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주뜯어보기]쿠쿠전자, 증시서도 이름값 할까

머니투데이 김지민 기자 2014.07.24 0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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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성공하는 공모주 투자법은 뭘까요. 공모 기업에 대한 정확한 분석에서 출발합니다. 머니투데이가 거품을 뺀 공모주 기사 ‘공모주 뜯어보기’를 게재합니다. 객관적인 시각으로 공모 기업의 강점, 약점, 기회, 위협요인 등을 철저히 분석, 성공투자의 바로미터 역할을 담당하겠습니다.

[공모주뜯어보기]쿠쿠전자, 증시서도 이름값 할까


전기밥솥업계 1등 주자 쿠쿠전자가 증시에 입성한다. 시가총액 1조원에 육박하는 대어로 올 하반기 기업공개(IPO) 시장의 기대주 가운데 하나다.

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쿠쿠전자는 우리투자증권을 대표주관사로 23일~24일까지 이틀간 공모주 확정을 위한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을 진행 중이다. 청약예정일은 29~30일이며 상장은 다음 달 초가 될 전망이다.



공모 희망가는 8만원~10만4000원. 공모가 밴드 상단은 올해 예상실적 주가수익비율(PER) 14.9배로 피어업체인 리홈쿠첸(18.1배), 코웨이(24.1배)의 올해 평균 PER 21.1배 대비 30% 할인된 수준이다.

상장예정주식 수는 980만여주로 전량 구주매출 방식으로 진행된다. 구주매출 주식 보유 대상자 지분은 창업주인 구자신 회장(9.32%) 차남 구본진씨가 보유한 지분 29.36% 가운데 15%, 오너일가가 보유한 관계회사 엔탑이 보유한 지분 9.54% 전량, 쿠쿠전자 자사주 0.46% 등 총 25%(245만840주)다.



사측은 "이번에 상장을 추진한 것은 구주매출을 통한 지분정리를 통해 지배구조를 개선하려는 목적도 있었다"며 "지분이 정리되면 구본학 사장의 경영권도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1978년 성광전자를 모태로 한 쿠쿠전자는 1998년 자체브랜드 'CUKCOO'를 출시한 이후 밥솥업계 최강자로 떠올랐다. 당시 2, 3위에 있던 삼성전자와 LG전자가 2004년 밥솥시장에서 철수한 이후 점유율 70%대를 유지하며 15년 간 부동의 1위 자리를 지켜내고 있다. 지난해 기준 매출액 5088억원, 영업이익 692억원, 당기순이익 574억원을 달성했다.

쿠쿠전자의 꿈은 밥솥에 국한되지 않고 뻗어갔다. 최근 국내 시장 규모 2조원대에 육박하는 렌탈분야를 넘보기 시작한 것. 2009년 시작한 정수기 렐탈 사업은 최근 누적 계정 50만을 돌파하는 등 경쟁사 코웨이에 이어 청호나이스 등과 현재 2위권을 형성할 만큼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국내 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1등 자리를 거머쥐고 싶은 욕심도 크다. "중국을 포함한 아시아, 미국, 러시아 시장 진출을 확대해 나가며 글로벌 생활가전기업으로 성장하겠다는 원대한 목표를 실현하기 위해 상장을 추진했다"는 것이 쿠쿠전자 측 설명이다.

다만 이러한 의지를 마음껏 발현할 수 있을 만큼 국내는 물론 해외 시장 환경이 녹록치 않다는 점을 간과해선 안 된다. 국내의 경우 1인가구 증가가 밥솥 매출을 늘려줄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지만 동시에 나타나고 있는 혼인률 감소 현상은 매출 감소로 직결될 수 있다.

의욕적으로 진출한 렌탈부문에서 자리를 잡기까지도 상당한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원상필 동양증권 연구원은 "렌탈사업을 신성장동력으로 추진 중이지만 점유율은 아직 4%대에 불과하다"며 "점유율 확장과 업체 간 경쟁심화로 성장성과 수익성이 둔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중국 밥솥시장은 규모가 2조원대에 달한다는 점에서 결코 놓쳐서는 안 되는 장밋빛 이긴하지만 풀고 가야할 숙제가 만만치 않아 보인다. 원 연구원은 "중국시장은 저가제품은 중국산이, 600위안 이상의 중고가제품은 일본업체가 과점하고 있다"며 "쿠쿠전자의 주력제품인 1000위안급 고가제품 수요는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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