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맛 변한 외국인, 당분간 'Buy 코리아!'

머니투데이 김지민 기자 2014.07.29 19:08
글자크기

5월 중순 이후 7조여원 순매수…IT 대신 금융·건설 담는 외인, 3Q까지 순매수 전망

외국인 투자자들이 두 달 넘게 한국 증시를 바구니에 담고 있다. 코스피 상승의 동력이 되고 있는 외국인의 순매수세는 최소한 3분기말까지는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지난 5월13일 이후 이날까지 6조8000억원 가량을 순매수했다. 7월 들어서만 2조9400억원에 달하는 주식을 사들였다.



코스피지수가 3년래 최고점(2061.97)을 찍은 이날도 외국인은 3560억원 규모를 순매수했다. 이는 지난 5월15일 3716억원 순매수 이후 최대 규모다. 특히 이날 외국인이 사들인 업종 구성은 이전과 극명한 차이를 보였다.

전기전자(IT)에 치중하던 외국인은 금융, 운수장비, 건설, 철강, 화학업종 등에 대한 매수세를 강화하는 추세다. 이날 외국인은 신한지주를 503억원어치 사들이며 순매수 종목 1위에 올렸다. 현대차, 기아차, KB금융, 한국전력, 현대건설, 포스코 등 그동안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소외받았던 종목들이 대거 순매수 10위권에 포함됐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외국인이 그동안 신경 쓰지 않았던 금융, 운수장비 등의 업종을 사들이면서 시장의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며 "중국 경기 모멘텀이 살아나고 있다는 점과 정부 정책을 통한 배당 확대 기대감이 맞물려 이 같은 종목을 매수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정부의 내수 활성화 정책이 기업의 배당여력 확대와 부동산경기 회복을 이끌 경우 외국인 투자자들의 자금이 추가적으로 유입될 것으로 전망된다. 김재홍 신영증권 자산전략팀장은 "금융, 건설 등 정책 기대감이 높은 섹터들에 대한 투자유인이 점차 높아질 것"이라며 "외국인에게 한국 증시는 위험요소보다 기회요인이 더 많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흥국 내 '갭 매우기' 차원에서 외국인들이 한국 증시에 대한 투자를 확대할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올해 신흥국내 증시 수익률(28일 종가 기준)을 보면 인도네시아와 태국은 19.1%와 18.4%로 두 자릿수를 나타내고 있고 대만도 9.4%, 인도는 5.8%지만 중국은 2.9%, 한국은 2.5%에 불과하다.


김윤서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신흥국간 동조화 흐름을 보여온 점을 감안할 때 현재 한국 증시와 주변 증시간 디커플링이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며 "외국인이 중국에 대한 투자 비중을 확대하면 이에 영향을 받는 한국 증시에 대한 비중도 늘려나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국내 증시로 유입되는 자금의 강약을 조절하는 원/달러 환율이 점진적으로 상승할 경우 자금 유입 강도가 지금보다 약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강현기 아이엠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미국의 양적완화가 종료되는 오는 10월을 전후로 자금 흐름이 달라질 수 있다"며 "달러 강세 움직임이 나타날 경우 순매수 강도가 조절될 수 있다"고 말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