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태 칼럼]나 자신이 된다는 것](https://orgthumb.mt.co.kr/06/2014/09/2014091211064480911_1.jpg)
독립된 개인으로 남아있는 것을 포기하고자발적으로 군중 속으로 들어가는 것이다. 이렇게 집단적 사고에 스스로 굴복하고 나면 공통의 가치관이라는 집단 방어망과 절대 다수라는 우산 속에서 안락한 일상을 누릴 수 있다. 하지만 이를 위해서는 앞서 말한 것처럼 때로는 틀린 것을 맞다고 해야 하고, 비록 그것이 옳지 않다 하더라도 남들과 똑같은 의견과 생각을 가져야 한다.
"윈스턴은 빅 브라더의 거대한 얼굴을 올려다 보았다. 그가 그 검은 콧수염 속에 숨겨진 미소의 의미를 알아내기까지 40년이 걸렸다. 오, 잔인하고 불필요한 오해여! 오, 저 사랑이 가득한 품안을 떠나 스스로 고집을 부리며 택한 유형이여! 두 줄기 눈물이 흘러내렸다. 그러나 모든 것이 잘 되었다. 싸움은 끝났다. 그는 자신과의 싸움에서 승리했다. 그는 빅 브라더를 사랑했다."
투자의 세계에서도 다수 대중과 역행하는 투자 방식을 강조하곤 하는데, 버몬트의 명상가로 불리는 험프리 닐은 이런 식의 사고를 역발상(Contrary Thinking)이라고 이름 붙였다. 요약하면 돱남들이 두려움에 사로잡혀 있을 때 욕심을 부려야 하고, 남들이 탐욕에 사로잡혀 있을 때 조심할 줄 알아야 한다돲는 것이다.
물론 이게 말처럼 쉬운 것은 아니다. 주식 투자를 하다 보면 때로 과도한 낙관에 빠지거나 비관에 사로잡히기도 하고 정보의 쏠림에 좌우되기도 한다. 장기적인 미래 수익보다는 시류에 편승한 유행이나 테마를 좇아 움직이게 되는 것이다. 바로이럴 때 제정신을 유지하기란 여간 어렵지 않은데,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확고한 원칙을 가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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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품이 오래 가지 못하는 이유는 거짓된 것이기 때문이다. 투자자가 고집해야 할 진정한 가치가 있는 것처럼 우리 삶에도 꼭 지켜야 할 진실이 있다. 바로 자신에게 진실한 사람이 되는 것이다. 공통의 가치관과 절대 다수라는 방어망에 숨다 보면 도덕적 무감각증에 빠져버릴 수 있다. 나 자신이 된다는 것은 온전한 정신으로 진실되게 살아가는 것이다.
추석 연휴에다시 읽은 '1984'에서 제일 와 닿은 대목은 윈스턴이 사상경찰에게 잡혀가기 전날 밤 조용히 외친 깨달음이었다. "소수파에 속해 있다고 해서, 아니 단 혼자뿐이라 해서 미친 사람이라고 할 수는 없다. 진실과 허위가 엄연히 구별되어 있는 터에 전 세계와 대항하면서까지 진실을 고집한다고 해서 미친 사람은 아니다.온전한 정신은 통계로 결정되는 게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