있는데 운용구조는 기존 레버리지 ETF와 차이점이 있다.

물론 기초지수의 일일수익률의 2배를 추적하는 운용목적은 동일하지만 운용구조는 본토 주식시장의 패쇄성, 해외자산을 담보로 하는 자금차입의 어려움 등으로 인래 합성ETF의 구조(TIGER 합성차이나 A레버리지, ARIRANG 합성 차이나H레버리지)를 갖기도 한다. KODEX China H레버리지 ETF는 KODEX 레버리지 ETF와 운용구조가 유사하도록 일부 자산만을 관련 ELS로 편입하고 나머지 자산은 HSCEI 지수 구성종목과 관련 파생상품으로 구성돼 있다. 이런 운용구조의 차이는 모두 각 운용사의 운용 노하우를 바탕으로 투자자들에게 최적의 상품을 제공하고자 하는 노력의 결과다.

두 종목이 상장된 일본 레버리지 ETF는 비교적 구조가 간단해 일본에 상장된 해외 레버리지 ETF와 파생상품 및 환헷지용 파생상품으로 구성돼 있다.


실제 해외 레버리지 ETF의 투자에 있어서는 사전에 몇가지 주의할 점들이 있다. 첫째 환헷지가 되어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주식관련 해외투자상품에 환헷지가 필요한가는 정답이 없고 환위험에 대한 개별투자자가 갖는 부담감에 따라 선택하면 된다. 일본 레버리지 ETF는 모두 환헷지된 상품이고 중국 레버리지 ETF 의 경우 TIGER 합성차이나A 레버리지 ETF를 제외한 나머지 두 상품이 환헷지되어 있다.

둘째 해외 주식시장의 운용시간에 대해 사전에 기억해 둘 필요가 있다. 일본 TOPIX의 경우 우리나라 주식시장과 개장시간과 폐장시간이 같아 매매하기에 편하다는 장점이 있다. 반면 중국시장의 경우 홍콩은 우리나라 시간으로 10시30분부터 오후 5시까지, 중국 본토시장은 그 보다 한시간 짧은 4시까지 거래된다. 또 일본시장과 중국시장 모두 점심 휴장시간이 있다. 따라서 우리나라 주식시장에서 관련 레버리지 ETF를 사고 파는 동안 실제 현지 시장의 가격움직임이 반영될 수 있는 시간은 다소 부족해 다소 제한적일 수 밖에 없는 점은 아쉽다고 할 수 있다. 특히 우리나라 주식시장만 개장되는 오전 시간 중에는 중국 관련 ETF를 적극적으로 매매하는 것은 많은 위험을 내포하고 있다. 실제 이 시간대에는 유동성공급자도 불확실성을 고려해 제공하는 호가폭을 넓게 유지한다.

셋째는 해외 주식시장의 상하한가 제도 존재의 여부이다. 홍콩의 경우 상하한가 제도 자체가 없기 때문에 우리나라의 상하한가 폭을 넘어서는 급변동이 있을 경우 관련 ETF는 지수 움직임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할 수 있다. 물론 과거 여러 금융위기 때를 되돌아 봤을 때에도 그 정도의 큰 변동이 나타난 경우는 없다.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하게 고려해야 할 점이 바로 과세여부다. 우리나라에서 국내 주식을 대상으로 하는 ETF를 제외한 모든 ETF는 보유기간 중 발생한 이익에 대하여 배당소득세(개인 15.4%)를 부과하도록 되어 있다. 여기서 과표대상 이익에는 해외자산으로부터 발생하는 평가·매매이익이 모두 포함된다. 따라서 펀드의 보수나 매매비용을 제외한 모든 이익이 과세대상이 포함된다고 보면 된다. 국내주식을 기초로 하는 기존 레버리지 ETF들도 주식·파생형으로 해외 레버리지 ETF와 같은 보유기간 과세 대상에 해당되지만 차입비용 등이 높아 배당이 발생하는 연말을 제외하고는 실제 세금을 내야하는 과표가 발생하기 어렵다.

따라서 국내 레버리지 ETF에 익숙한 투자자라 할 지라도 처음에는 예상하지 못했던 세금으로 인해 당황할 수 있다. 다만 당일 안에 사고 팔아 매매를 끝낸다면 전일 과표기준가격을 사용하는 구조상 해외 레버리지 ETF에서도 세금이 발생하지 않는다.

해외레버리지 ETF는 해외 주식시장과 다소 거래시간에 차이가 있고 운용구조가 복잡하며 과세에서도 현재로는 다소 불리한 점이 있다. 하지만 변동성을 즐기는 투자자, 숙련된 투자자, 그리고 위험에 대해 견딜 수 있는 투자자라면 변동성이 하락하는 국내 주식시장에서 벗어나 높은 변동성으로부터 기회를 찾을 수 있다. 올해 시작된 다섯 종목의 해외레버리지 ETF를 시작으로 앞으로는 매우 다양한 해외지수를 기초로 레버리지, 인버스와 같은 투자수단이 생길 예정이다. 바야흐로 이제는 해외 레버리지 ETF의 시대가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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