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포인트]예상치 못미친 中 PMI 부진

머니투데이 반준환 기자 2014.08.21 1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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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제조업 경기가 지난 3개월래 가장 저조한 수준을 보였다. 생산과 신규 주문의 증가세가 둔화되면서 제조업 경기 확장에도 걸림돌이 된 것으로 분석된다.

21일 HSBC가 집계한 중국 8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잠정치는 50.3으로 집계됐다. 직전월인 7월의 51.7과 전문가 예상치인 51.5를 모두 하회하는 수치다.



다만 경기판단 기준선인 50을 웃돌아 중국 제조업 경기가 3개월 연속 확장세를 이어가고 있음을 시사했다. PMI는 50을 웃돌 경우 경기 확장을, 50에 못 미치면 경기 수축을 의미한다.

중국 PMI가 중요한 까닭은 최근 중국증시와 한국의 동조화 현상이 강화됐기 때문이다. 중국이 한국 기업들의 실적을 좌우하는 중요한 수출전선이 됐다는 점도 이유다.



7월 PMI가 예상치를 하회하면서 상하이와 홍콩증시가 약세를 보이고 있으며, 코스피지수 기준 2070대 구간에 몰려있던 투자자들의 심리도 더욱 악화된 것으로 보인다.

코스피지수는 오전 11시42분 현재 전날보다 25포인트(1.22%) 이상 하락한 2047.43을 기록중이고 삼성전자를 비롯한 시가총액 상위 기업들이 대부분 약세로 돌아섰다.

외국인과 기관들도 코스피 시장에서 매도로 대응하는 중이다. 코스닥은 코스피 약세의 반사이익을 받아 강세를 유지하고 있다. 다만 중국 PMI 부진을 너무 심각한 이슈로 볼 필요는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전종규 삼성증권 연구원은 "예상치를 하회했고 6월 수치인 50.7까지 되돌려 내려왔다"며 "7월 유동성 축소와 부동산 둔화 영향이 있었던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7월은 정부부양 등의 요인과 수출호조로 지수가 워낙 높게 나왔던 영향도 있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 지표는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경기부양을 시작했던 초기 수준까지 하락했으나 기본적으로 정부정책은 완화로 돌아섰다는 것이다. 투자확대, 중앙은행 유동성 확장, 부동산 규제완화 등 지켜볼 요인이 많다.

기대에 못미친 PMI가 오히려 적극적인 정부의 정책을 이끌어 낼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도 있다. 중국 정부가 올해 7.5% 경제성장률을 달성하려면 추가 부양책을 실시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PMI가 장세를 판단하는데 중요한 자료이긴 하지만 국내 증시의 장세와 투자전략을 짜는데 있어서는 한국증시 전반을 둘러싼 펀더멘탈과 밸류에이션에 보다 주목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동양증권에 따르면 MSCI 인덱스 기준 한국증시의 PBR(주가순자산비율, 올해 연말기준)은 1.02 배로 선진국 평균 대비 52.3% 수준에 그치며 할인 폭이 10년래 최대 수준으로 확대됐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선진국 강세로 신흥국 전체가 선진국 대비 상대 저평가 상태에 있지만, 한국증시 할인폭은 다소 과도하는 지적이다. 한국증시 PBR은 신흥국과 비교해서도 26.4% 할인된 상태다.

이날 주가 약세로 인해 우량기업들에 대한 가격 메리트는 더 늘어난 상태다. 단기적으로는 악화된 수급요인 때문에 추세가 흔들릴 수 있어도 코스피지수 2050대 선에서 강한 지지를 받는 모습을 보였다는 점은 주목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편, HSBC의 중국 8월 제조업 PMI 최종치는 내달 1일에 발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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