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뱃값 인상에 속으로 웃는다" 편의점업계, 왜?

머니투데이 민동훈 기자 2014.09.11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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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 영업이익은 9%이상 증가 예상… 재고 차익도

서울 시내의 한 편의점에 담배가 진열돼 있다. /사진=뉴스1서울 시내의 한 편의점에 담배가 진열돼 있다. /사진=뉴스1


편의점 업계가 정부의 담뱃값 인상 방침에 속으로 웃고 있다. 가격인상으로 판매량은 줄 수 있지만 판매가격의 10%를 마진으로 가져가기 때문에 수익은 되레 늘어날 수 있어서다.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정부의 담뱃값 인상안대로 내년 1월1일 담뱃값이 2500원에서 4500원으로 오를 경우 담배 판매업소의 담배 매출과 수익은 오히려 늘어날 전망이다.



담배는 가격변동에 따른 수요 변동폭(가격 탄력도)이 낮아 수요가 줄어드는 것 이상으로 단가 상승에 따른 매출 증가폭이 더 크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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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보건복지부가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담배의 가격탄력도는 -0.424에 불과해 가격이 10% 오르더라도 수요는 4.25% 줄어드는데 그친다.



이를 토대로 분석해보면 현재 연간 45억갑 수준인 담배소비량은 가격 인상이후 34%(15억갑) 줄 수 있지만 전체 담배판매액은 11조원에서 13조원으로 21% 늘어날 전망이다.

"담뱃값 인상에 속으로 웃는다" 편의점업계, 왜?
특히 국내 담배 유통의 절반 이상을 책임지는 편의점은 이번 담배인상에 따른 최대 수혜자로 꼽힌다. LIG투자증권이 내놓은 '담배가격인상에 따른 수요변화' 보고서에 따르면 담뱃값이 2000원 오르면 편의점 본사 영업이익은 9% 이상 증가한다.

통상 편의점 개별 점포와 본사는 담배 판매가격의 10%인 수익을 7대3 정도로 나눠 갖는다. 이에 따라 이번 담뱃값 인상은 편의점 가맹점주의 수익 개선으로도 이어질 전망이다. 여기에 편의점들이 담배 재고를 한 달 정도 유지한다고 볼 때 편의점 업계 전체적으로 총 2000억원 규모의 재고 차익도 부수적으로 거둘 수 있다.


정부의 담뱃값 인상방침이 확정되면서 벌써부터 담배 사재기도 나타나고 있다. A편의점에 따르면 정부의 담뱃값 인상안 발표를 앞둔 지난 10일 담배 판매량이 지난주 수요일보다 32.9% 급증했다. B편의점은 31.2% 늘었다.

편의점 관계자는 "과거 담뱃값 인상 직후 매출 동향을 보면 가격이 오르더라도 수요가 줄어드는 것보다 단가인상 효과로 매출이 늘어나는 경향을 보였다"며 "단 이번 인상폭은 역대 최대인만큼 수요 감소는 이전보다 클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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