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오전 '성모승천대축일 미사' 집전을 위해 대전월드컵경지장을 찾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산타페 차량을 개조한 하얀색의 의전차량을 타고 카퍼레이들을 하며 환영인파들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사진=허재구 기자](https://thumb.mt.co.kr/06/2014/08/2014081512583062147_1.jpg/dims/optimize/)
15일 오전,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한 일정 중 처음으로 대중과 만나는 '성모승천대축일 미사'가 열리는 대전월드컵경기장 앞.
헬기로 이동키로 한 당초계획이 열차로 바뀌면서 교황 도착이 다소 지연되고 있었지만 경기장출입구부터 가득 메운 수천여명의 환영인파는 설렘 속에 교황이 대전역에서부터 타고 올 검은색 '쏘울' 차량만 기다리고 있었다.
본행사장에 들어가지 못하고 월드컵경기장 정문 쪽에 2000여 석 규모로 마련된 보조관람석에서 교황을 기다리던 시민들은 오전 10시10분쯤 교황이 산타페 신형차량을 개조한 하얀색의 의전차량에 올라 손을 흔들자 오히려 더 가까운 곳에서 볼 수 있게 됐다며 감격을 감추지 못했다.
이날 미사에 참석하기 위해 오전 2시 관광버스 2대를 타고 고창성당에서 53명의 일행과 함께 올라왔다는 은 요아킴(68. 세례명)씨는 "가톨릭 신자로서 교황을 이렇게 가까이서 보게 돼 정말 행복하고 설렌다"고 말했다.
일반 신자의 자격으로 행사장을 찾은 새정치민주연합의 이상민 의원(세례명 피델리스)도 "교황이 상징하는 것은 평화다. 갈등과 대립이 만연한 한국사회가 교황의 메시지를 통해 해소되길 기원한다"며 교황 방한에 대한 의미를 부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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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미사가 열리는 5만 여석의 본행사장은 새벽 4시부터 입장인데도 이미 1~2시간 전부터 인파가 몰리며 마감시간인 오전 8시 이전 가득 찼다.
입장객들 중에는 지난달 8일 단원고를 출발해 사고해역인 팽목항을 거쳐 이곳까지 810여㎞를 걸어온 세월호유가족도보순례단의 고 이승현 학생의 아버지 이호진씨와 고 김웅기 학생의 아버지 김학일씨가 오전 6시40분쯤 본행사장으로 들어가는 모습이 보였다.
이들이 메고 온 십자가는 출입구 밖에서 정의평화위원인 박상병 신부의 손에 들린 채 입장을 못하고 있다 유흥식(라자로) 천주교 대전교구장이 나타나서야 겨우 들어갈 수 있게 되면서 주변의 안타까움을 자아내기도 했다.
관람권을 얻지 못해 입장을 못하고 발길을 돌리는 모습들도 여럿 보였다.
남궁선(여·50·대전시 서구 노은동)씨는 "종교를 떠나 평화의 상징인 교황이 대전에 온다고 하기에 새벽부터 도시락까지 먹으며 기다렸다" 며 "먼발치서나마 교황을 본 것으로 만족한다. 교황이 아시아에서도 처음으로 한국에 온다는 것이 너무 반갑고 한국인들에게는 의미 있는 시간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참석자들 중에는 교황의 방문에 대해 조심스럽게 비판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한 40대 참석자는 "교황의 대전 방문을 보기 위해 이곳을 찾았다 그냥 돌아가는 일반인들이 많은 것을 봤는데 이는 종교를 떠나 비신자들에 대한 배려가 부족했기 때문" 이라며 "특히 교황이 행사장까지 타고 온 쏘울 차량도 서울에서 공수하며 그 비용도 들었을 텐데 이는 보여주기 식으로 비춰질 수 있다"고 꼬집었다.
한 30대 청년은 교황이 카퍼레이드를 하며 본 행사장으로 진입하는 과정에서 확성기를 이용, '교황은 신이 아니다'를 외치다 경찰에 연행되는 소란도 발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