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제강, 유니온스틸과 합병 검토 자문사로 삼일회계 선정

머니투데이 최우영 기자 2014.08.11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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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측 "수년전부터 시너지 내부 검토..아직 합병 여부 결정된 건 아니다"

장세주 동국제강 회장. /사진=홍봉진 기자장세주 동국제강 회장. /사진=홍봉진 기자


국내 철강 3위 업체 동국제강 (8,140원 ▼90 -1.09%)이 자회사 유니온스틸 (10,500원 ▲200 +1.9%) 설립 52년만에 양사간 합병을 검토하고 있다.

동국제강은 최근 자회사 유니온스틸 합병을 위해 삼일회계법인을 자문사로 선정하고 합병 타당성을 검토 중이다.



동국제강 관계자는 11일 "수년 전부터 양사 합병을 통한 시너지 효과에 대해 내부적으로 검토를 해왔다"며 "보다 객관적 시각을 확보하기 위해 제3자인 외부 회계법인의 자문을 구하는 것일 뿐 합병 여부가 결정된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동국제강의 유니온스틸 합병 검토는 보다 나은 현금창출력 확보를 위해서라는 분석이다.



동국제강 자체적으로 1분기 기준 8000억원 이상 현금성 자산을 보유하고 있지만 철강업계 불황이 지속될 경우 유동성 위기 가능성을 간과할 수 없다는 것이다.

유니온스틸은 건축용, 가전용 컬러강판 제조업체로 지난해 583만톤의 컬러강판을 생산해 업계 1위를 지키고 있는 동국제강의 알짜 계열사다. 최근 4년 연속 연결기준 2조원 넘는 매출액을 올렸으며 올해 1분기에도 매출 5282억원, 영업익 121억원을 기록했다.

동국제강 역시 국내 철강업계 3위 자리를 유지하고 있지만 철강업계 불황이 지속되면서 경영난에서 좀처럼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2011년 연결기준 매출은 8조8149억원이었으나 2012년 7조7691억원, 지난해 6조6909억원을 기록하는 등 해마다 매출이 1조원 이상씩 줄었다. 2009년 연결기준 57.6%였던 순부채비율은 올해 1분기 163.1%에 이르렀다.


이는 동국제강의 주력인 후판 판매량 감소에 따른 것이다. 2011년 3조2800억원을 기록했던 후판 부문 배출은 지난해 1조4008억원에 불과했다. 현대제철 (29,650원 ▼150 -0.50%)이 1~3고로를 연이어 건설해 후판 생산량을 늘리면서 현대중공업이 물량 대부분을 현대제철에 발주한 타격이 컸다. 자체 고로를 확보하지 못한 동국제강이 후판 재료인 슬래브(반제품)를 전량 외부에서 조달하는 것도 원가경쟁력을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양사가 합병할 경우 지분 문제에 따른 차질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동국제강은 유니온스틸의 최대주주로 65.11%(668만297주)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다만 1954년, 1962년 설립된 동국제강과 유니온스틸은 그동안 각자 경영을 해왔기 때문에 조직문화의 상이함, 노동조합과의 관계 등이 주요 이슈로 부각될 전망이다.

양사가 합병할 경우의 동국제강 사업에 유니온스틸의 현금이 투입되는 구조가 가능하다. 동국제강은 2016년 완공하는 브라질 CSP 일관제철소에 포스코 및 현지회사 발레와 합작투자를 진행 중이다. 투자비용 7억5000만달러(약 7727억원), 채무보증 12억달러(약 1조2363억원)에 이르는 CSP 일관제철소 사업이 가장 큰 재무적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브라질 제철소가 완공될 경우 동국제강은 고로 쇳물 확보를 통해 원가경쟁력을 확보하면서 재무구조 역시 개선되는 데 속도가 붙을 것"이라면서 "수년 전부터 동국제강-유니온스틸 이야기가 거론됐지만 내부 의견 교환만의 한계로 진척시키지 못해왔기에 외부 회계법인의 도움으로 합병 검토 속도를 내는 것"이라고 바라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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