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미국내 소송은 당분간 계속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번 합의는 양사간 특허 라이선싱 협의와는 상관없다"며 "미국내 특허소송은 계속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애플도 같은 입장이다.
2011년 4월 애플이 삼성전자를 상대로 미국에서 특허소송을 처음 제기한 뒤 양측의 특허전은 우리나라, 독일, 일본, 네덜란드, 이탈리아, 프랑스, 영국, 스페인, 호주 등으로 크게 확대된 상태. 삼성전자와 애플은 이 과정에서 양측 모두 천문학적인 소송비용을 써야 했다. 반면 이로 얻는 이득은 별반 없었다. 일진일퇴를 거듭할 뿐 뚜렷한 승자와 패자가 없었던 것.
급격히 변화된 시장 환경도 양사가 '전선 축소'에 합의한 이유다. 애플이 스마트폰 시장을 독주하던 시기에 삼성전자가 강력한 경쟁상대로 부상하면서 특허 소송전으로 인한 마케팅 효과가 있었지만, 글로벌 시장에 삼성-애플 양강 구도로 고착화되면서 그 효과가 이미 희석됐다는 것.
오히려 양사가 집요한 소송전에 몰두하던 사이 샤오미, 화웨이 등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최대 경쟁자로 급부상했다. 실제 화웨이, 샤오미 등 중국기업들의 발빠른 추격전으로 삼성전자-애플 양강구도가 크게 흔들리고 있는 형국. 삼성전자가 2분기 실적에 적잖은 타격을 받았던 이유다. 이같이 급변하는 시장 정세상 양측의 소모전이 길어질 경우, 공멸할 수 있는 위기감도 작용됐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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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소송전도 막 내릴까…'천문학적 배상액' 관건
애플은 미국 세너제이 법원에서 제기됐던 삼성전자와의 1차 소송 판결과 관련해 배상금 지급 뿐 아니라 삼성 갤럭시 시리즈의 판매금지까지 해달라며 제기했던 항소를 지난달 말 스스로 취하했다.
여기에 양측이 지난 2년 넘게 추가 소송을 제기하지 않았던 터라 미국내 소송전 역시 조기 종식될 것이라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점쳐지고 있다.
현재 남아있는 양사의 미국내 법정분쟁은 모두 2건이다. 삼성전자에 9억3000만 달러 배상금 지불을 명령한 1차 소송에 따른 삼성측 항소와 애플이 추가로 제소한 2차 소송 결과다. 2차 소송의 경우, 지난 5월 진행된 배심원 평결까지 진행된 상태. 배심원은 삼성전자가 애플에 1억1960만 달러를 배상하라고 평결했다. 이는 애플이 요구한 금액의 20분의 1 수준으로, 재판부 판결 역시 이 수준을 크게 뛰어넘진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관건은 1차 소송 판결에 따른 삼성전자의 항소다. 삼성측이 지불해야할 배상금액이 무려 1조원에 육박한다는 점에서 양측 모두 타협점을 찾기는 쉽지 않은 형국이다. 이에따라 최종 판결이 확정될 때까지 양측의 소송전이 불가피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