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전체가 '박물관', 한양도성 백미 "성북동을 아시나요?"

머니투데이 김유경 기자 2014.08.21 0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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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배 구청장 "600년 도읍지 한눈에 보는 낙산코스 강추합니다"

성북구 장수마을에서 본 서울성곽 /사진제공=성북구청성북구 장수마을에서 본 서울성곽 /사진제공=성북구청


김영배 성북구청장 /사진=김유경기자김영배 성북구청장 /사진=김유경기자
"한양도성 18.6km 전 구간 중 가장 경관이 좋고, 걷기 좋은 곳은 단연 성북구에 있는 코스입니다. 이대병원에서 낙산공원, 장수마을, 혜화문까지 2.1km를 걷는 낙산구간이야말로 한양도성의 백미라고 할 수 있습니다. 성북구 전경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말 그대로 600년 한양 도읍지의 어제와 오늘을 볼 수 있는 곳입니다."

김영배 성북구청장(47·사진)은 한양도성 낙산구간을 도심 여행 최고의 장소라고 강추했다. 만해 한용운의 유택 '심우장'과 시진핑 주석 내외가 방문했던 '한국 가구박물관'도 성북구의 명소로 꼽았다.



김 구청장은 특히 '심우장'으로 가는 가파르고 좁은 골목길을 오를 때마다 우국지사에 대한 역사의 비정함을 느낀다고 했다. 1930년대 심우장이 들어설 때만해도 풍광 좋은 부호들의 별장 동네였는데 한국전쟁 이후 심우장은 우후죽순 생겨난 판잣집과 가건물 등에 갇히는 신세가 됐기 때문이다.

김 구청장은 성북구가 제2의 고향이다. 원래 고향은 부산이지만 고려대학교 입학 후부터 24년을 성북구에서 살았다. 그는 성북구의 구석구석을 안 가본 곳 없이 돌아다녔다고 한다. 지금도 수시로 '걸어서 성북 한바퀴' 행정을 펼치고 있다.



그가 굳이 구청장이어서가 아니라 그에게 성북구는 관광과 문화콘텐츠 자원의 보고다. 김 구청장은 지난해 성북동 일대가 역사문화지구 지구단위계획 구역으로 결정된 것을 단적인 예로 꼽았다.

시진핑 주석 내외가 방문했던 성북동 '한국 가구박물관' /사진제공=성북구청시진핑 주석 내외가 방문했던 성북동 '한국 가구박물관' /사진제공=성북구청
그는 "성북동만 담당하는 팀을 별도로 꾸려 성북동이 통째로 갤러리가 되는 조례를 만들고 있다"며 "가게 내에 갤러리가 있으면 주차장을 만들지 않아도 되게 하고, 한옥 문양을 넣으면 간판을 지원해주는 등 다양한 인센티브를 줘서 가게 하나하나가 성북동의 특성을 살리도록 유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이런 행정적 지원보다 주민들 스스로가 협의체를 만들어 관광콘텐츠를 관리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성북동에는 민간 문화시설이 워낙 많기 때문에 일본의 가나자와처럼 박물관협의체, 상인협의체, 주민협의체 등을 활성화시켜 주민 주도형 관광콘텐츠가 촘촘히 자리잡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 구청장의 꿈은 앞으로 성북동을 서울이 아닌 한국의 역사문화지구로 만든다는 것이다. 그는 라이언킹이나 포카혼타스, 홍성가무쇼처럼 성북동만의 공연 콘텐츠를 개발해 세계에 선보이려고 한다. 김 구청장은 "이미 심우장을 무대로 한 뮤지컬 '심우'처럼 한용운 선생 등 성북동 사람들의 진솔한 이야기들을 무대에 올리고 있다"며 "앞으로 다양한 영화의 배경으로도 성북동이 조명받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만해 한용운의 유택 '심우장'을 무대로 공연된 뮤지컬 '심우' 장면 /사진제공=성북구청만해 한용운의 유택 '심우장'을 무대로 공연된 뮤지컬 '심우' 장면 /사진제공=성북구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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