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가에게 투자유치 보다 더 중요한 건

머니투데이 유청연 미래글로벌창업지원센터 매니저 2014.08.02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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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창업 전쟁터에서 승리을 위해 노력하는 주인공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전달합니다.

/그림=임종철 디자이너/그림=임종철 디자이너


지난 1년 동안 본투글로벌(Born2global) 미래글로벌창업지원센터에서 해외진출을 준비하는 국내 스타트업들을 지원하면서 500여개 스타트업 대표들을 만나왔습니다.

이들의 고민을 함께 나누며 멘토링을 하는 동안 투자에 대한 창업가들의 공통적인 고민 두 가지를 발견했습니다. 이에 벤처캐피탈(VC) SL인베스트먼트에서 수석 팀장으로 활동한 경험을 바탕으로 VC의 입장에서 초기 창업가들에게 솔루션을 전하고자 합니다.



◇고민 1: 어떻게하면 투자를 받을 수 있을까요?
▶투자를 받으려면 투자자가 누구인지 파악하고 그들에게 어떤 이야기를 해주어 하는지를 가장 효율적으로 작성해야 한다는 마음부터 먹어야 합니다.

투자는 사람이 하고 사람이 받는 과정입니다. 나를 알고 적을 알면 전쟁터에서 백전백승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투자를 받아야만 하는 상황이라면 우선 투자자와 투자자가 나에게 필요로 하는 것이 무엇인지부터 파악해야 합니다. 이를 바탕으로 작성된 IR(회사 소개자료)과 그렇지 않은 IR은 투자유치 성공률에 확연한 차이가 납니다.



효율적인 IR은 어떻게 만드는 것일까요? 벤처캐피탈사에 근무하던 시절 저는 다음과 같은 질문을 기준으로 초기 기업에 대한 투자를 검토했습니다.

△뭐하는 회사인가? △제품은 무엇인가? △핵심 강점이 무엇인가? △어떤 일은 하던 사람들인가? △제품은 완성되었나? △영업현황은 어떠한가? △앞으로 어떤 계획이 있는가?"

투자자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위 사항에 대한 질문을 체계적으로 답하는 것이 바로 효율적인 IR을 만들어가는 과정이 될 것입니다.


효율적인 IR이 완성이 되면 눈을 감고 자신에게 최면 걸기를 추천드립니다. "꼭 투자를 받고 말겠다. 나는 할 수 있다. 밸류에이션 협상과정에서 난 지지 않으리"가 아니라 "또 다른 식구를 맞이하는 과정이 투자를 받는 과정이다"라고 말입니다.

초기 기업에 투자할 때 많은 요소를 고려해야 하지만 투자자가 딱히 참고할 만한 자료가 없기에 기업의 대표를 가장 유심히 보는데 이때 최면으로라도 이런 마음을 지니고 있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에는 분명한 차이가 있습니다.

◇고민2: 투자는 어느 순서로 받아야 좋을까요? 투자에서 기업가치는 무엇인가요?
▶귀찮아도 최소 금액으로 스토리를 만들어 갑시다.

회사 발전 단계에 따라 어느 단계에서 어느 규모의 투자를 받아야 하는지 궁금해하는 창업가들이 많습니다. 초기 단계에 있는 회사들은 번거롭더라도 6개월 혹은 10개월 씩 회사 상황이 크게 변할 것으로 예상되는 기점들을 선정해 이 때마다 소액으로 여러번 투자 받는 게 유리합니다.

투자 전후 회사의 스토리 변화를 바탕으로 기업가치 상승의 논거를 수립하는 게 중요합니다. 그러므로 현재 상태에서 기업가치에 대한 욕심을 내 한꺼번에 많은 투자를 받는 것은 사업에 별 도움이 되지 않을 뿐 아니라 의미도 없습니다.

엔젤투자로 한 두번, Series A 투자전 한 두번 등으로 스토리를 만들고 70~100억원 정도의 큰 그림을 만들어 가면 좋습니다.

여러분은 스타트업입니다. 인간 나이로 치면 2~5세 정도입니다. 아직 인간 구실을 할 수 없는 상황이지요. 지금은 악독한 투자자들은 골라내셔야 겠으나 그렇지 않다면 마음을 열고 돈이 되었든 사람이 되었든 마음의 문을 여십시오.

그리고 그 인적자산을 최대한 활용해 회사 주당단가를 높여나가십시오. 이를 통해 다른 집 아이보다 더 키도 크고 튼튼한 청소년이 되는 것이 서둘러 투자를 받는 것 보다 더 중요합니다. 초등학생이 하루 빨리 멋진 대학생이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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