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CTV 공화국'… "나는 네가 간밤에 한일을 알고 있다!"

머니투데이 진달래 기자 2014.08.21 1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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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창 전 제주지검장 사건 열쇠가 된 'CC(폐쇄회로)TV'…전국 400만대 이상·100만화소급 ↑

'CCTV 공화국'… "나는 네가 간밤에 한일을 알고 있다!"


늦은 밤 아무도 없는 골목길에서 음란 행위를 했다면, 완전범죄가 될까?

전국 골목길과 건물 곳곳에 설치된 CC(폐쇄회로)TV를 감안하면, 누군가는 영상을 간직하고 있을 확률이 높다. 'CCTV 공화국'으로 불릴만큼 많은 국내 CCTV 수는 최근 김수창 전 제주지검장(52)의 음란행위 의혹 사건으로 다시 한번 화제가 됐다.

◇국내 CCTV 450만대 넘어, 인구 대비 비중 세계 1위?



21일 보안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국내 CCTV 설치 대수는 450여만대가 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민간부문 CCTV 설치대수는 2011년 250만여대, 공공부문은 2012년 기준 46만여대 수준으로 집계됐다. 매해 설치 증가율이 20%를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CCTV 400만대 이상은 전세계적으로 CCTV를 가장 많이 설치한 영국(400만~500만대 추정)과 비슷하다. 영국 인구(6300만명)를 감안하면 인구 대비CCTV 설치율은 우리가 더 높은 셈이다.



공공부문은 최근 지방자치단체별로 범죄 예방, 쓰레기 무단 투기 등 시설안전관리 등을 목적으로 통합관제센터를 운영하면서 CCTV가 크게 늘었다. 민간부문에서도 차량용 블랙박스, 스마트폰 연동 앱 등 이동식 CCTV까지 증가하는 추세다.

최근 국가인권위원회 조사에 따르면, 국내 대중목욕시설 3곳 중 1곳에 CCTV가 설치됐고, 수도권지역 한 사람이 하루 평균 CCTV에 찍히는 횟수가 83.1회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거리를 지날 때마다 9초에 한번씩 CCTV에 찍히고 있다는 의미다.

게다가 100만 화소가 넘는 고화질 HD급 화질의 CCTV가 많아지면서 판독도 쉬워졌다. 최근 200만화소 이상 화질에 3D 입체영상 촬영까지 가능한 디지털 CCTV 설치도 증가하고 있다.


경찰이 김수창 전 지검장의 사건을 조사하면서 13개의 CCTV 영상을 분석했다는 사실은 골목길과 상점 앞 등에 얼마나 많은 CCTV가 집중적으로 설치돼 있는지를 보여준다.

◇사생활 침해 우려 VS. 안전 위한 의무화

CCTV 설치대수는 늘고 있지만, 개인정보 침해 우려는 여전하다. CCTV 설치·촬영여부를 표시하는 안내판 설치, 영상 활용시 모자이크 처리 의무화 등 여러 법적 조치가 끊임없이 이뤄지는 이유다.

지난 6월 대법원은 공공기관 CCTV에 찍힌 일반인의 얼굴을 모자이크 처리하는 것이 기술적으로 불가능한 상황에서는 시민이 정보공개청구를 하더라도 CCTV 영상을 공개할 수 없다고 판결해 주목받기도 했다. 그만큼 CCTV로 인한 사생활 침해 문제를 심각하게 보고 있는 것.

이러한 우려에도 안전을 위한 공공부문 CCTV 설치는 증가하고 있다. 각종 범죄를 사전 예방하는 데는 물론 사후 처리를 위해서도 한 몫을 하고 있기 때문.

지난 7월에는 도시철도(지하철) 차량에도 범죄 예방을 위한 CCTV 설치가 의무화하는 도시철도법 개정안이 전면적으로 시행됐다. 도시철도 차량 내 범죄를 예방하고 사고를 신속·정확하게 파악하기 위한 조치다.

다만 사생활 침해 등 부작용을 방지키 위해 다른 목적으로 영상기록을 사용하는 경우엔 1년 이하의 징역이나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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