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바바 관련주 '급등'…수혜냐 테마냐

머니투데이 김성은 기자 2014.09.23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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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리바바 子회사 알리페이 제휴주 등↑…"직접적 수익 기대는 시기상조"

마윈 알리바바 회장마윈 알리바바 회장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알리바바가 미국 증시에 성공적으로 상장했다는 소식에 국내 관련주도 들썩이고 있다. 다만 알리바바 상장에 따른 수혜가 불분명함에도 급등하는 사례가 있어 투자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23일 카드단말기 관련업체 한국정보통신 (8,750원 ▼40 -0.46%)은 전일 대비 780원(8.88%) 오른 956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 중 9970원으로 전일에 이어 52주 최고가를 경신했다. 전자결제서비스 업체 KG이니시스 (11,590원 0.00%)는 전일 대비 100원(0.67%) 오른 1만5100원에 장 마감했다.



이들 종목의 공통점은 알리바바 자회사인 '알리페이'와 제휴를 맺고 있다는 점. 알리페이는 중국 결제 시장에서 약 50%의 점유율을 가진 제 3자 온라인 결제대행 서비스 업체다.

한국정보통신과 KG이니시스는 중국 고객을 겨냥해 알리페이와 제휴를 맺어둔 상태다. 한국정보통신은 지난해 8월 알리페이와 부가세환급사업에 대한 전략적 제휴 계약을 체결했고 아울러 바코드 결제 서비스에 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KG이니시스도 지난해 10월 국내 온라인 상점에서 상품을 구매하는 중국 소비자들을 겨냥해 알리페이와 전략적 제휴 계약을 체결했고 현재 서비스를 제공중이다.



알리바바의 성공적인 증시 데뷔로 알리페이와 제휴를 맺은 업체들도 덩달아 관심을 받고 있는데 한국정보통신은 9월 이후 40.4% 올랐고 KG이니시스는 33.0% 상승했다.

알리바바는 미국 뉴욕 증시에 상장해 첫 거래를 시작한 지난 19일(현지시간), 주가가 공모가에 비해 38%나 급등했다. 당시 시가총액은 2314억 달러로 규모면에서 애플, 구글, 마이크로스프트의 뒤를 이어 4번째로 큰 기업이 됐다.

이밖에 과거 알리바바 닷컴과 제휴를 맺었다는 소식에 이상네트웍스 (5,350원 ▼70 -1.29%)는 이날 장 중 한 때 상한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하이쎌 (2,700원 ▲50 +1.89%) 주가는 지난 22일 9%대 급등했으나 이날 제자리로 돌아왔다. 하이쎌은 올해 7월 지분 투자한 국내 1위 택스리펀드(Tax Refund) 기업, '글로벌텍스프리'가 알리페이와 제휴를 맺고 있다는 소식이 호재로 작용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그래픽=김지영디자이너/그래픽=김지영디자이너
다만 이들 기업에게서 알리바바 상장에 따른 직접적 수혜를 기대하기는 이르다는 지적도 있다. 정대호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알리바바가 이번 상장을 통해 조달한 금액은 218억달러"라며 "공모자금을 통해 해외 유망 기업에 대한 M&A에 적극적인 행보를 보일 것으로 기대되는 것이 사실이지만 아직까지 구체적인 수혜 종목을 거론하기에는 시기상조"라고 말했다.

한국정보통신 관계자는 "알리페이와 제휴를 맺고 상용화 가능한 서비스를 준비해 둔 상태"라면서도 "아직 중국 당국으로부터 승인을 받지 못해 본격적인 영업개시는 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이상네트웍스 관계자는 "알리바바 닷컴과의 제휴계약은 2012년에 이미 종료됐다" 며 "현재 알리바바와의 관련성은 없다"고 말했다.

하이쎌 관계자도 "알리바바 상장 자체 보다는 국내에 들어오는 중국인 관광객 증가에 거는 기대가 오히려 크다"고 설명했다.

정대호 연구원은 "국내에서 굳이 수혜가 기대되는 종목을 꼽자면 현재로서는 네이버 정도"라며 "최근 네이버의 자회사인 LINE에 알리바바 투자 유치설이 제기되고 있는데 향후 메신저 사업을 강화하려는 알리바바 입장에서 생각해본다면 설득력 있는 이야기"라고 풀이했다. 네이버는 9월 이후 8.6% 올랐다.

최관순 SK증권 연구원은 "알리바바가 사업영역을 확장하고 있는 대표적인 분야가 모바일 메신저 외에 게임"이라며 "글로벌 모바일 게임 업체에 투자하거나 사업제휴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어 향후 국내 모바일 게임 개발사에도 관심을 둘 만하다"고 말했다.

실제로 알리바바는 국내상장을 준비 중인 게임개발사 파티게임즈 및 네시삼십삼분과 사업제휴를 맺었고 이들은 향후 중국 시장에 진출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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