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물리학자이자 공학자였던 故 강대원 박사.
서울대는 오는 10월24일 오전 서울대 반도체 공동연구소 개소 26주년 기념식 직후 강대원 박사 흉상 제막식을 개최한다. 이 자리에는 서울대 공대, 연구소 관계자를 비롯, 국내 반도체 관련 주요 인사들이 참석할 예정이다. 강 박사의 흉상은 연구소 입구에 세워진다.
1931년 생으로 지난 1992년 타계한 강 박사는 서울대 물리학과를 졸업한 후 미국으로 건너가 물리학 박사학위를 받았고, 1959년부터 벨연구소(밸랩)에서 20여년을 근무하며 정보기술(IT) 세상의 문을 연 반도체의 기초 핵심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이 공로로 강 박사는 한국인으로는 최초로 2009년 미국 '발명가 명예의 전당'에 헌액됐다. 명예의 전당에는 발명왕 토마스 에디슨을 비롯해 라이트 형제, 노벨 외에도 전화기를 발명한 알렉산더 그레험 벨, 슈퍼 컴퓨터를 개발한 세이무어 크레이 등 세계적 인물들이 앞서 이름을 올렸다.
생전에도 강 박사는 미국 과학계의 주목을 한 몸에 받았다. 그는 상대성 이론의 알버트 아인슈타인, 양자 우주론의 스티븐 호킹이 수상했던 프랭클린연구소의 스튜어트 발랜틴상을 1975년 받았다. 한국인 최초로 전미 전기전자통신기술인협회(IEEE)와 벨랩의 펠로우(Fellow)를 지냈고 오하이오주립대의 탁월한 동문상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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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개의 미국 특허를 갖고 있는 등의 빛나는 업적에도 불구하고 정작 국내에서는 강 박사를 기리기 위한 이렇다 할 움직임이 없어 주변을 안타깝게 했다.
서울대 반도체 공동연구소 관계자는 "지난해 이종덕 명예교수(전기·정보공학부, 2~3대 연구소장)가 강 박사의 업적을 기념해야 한다고 추천하면서 흉상 제작이 본격화됐다"며 "지금이라도 강 박사의 업적을 기릴 수 있게 돼 다행"이라고 말했다.
한편 강 박사는 1960~70년대 국내에 들러 각종 전자공학 세미나에 참석해 선진 기술을 전수해 하기도 했고, 한국물리학회 평생회원 자격도 얻었다. 근 40년의 미국 생활 중에도 자신의 한국이름인 'Dawon Kahng'을 버리지 않은 한국인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