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전략]어닝쇼크 해방감, 증시 '휘파람'

머니투데이 임동욱 기자 2014.07.25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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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종가지수가 올들어 처음 2030선을 넘었다. 2000선을 놓고 긴 '고지전'을 벌여왔던 코스피는 2010 돌파 이후 놓여진 허들들을 생각보다 쉽게 뛰어넘는 모습이다.

25일 코스피는 전날보다 7.23포인트(0.36%) 오른 2033.85로 장을 마감했다. 코스피는 이날 장중 2036.20까지 오르며 연중 최고점을 경신하는 등 꾸준한 상승 에너지를 보여주고 있다.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은 시장을 춤추게 하고 있다. 이날 코스피 시장에서 가장 큰 폭으로 상승한 업종은 △철강/금속(1.84%) △증권(1.82%) △건설(1.17%) △비금속광물(1.08%) △금융(0.96%) △음식료(0.93%) 업종 등 '초이(Choi)노믹스' 수혜주들이었다.

기관도 19거래일 만에 코스피 순매수로 돌아섰다. 앞장서서 코스피 종목을 내다 팔았던 투신도 9거래일만에 소폭 순매수로 방향을 바꿨다. 외국인은 9거래일째 '사자'를 계속했다.



이처럼 증시의 수급이 개선된 배경에는 '실적우려 해소'가 있다. 2분기 어닝 시즌을 맞아 국내 주요 기업들의 실적이 예상치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으면서 시장은 안도감을 보이고 있다.

현대증권에 따르면 지난 24일까지 실적을 발표한 주요 기업의 2분기 영업이익(삼성전자 제외)은 7조6260억원으로 시장의 추정치(7조6630억원)와 차이는 0.5%에 불과했다. 업종별로는 유틸리티 업종의 영업이익이 추정치를 18.6% 상회했고, 산업재와 금융도 각각 9.9%, 4% 초과하며 선전했다. IT업종도 삼성전자를 제외할 경우 추정치를 0.9% 상회한 것으로 나타났다.

LG화학, 삼성테크윈, LG생명과학 등 일부를 제외하고는 2분기 영업이익이 전망치보다 10% 이상 낮은 종목은 찾기 어렵다.


그동안 암울한 시간을 보냈던 은행주와 건설주도 어닝시즌을 맞아 주목받고 있다. 하나금융지주, 신한지주에 이어 이날 KB금융도 시장 전망치를 상회하는 호실적을 발표했다. 건설주 시총 1위 현대건설도 이날 시장 컨센서스를 뛰어넘는 영업이익을 발표했다.

시가총액 2~4위인 현대차, SK하이닉스, POSCO도 선방했다. 현대차의 2분기 실적은 시장 컨센서스를 소폭 하회했지만 원화 강세 속에서 시장 기대치를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SK하이닉스 역시 원화 강세에도 불구하고 D램가격 안정화 및 출하량 증가로 예상치에 부합했다는 것이 시장의 평가다. POSCO는 철강재 가격 약세에도 불구하고 판매량 증가와 원가하락으로 무난한 실적을 기록했다는 평가 속에서 최근 주가가 강세다.

강현철 우리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삼성전자를 제외한 기업들의 실적이 개선되고 있다"며 "올해 흑자 전환이 주목되는 건설업종 및 기계, 증권, 은행주를 주목하라"고 말했다.

간판기업의 어닝쇼크가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정유 1위 업체인 SK이노베이션은 이날 실적발표를 통해 지난 2분기 영업손실 503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시장 컨센서스(영업이익 1086억원)에 1500억원 이상 못 미치는 실적이다. 회사 측은 정제마진 약세와 환율 급락에 따른 재고평가 손실이 수익성에 타격을 줬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날 SK이노베이션 주가는 1.42% 하락에 그치며 '선방'했다. 이미 시장 일각에서는 2분기 적자 전환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었다. 또 경제성장 모멘텀 회복으로 실적이 회복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어닝 쇼크에 따른 급락은 없었다.

시장의 한 관계자는 "수출주의 경우 2분기 환율 변동에 따른 실적 부진이 나타날 수 있다"며 "이미 예상했거나 염두에 뒀던 악재는 시장에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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