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근영 넥슨 마비노기 파트장/사진제공=넥슨](https://orgthumb.mt.co.kr/06/2014/08/2014080223550827992_1.jpg)
강근영 넥슨 마비노기 파트장은 마비노기 기획 관련 일을 1년 반 동안 진행하며 게임을 파악했다. 처음부터 시나리오 담당으로 일할 계획이 있었던 것은 아니었지만 향후 시나리오 담당을 위한 인수인계 기간을 1년 반 동안 가졌던 셈이 됐다.
이 때문에 시나리오 서비스 기간 동안 축적된 스토리를 제대로 알고 있어야 한다. 담당자와 달리 이용자는 10년 동안 한 게임만 즐겨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담당자 이상의 전문적 지식을 이용자가 갖고 있기 때문에 이 간극을 잘 메워주려면 그만큼 많이 공부해야 한다. 10시즌 이상 이어져내려 온 드라마 작가 이상의 노력이 필요한 부분이다.
그는 2년 전 시나리오 담당 일을 처음 맡았을 때를 떠올렸다. 강 파트장은 "8년 동안 이어져 온 이야기를 받아 덧붙이는 작업을 하려면 텍스트로 보기보다는 직접 게임을 해봐야 한다"며 "일단 게임을 완벽하게 파악하는 것이 먼저고 그 다음이 이어져 온 문서 등을 참조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기존에 이어져 내려오는 이야기 흐름으로 새로운 시도를 하기도 그만큼 어렵다. 세계관에 변화를 주는 것이 오히려 쉽다고 한다. 게임 세계 내에서도 현실과 같은 속도는 아니지만 그만큼 시간의 변화를 줄 수 있기 때문이다. 걸어 다니던 캐릭터가 어느 순간 동물을 타고 다닌다거나 없던 마법, 없던 물질이 생겨나게 하는 것은 이용자도 대체로 수긍하는 편이다.
![마비노기 10주년 판타지 파티에 참여한 이용자들. 이들은 마비노기 10년을 고스란히 기억한다/사진제공=넥슨](https://orgthumb.mt.co.kr/06/2014/08/2014080223550827992_2.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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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파트장은 "캐릭터의 성격이 바뀌려면 그 캐릭터가 성격이 바뀔 수밖에 없었던 이야기가 전체 이야기의 주제가 될 정도로 크게 다뤄주지 않으면 곤란하다"며 "굳이 착한 캐릭터가 나쁜 캐릭터로 변하려면 대하드라마 급 설명이 필요하기 때문에 이런 변화는 자주 시도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국내 게임업계에는 드라마, 영화 등과 같이 전문 시나리오 작가를 찾아보기 어려운 실정이다. 글이 먼저가 아닌 '게임'이 우선이 되는 직업인데다 게임 기획 등 다른 일도 할 수 있는 멀티 플레이어를 선호해서다. PC온라인게임이 콘솔 게임이나 패키지 게임과 달리 이야기보다는 전투, 타격감 등이 우선시되는 이유도 있다.
강 파트장이 시나리오 담당자가 된 이유도 시나리오 전문 작가라서가 아니라 '시나리오도' 쓸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아쉬움이 남는 부분이 있다고 한다. 부족한 부분은 주로 독학으로 메운다. 아울러 새로운 시도를 해고 싶은 마음도 있단다.
그는 "기회가 온다면 허심탄회한 스토리텔링을 하고 싶다"며 "게임 초기 단계부터 이용자와 허심탄회하게 대화하며 함께 이야기를 함께 만들어갈 수 있는 공간을 만든다면 지금과는 또 다른 게임이 탄생하지 않을까 생각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