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임원들도 이코노미석 타라"

머니투데이 유엄식 기자 2014.07.20 10:38
글자크기

성과급 일부 반납 이어 출장비·숙박비도 삭감

삼성전자 서초사옥 앞. /사진=홍봉진 기자삼성전자 서초사옥 앞. /사진=홍봉진 기자


삼성전자 (76,700원 ▲400 +0.52%) ‘캐쉬카우’인 무선사업부가 허리띠 졸라매기에 나섰다. 임원 해외출장시 10시간 이내 단거리 비행은 가장 저렴한 이코노미석을 이용하도록 하고, 출장비용도 20% 삭감했다.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20% 이상 떨어지는 부진한 실적을 기록한 데 따른 자체적인 위기극복 방안으로 풀이된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무선사업부는 이 같은 내용의 비용절감 방안을 본사와 협의과정을 거쳐 지난 16일부터 시행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를 비롯해 10대 그룹 임원들은 그동안 비행시간에 상관없이 이코노미석보다 2~3배 비싼 비즈니스석을 이용해왔다. 최고경영자(CEO)의 경우 일반석의 5배에 달하는 퍼스트클래스를 이용하는게 보편적이었다.



미국 로스엔젤레스(LA)행 비행기편의 경우 왕복기준 이코노미석은 250만원 안팎, 비즈니스석은 600만원대, 퍼스트클래스석은 1100만원대다. 이번 자구계획을 통해 무선사업부 임원진은 중국, 일본, 동남아 등 비행거리 10시간 이내 노선은 이코노미석을 타야한다.

해외출장에 따른 숙박비, 출장비 등 체류비용도 종전보다 20% 줄이기로 했다.

삼성전자 무선사업부는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S 시리즈 성공으로 최근 전사 영업이익의 70% 이상을 기록하며 승승장구해왔다. 그러나 올해 2분기 최신 스마트폰 갤럭시S5 판매부진 등으로 영업이익이 전년대비 2조원 가량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 삼성전자 무선사업부는 ‘한계돌파’ 의지를 강조하는 취지에서 자체적으로 강도높은 비용절감 방안을 계획한 것이다. 앞서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임원진은 올 상반기 성과급(목표인센티브, TAI) 수령액 25%를 자진 반납했다.

이번 조치는 일단 무선사업부에 한해 시행된다. 부품(DS), 소비자가전(CE) 사업부의 경우 적용대상에서 제외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비용절감 계획은 무선사업부 스스로 본사에 의견을 전달해서 시행하기로 한 것”이라며 “DS, CE 사업부는 현행제도가 그대로 유지된다”고 말했다.

다만 삼성전자에서 매출, 영업이익 비중이 가장 높은 무선사업부가 앞장 서 비용절감에 나섬에 따라 다른 사업부들도 내부적인 비용절감 방안을 마련할 가능성도 적지 않다는 의견도 나온다.

업계 일각에선 이런 자구계획이 비단 삼성전자 뿐만 아니라 최근 불황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10대 그룹을 비롯한 재계 전반으로 확산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한편 삼성전자는 무선사업부 임직원들에게 향후 애플, LG전자 (90,800원 ▲200 +0.22%) 등 경쟁사 스마트폰 구매를 금지시켰다는 지적에 대해 “사실이 아니다. 그런 일도 없었고 앞으로 그럴 계획도 없다”라고 부인했다.
TOP