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제일기획은 지난 25일 1000만원 규모의 3년물 사모사채를 발행했다. 발행금리는 3.2%로 계열 증권사인 삼성증권이 전액 인수해 개인투자자들에게 팔았다. 발행규모 1000만원은 회사채 시장에서 공·사모 여부를 막론하고 극히 작은 규모로 조달하는 사례가 흔치 않다. 단순한 자금 조달이 아니라는 분석이 가능한 이유다.
하도급법은 건설업 원청업체와 하청업체간에 해당되는 법률인데 제일기획은 광고대행업을 영위하지만 사업자등록증에 표기된 업태에 건설업도 포함돼 있어 공사 용역에 관해 지급보증 의무를 지게 됐다. 광고물의 제작과 전시, 쇼 관련 업무를 진행할 때 공사 용역을 맡기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제일기획측 관계자는 "다수 하도급업체들에 공사 용역 등을 발주하고 있는데 법률상 A0 이상 등급을 받으면 지급보증 의무가 면제된다"며 "신용등급이 없어 회사채 발행을 통해 등급 평가를 받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제일기획은 1998년 금융위기 직후 150억원의 신주인수권부사채와 150억원의 일반 무보증 사채를 발행한 뒤 회사채 발행이 없었다. 이 때문에 유효한 신용평가 등급도 없어 이번에 1000만원 규모로 신용평가 등급을 받기 위해 회사채를 발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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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채를 발행하려면 2개 이상의 신용평가사에서 신용등급 평가를 받아야 한다. 제일기획은 이번 회사채 발행으로 한국신용평가와 한국기업평가에서 각각 AA0등급을 받았다.
KCC건설도 지난 10일 만기 1년으로 1억원 규모의 사모채를 발행했는데 시장에서는 하도급 지급보증 의무 면제를 위한 발행이라는 지적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