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금모으기 운동' 김우중 아이디어였다"

머니투데이 양영권 기자 2014.08.22 0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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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지입수]대화록 '김우중과의 대화-아직도 세계는 넓고 할 일은 많다'

1998년 한국이 겪은 IMF 금융위기를 극복한 저력이 됐던 대국민 '금모으기 운동'. 이 아이디어를 처음 낸 것은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을 포함한 대우그룹 인사들이었다. 김우중 전 회장은 신장섭 싱가포르국립대 경제학과 교수가 집필한 대화록 '김우중과의 대화-아직도 세계는 넓고 할 일은 많다'에서 이에 대해 상세하게 소개했다.

김 전 회장은 "IMF 체제에 들어갔을 때 경제위기를 어떻게 극복할 건지를 (DJ를 만나) 주로 얘기했다. '금모으기 운동'도 그 때 나왔다"고 밝혔다.



김 전 회장은 "우리 대우가 그전부터 금 거래를 많이 했다. 그 때 외환이 없어서 나라가 어려운 상태이니까 외환을 어떻게 벌 수 있을지 궁리하고 있었는데, KBS 쪽에서 제안이 들어온 것도 있고 해서 사장돼 있는 금을 모아서 팔면 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가 파는 일을 많이 했으니까 국내에서 금을 모으기만 하면 파는 것은 문제가 없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호응은 뜨거웠다. 올림픽 금메달을 내놓은 운동선수도 있었고, 고 김수환 추기경은 취임 때 받은 금십자가를 내놓기도 했다. 전국적으로 351만 명이 참여해 227 톤의 금이 모였다. 한국은행의 금 보유고가 2010년 초에 14.4톤에 불과했던 것을 고려하면 엄청난 양이다. 한국은 모인 금을 수출해서 외화 22억달러를 벌어들였다.



김 전 회장은 "우리가 내다 판 것 때문에 국제 금시세가 떨어질 정도였다"며 "해외 채권자들이 우리의 금모우기 운동을 보고 응원을 많이 보내줬다. 한국에 대한 국제사회의 신뢰를 높이는 데 도움이 많이 됐던 것 같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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