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국내에서 석고보드를 직접 생산, 판매하는 회사는 두 곳뿐이다. 찾는 사람은 많은데 생산하는 곳은 적다보니 수급불균형 현상이 자주 발생한다. 갑자기 공장 하나라도 서는 날엔 없어서 못 팔 정도다. 비가 자주 내려 조업에 불리한 여름철은 통상 건설업계 비수기로 꼽히지만, 올 여름 석고보드는 때 아닌 특수를 누렸다. '마른장마'가 나타나며 건설현장이 쉴 틈 없이 돌아가서다.
정말, 내부 마감재 선택지란에는 석고보드밖에 없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아니오'다. 석고보드나 일반 콘크리트 벽 위에 사용하는 내부 마감재로 최근 급부상한 게 있다. 바로 '규조토'다. 규조토는 1급 발암물질 라돈이 일부 석고보드에서 검출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건축자재, 인테리어 업계에서 최근 각광받고 있다.
문제는 역시 비싼 가격이다. 늘 그렇듯 좋은 품질에 가격까지 저렴할 수는 없다. 규조토로 20평(30평 아파트 기준) 면적을 시공할 경우 재료비만 250~300만원가량 든다. 석고보드만 시공했을 경우에 비해 약 2~3배 비싸다.
그럼에도 최근 건강하고 쾌적한 주거환경을 원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규조토가 입소문을 타고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일본산 규조토가 유명하다는 말에 해외사이트에서 '직구'(직접 구매)에 나서는 사람도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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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부 김연진(30)씨는 "일본산 규조토가 좋다고 해서 일본 아마존 사이트에 접속해 규조토 판매글을 찾아봤다"며 "규조토는 무게가 너무 많이 나가기 때문에 직구나 국내에서 수입된 제품을 사나 가격에 큰 차이가 없어 직구를 포기했지만 실력좋은 인테리어 업체를 섭외해 좋은 조건으로 결국 규조토 마감에 성공했다"고 말했다.
최근엔 규조토로 만든 인테리어 소품도 등장했다. 세면대 선반, 욕실매트, 컵받침 등이 그 예다. 규조토가 시장에 안착되고 석고보드와 어깨를 나란히 하려면 물론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하지만 이 같은 소품들로 틈새시장을 파고드는 규조토를 보면서 석고보드가 언제까지나 시장을 독식할지 사뭇 궁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