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중공업-삼성엔지니어링 합병, 12월1일 사업 통합

머니투데이 황시영 기자, 최우영 기자 2014.09.01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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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삼성重·삼성ENG 합병 비율 1:2.36…당분간 사명은 삼성중공업…2020년 매출 40조원 목표

(왼쪽부터)박대영 삼성중공업 사장, 박중흠 삼성엔지니어링 사장. /사진=삼성(왼쪽부터)박대영 삼성중공업 사장, 박중흠 삼성엔지니어링 사장. /사진=삼성


삼성중공업 (9,890원 ▲60 +0.61%)과 삼성엔지니어링이 1일 이사회에서 합병을 결의하고 '2020년 연매출 40조원'에 달하는 초대형 종합플랜트 회사로 성장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연말 기준 삼성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의 매출은 각각 14조8000억원, 9조8000억원이다. 양사 매출을 합치면 24조6000억원이다. 규모로 봤을때 지난해 연말 기준 매출 54조원인 현대중공업은 부동의 1위 자리를 지키겠으나, 2위 자리를 두고 다퉈왔던 대우조선해양(14조원)을 제치고 명실상부한 2위로 올라서게 되는 것이다.



삼성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 합병 법인은 당분간 '삼성중공업' 사명을 사용할 방침이다. 다만 합병 후의 새로인 비전에 걸맞는 합병법인의 사명 변경 가능성도 열어놨다.

양사는 이날 '육상과 해상을 모두 아우르는 초일류 종합플랜트 회사'로의 도약을 선언했다.



합병 비율은 1:2.36으로 삼성중공업이 신주를 발행해 삼성엔지니어링 주식 1주당 삼성중공업 주식 2.36주를 삼성엔지니어링 주주에게 교부할 예정이다. 두 회사는 오는 10월 27일 임시 주주총회를 개최하며, 12월 1일 합병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삼성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은 이번 합병을 통해 오일메이저를 비롯한 고객들에게 육상과 해상을 모두 아우르는 토탈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게 됐다.

◇ 글로벌 초일류 종합 EPC(설계·구매·제작) 업체로 도약 = 이번 합병을 통해 삼성중공업은 삼성엔지니어링의 강점 분야인 '설계·구매·프로젝트 관리' 능력을 확보함으로써 해양플랜트 사업의 안정적인 성장 기반을 구축하게 됐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세계 최고로 평가받는 삼성중공업의 '해양플랜트 제작역량'을 확보함으로써, 육상 화공플랜트 중심에서 고부가 영역인 육상 LNG와 해양 플랜트 분야로 사업을 다각화할 수 있게 됐다.

양사는 이번 합병을 통해 글로벌 초일류 종합 EPC(Engineering, Procurement and Construction; 설계,구매, 제작) 업체로 도약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1974년에 창립한 삼성중공업은 1995년 세계 최대 규모인 3도크를 완공하며 대형 조선회사의 면모를 갖췄으며, 2000년대에 들어 메가블록공법이라는 신공법을 도입해 건조능력을 크게 확대하며 세계적 조선소로 발돋움했다. 2010년 이후에는 新성장 동력으로 대형 해양플랜트 EPC 시장에 진출, 사업수행 역량 확보에 매진해 왔다.

삼성엔지니어링은 1978년 삼성그룹이 코리아 엔지니어링을 인수하며 사업을 시작한 이래 화공플랜트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갖췄으며, 2010년 이후에는 회사의 신성장 동력으로 발전·철강 분야로 진출하면서 사업 확장에 역량을 집중해 왔다.

박대영 삼성중공업 사장은 "양사가 가지고 있는 세계 최고 수준의 생산설비, 제작 경험과 우수한 육상·해상 기술 인력을 바탕으로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갖춘 종합플랜트 회사로 거듭날 것"이라고 밝혔다.

박중흠 삼성엔지니어링 사장은 "플랜트와 조선·해양산업 분야에서 각각 쌓은 양사의 전문 역량과 기술을 통합해 고객이 원하는 다양한 요구에 부응하는 토탈 솔루션 기업이 되겠다"고 말했다.

◇ "글로벌 엔지니어링 업체와 제대로 경쟁하겠다" = 글로벌 조선업계의 시각에서 보면 삼성엔지니어링과의 합병은 테크닙, 사이펨 등 글로벌 엔지니어링업체들과의 경쟁을 위해 불가피한 선택이다.

이날 삼성중공업 고위 관계자는 머니투데이와 통화에서 "해외업체 중 테크닙이나 사이펨 등이 우리 합병법인(삼성중공업-삼성엔지니어링)과 성격이 유사하다며 우리도 세계적 경쟁력을 갖추려면 이렇게 가는 게 맞다"고 말했다.

이탈리아 사이펨과 프랑스 테크닙은 일본 치요다, 미국 KBR과 함께 글로벌 엔지니어링 빅4로 군림하고 있다. 사이펨은 플랜트 엔지니어링 역량 확보를 위해 2002년 프랑스 브이그사의 해양플랜트 사업부를 인수하고 2006년에는 석유화학플랜트 분야 선두업체였던 이탈리아 스남프로게티를 인수했다. 테크닙 역시 해양플랜트와 해저파이프라인 개발업체인 확보하기 위해 2001년 미국 코플렉십을 인수한 바 있다.

글로벌 해양플랜트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테크닙과 사이펨에 맞서기 위해 삼성이 '계열사 합병' 카드를 꺼냈다는 분석이다.

◇ 건설부문 분할 등 사업구조 개편 없을 것 = 일각에서 삼성물산 건설부문과 합병설 등이 제기되고 있는 삼성중공업 건설부문에 대한 정리작업은 당분간 없을 전망이다. 이 관계자는 "삼성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 합병 이후에 건설부문 분할 등 인위적인 사업구조 개편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삼성전자에 IM사업부와 생활가전사업부 등이 별개의 조직으로 같은 회사에 속해있듯이, 이번 합병 또한 비슷한 맥락으로 알고 있다"며 "건설부문 등을 별도로 삼성물산 또는 에버랜드 등에 분할한다거나 하는 방침에 대해서는 들은 바가 없다"고 설명했다.

양사의 시너지 효과 고민은 2012년부터 시작됐다. 2012년에 휴스턴에 삼성엔지니어링, AMEC과 합작법인을 설립하면서부터 서로 시너지를 내려고 고민하기 시작한 것이다. 합작법인은 삼성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이 지난해 10월 글로벌 해양플랜트 설계회사인 영국 아멕(AMEC)사와 공동 출자해 미국 휴스턴에 설립한 해양 엔지니어링 합작회사 'AMEC Samsung Oil & GAS, LLC'다.

박중흠 삼성엔지니어링 사장과 박대영 삼성중공업 사장 사이에도 시너지에 대한 대화가 오가던 중 플랜트에 관해서는 둘이 합치는 게 유리하다는 판단이 있었으며, 정해규 삼성엔지니어링 CFO(전무) 등이 삼성중공업에서 삼성엔지니어링으로 옮긴 것도 같은 이같은 배경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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