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대 웃돈 붙는 위례신도시 '호가', 잠실마저 위협

머니투데이 진경진 기자 2014.09.17 0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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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파구 시세와 근접…인근 매매가 하락에도 영향

그래픽=김지영 디자이너그래픽=김지영 디자이너


행정구역상 서울 송파와 경기 하남·성남이 뒤섞여 개발되는 위례신도시의 아파트 호가가 잠실 일대를 위협할 정도로 치솟는 것으로 나타났다. 위례신도시의 신규아파트의 경우 3.3㎡당 1700만~1800만원선인 분양가에 7000만~1억원의 웃돈이 붙으면서 이 같은 현상이 벌어진 것이다.

17일 부동산중개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청약 당시 평균 27대1의 경쟁률을 기록한 '래미안 위례신도시'의 경우 3.3㎡당 평균 분양가는 1718만원으로 현재 분양권 프리미엄이 1억원가량 형성됐다.



이 아파트 101㎡(이하 전용면적) 고층의 경우 분양가는 6억8000만원선이지만 웃돈까지 포함하면 최대 7억8000만원을 줘야 한다. 120㎡도 웃돈을 줄 경우 최대 매매호가는 8억9980만원에 달한다.

서울에서 10분 거리에 있는 '송파푸르지오' 106㎡ 분양가는 7억5000만~7억8000만원선으로, 현재 웃돈이 7000만원 이상 붙어 있다.



이는 송파구 일대 아파트 시세와 비교해도 큰 차이가 없다. KB국민은행 시세에 따르면 문정동 문정래미안 120㎡는 7억1000만~8억1000만원, 가락동 SK허브파크 108㎡는 5억800만~6억3000만원에 매매가격이 형성됐다.

방이동 현대홈타운스위트 145㎡의 경우 7억4500만~7억9500만원, 방이동 올림픽선수기자촌 100㎡는 7억8000만~8억8000만원에 각각 호가가 형성됐다.

3.3㎡당 시세로만 보면 잠실동 아파트와도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잠실월드메르디앙의 3.3㎡당 평균 호가는 1749만원, 잠실포스코더샵은 1663만원으로 오히려 위례신도시 분양권 호가가 더 비싼 수준이다.


정태희 부동산써브 부동산연구팀장은 "위례신도시 가치는 분명히 있지만 잠실을 뛰어넘을 만한지에 대해선 수요자들의 고민이 필요하다"며 "신도시 조성 후 상황을 지켜봐야겠지만 잠실 일대 아파트값을 추월하는 것은 위험한 부분이 없지 않다"고 말했다.

위례신도시의 인기 덕에 인근 지역 매매가는 계속 떨어지고 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송파구 거여동 아파트 매매가는 내림세를 이어오다 지난 7월엔 전달 대비 -0.59%의 하락세를 기록했다.

거여5단지 59㎡의 경우 지난해 3억8000만원에 가격이 형성됐지만 올들어 3억6000만원으로 2000만원 떨어졌다. 84㎡는 지난해 5억5750만원이던 매매가가 올들어 5억1750만원까지 하락했다.

현재 재건축을 추진 중인 가락시영도 인근 수서·잠실 일대 아파트 시세 외에 위례신도시 분양가를 비중있게 고려하고 있다는 게 시공사 측의 설명이다.

노희순 주택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1억원이란 웃돈이 붙을 정도로 위례신도시에 수요가 형성됐다는 것은 서울 외에도 인근 지역에서 수요가 빠졌음을 의미하며 이는 가격조정으로 이어지게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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