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박철중 기자 = 이성한 경찰청장(왼쪽)이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안전행정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의원질의에 답하고 있다. 이 자리에서 이성한 경찰청장은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이 변사체로 발견된 지 40일만에 신원이 확인된 데 대해 "사체를 발견했을때 유 전 회장과의 연계성을 간과한 채 국민께 심려를 끼쳐드리고 수사를 지연시킨데 대해 깊이 사과의 말씀 드린다"고 사죄했다. 2014.7.24/뉴스1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소속 의원들은 24일 경찰청 현안보고에서 유 전 회장 변사 사건 처리 과정에서의 부실 대응에 대해 경찰을 강력히 질타했다.
주승용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이날 현안보고에서 "유 전 회장이 변사체로 발견된 당시는 군‧검‧경을 동원해서 수사할 때이고 임시 반상회가 전국적으로 열 정도로 유병언에 대해 관심이 많은 상황이었다"며 "스쿠알렌과 '꿈같은 사랑'이라는 글귀, 금니 10개가 발견됐는데 누가 보더라도 유병언을 연관시킬 수 있었다"고 지적했다.
경찰은 유 전 회장 검거와 신원 확인에 중요한 단서인 키와 치아 기록을 확인하는 데에도 소홀히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유 전 회장 시신에 대한 정밀 감식을 수행하고 있는 서중석 국립과학수사연구원장은 유 전 회장의 키가 얼마냐는 질문에 "160cm 정도로 추정된다"고 답했다. 이 청장은 "처음에는 유병언 키가 165cm인 줄 알고 수배전단에도 그렇게 표시했는데 160cm이라고 다시 확인돼 지난달 16일에 수배전단을 수정했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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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박철중 기자 = 서중석 국립과학수사연구원장이 2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안전행정위원회 긴급 현안보고에 출석해 전남 순천에서 발견된 변사체가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이냐는 질문에 "유병언이 확실하다"고 말하고 있다. 2014.7.24/뉴스1
그러나 서 원장은 "유 전 회장의 치과 진료 기록이 1993년 교도소 수감 당시 기록 밖에 없어 치과 주치의를 찾아 치아 대조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경찰이 국과수처럼 유 전 회장의 주치의를 찾으려는 노력을 기울이지 않았다는 뜻이다.
경찰이 유병언 시신에 대해 사용한 백골화란 표현도 혼란을 야기했다. 경찰은 유 전 회장이 잠적 한 뒤로 단 시간 내에 부패 상태로 발견된 것에 대해 "얼굴뼈가 드러나 보일 정도로 80%가량 백골화(白骨化)된 상태가 됐다"고 밝혔었다.
이에 대해 서 원장은 "유 전 회장 시신은 백골화가 됐다기보다는 동물들이 탐습하기 좋은 조건이 돼 변형을 일으킨 사후손괴라고 봐야 한다"며 "법의학적 경험으로 보면 없어진 기간에 합당하다고 본다"고 대답했다.
검찰과 경찰 간의 불통도 도마에 올랐다. 이 청장은 검찰이 지난 5월 25일 유 전 회장이 순천에 위치한 별장 '숲 속의 추억'에 은신해있다는 제보를 받고 급습했을 당시 검찰로부터 미리 연락을 받지 못했다고 대답했다.
이에 대해 이철우 새누리당 의원은 "검찰과 경찰이 수사공조가 제대로 안 된 것 아니냐"며 "생선을 잡으러 가는 것은 경찰 몫이고 요리하는 것은 검찰 몫이다"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