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 "세월호 유가족 십자가, 로마에 가져가겠다"

뉴스1 제공 2014.08.15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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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 방한]세월호 유가족·생존 학생과 성모승천대축일 미사서 만나 약속

(서울=뉴스1) 염지은 기자 =
세월호 유가족이 36일간 행진에 들고 다녔던 십자가. /뉴스1 © News1세월호 유가족이 36일간 행진에 들고 다녔던 십자가. /뉴스1 © News1


프란치스코 교황이 세월호 유가족들이 경기 안산 단원고에서 진도 팽목항, 대전까지 38일간 지고 온 십자가를 로마로 가져 간다.

교황은 15일 오전 대전월드컵경기장 성모승천대축일 미사 전 제의실 앞에서 세월호 사고 생존 학생과 유가족 대표 10명과 만난 자리에서 "십자가를 로마로 가져가겠다"고 말했다.



이들이 지고 온 십자가는 사전에 대전교구장 유흥식 주교에게 전달됐으며 유 주교는 십자가를 월드컵경기장에 마련된 제의실에 미리 가져다 놓았다.

십자가를 로마 교황청까지 가져 가는데 필요한 절차는 주한 교황대사관에서 담당한다.



교황은 제의실이 협소한 관계로 유가족 및 생존 학생 대표들과 제의실 앞에서 만났다. 교황은 이들의 이야기를 귀 기울여 들으며 고개를 여러 번 끄덕였다. "십자가를 로마로 가져가겠다"는 말 외에 다른 특별한 언급은 없었다고 한국천주교 측은 전했다.

세월호 유가족들은 진도 팽목항에서 떠온 바닷물도 아이들의 눈물 대신 교황에게 전달할 예정이었으나 경기장에 반입이 금지된 액체 물품이어서 전달을 취소했다.

유가족들은 교황에게 애도의 표시인 노란 리본과 팔찌를 드렸고 교황은 노란 리본을 제의에 달고 미사를 집전했다.


이날 성모승천대축일 미사에는 36명의 세월호 사고 생존 학생과 유가족이 참석했다.

단원고 2학년 고 이승현군의 아버지 김학일씨(56)와 고 김웅기군의 아버지 이호진씨(56)는 지난 7월 8일 경기 안산 단원고를 출발해 전남 진도 팽목항을 거쳐 교황과의 면담 예정지인 대전까지 900㎞를 걸었다.

순례에는 문규현 신부 등 천주교 사제단과 약 500여명의 시민들이 함께 했다. 이들은 지난 14일 대전에 도착해 하룻밤을 머물며 교황과의 면담을 기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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